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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삐딱했던 아이, 은총의 통로 되다
[서평] 남아공에서 빈민 사역 10년, 김경열 선교사의 〈냄새나는 예수〉(홍성사)
  • 권성권 (littlechrist12@hanmail.net)
  • 승인 2015.05.05 20:22

며칠 전 새벽 시간부터 신명기를 차례로 읽어 나가고 있습니다. 신명기는 모압 평지에서 모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갈 세대를 향해 고별 설교한 것이죠. 그 내용은 시내산에서 주신 하나님의 율례와 법도죠. 그걸 바탕으로 모세는 강조하고 싶거나 삭제할 부분은 첨삭(添削)1)을 했죠. 

34장으로 된 신명기는 시내산에서 받은 십계명을 비롯해 음식법 규례와 십일조와 예물의 규례, 희년 제도, 유월절과 칠칠절과 초막절 등 3대 절기, 동해보복과 근친상간과 형사취수제 등 여러 시민법과 도덕법이 되풀이되죠. 그중에서도 다른 신을 섬기거나 우상을 만들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섬길 걸 가장 강조했죠.

모세는 그때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가나안 세대를 바라보며 여러 염려와 연민이 교차했겠죠. 모든 게 부족한 광야 40년을 지나오며 그들의 부모 세대가 죽었고, 그 자녀들만 남아서 그 땅에 들어가 믿음의 뿌리를 내려야 할 처지였으니, 그들을 향한 측은지심이 들었던 것이죠.

"그날 그 경험으로 인해 나는 우리의 중심이신 예수님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묵상해 볼 수 있었다.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예수님의 새로운 측면이었다. 다름 아닌 '냄새나는 예수님', 더 심하게는 '악취나는 예수님'에 대한 생각이었다." (94쪽)

   
▲ <냄새나는 예수> / 김경열 지음 / 홍성사 펴냄 / 296쪽 / 1만 2,000원

남아공에서 10년 동안 빈민 사역을 펼친 김경열 선교사의 <냄새나는 예수>에 나온 이야기로, 한 청년이 간증을 하러 앞에 나왔는데 그에게서 풍기는 냄새 때문에 토할 뻔했다는 일을 떠올리며 쓴 내용이죠. 물론 자기 자신은 주일이나 특별한 날에 그런 현지인을 잠시 만나고 돌아오지만, 예수님은 그들과 늘 친구가 되신다고 고백을 하죠.

그래서 대한민국의 신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만난 '무균 상태의 예수님'과 그곳에서 만난 예수님은 달랐다고 하죠. 범죄와 빈곤으로 인해 죄책감과 질병에 시달리는 그들을 감싸 안으시는 예수님은 흡사 '악취나는 예수님'이셨다는 것 말이죠. 선교사로 부름을 받지 못했다면 결코 마주할 수 없는 예수님의 모습인 셈입니다.

처음부터 그가 열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건 아니었습니다. 5살 때 중증폐결핵을 앓다가 대수술을 한 아버지 때문에, 일곱 식구를 먹여 살려야 할 어머니가 '술장사'를 시작했고, 그때부터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 친구를 집에 데려온 적이 없었다던 그였죠. 대학생 때 인격적으로 만난 예수님으로 인해 모든 열등감은 사라졌고, 그때부터 나주에 있는 집까지 친구들을 초청하여 부모님을 위해 기도할 정도가 되었다고 하죠. 

이 책을 통해 깨닫는 게 참 많습니다. 노아의 저주는 가나안에게 행한 것이요 성서 시대에 성취된 일이기에 지금까지 유효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 선교사 중에 헌신형 선교사와 생계형 선교사와 제왕적 선교사와 사기형 선교사가 있다는 것, 범죄와 에이즈에 쉽게 노출돼 있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정죄하고 무시하기보다 각종 자원을 둘러싼 강대국과 백인들의 이권 다툼을 더욱더 비판의 눈초리를 봐야 한다는 게 그것이죠. 

물론 더 깊은 통찰력을 안겨 주는 게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삐딱했던 일들이 훗날 주님 안에서 은총의 통로가 된다는 게 그것이죠. 어렸을 때 밀려온 열등감도 나중에 보니 더 열심히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고, 시골 저수지에서 장난치고 놀던 어린 시절의 일이 훗날 바다에 빠져 죽어 가던 청년을 살린 은총의 통로가 되었고, 낯선 남아공에서 선교사로 섬길 수 있었던 것도 어린 시절의 척박한 환경에 나뒹굴며 놀던 삶과 무관치 않다는 게 그것이죠.

가나안 땅에 들어갈 새로운 세대의 믿음을 바라보던 모세의 심정도 그랬습니다. 그들의 부모 세대에게 깃든 믿음은 결코 온전치 못했죠. 그들이 하나님을 섬긴다고는 하지만 400년 넘게 뿌리내린 미신과 우상이 교차된 믿음이었죠. 그들은 흡사 남아공의 기독교인들과 같은 '유사기독교인의 믿음'과 같았을 것입니다.

그런 조상들과 함께 걸어온 출애굽 1.5세대, 그런 조상 밑에서 자라난 출애굽 2세대였으니, 그들을 향한 모세의 염려와 연민은 더욱 컸겠죠. 그런 그들이었기에, 그들만큼은 미신과 무당을 좇던 유사 기독교인들의 믿음과는 달리, 진정으로 하나님의 율례와 법도를 좇아 살도록 촉구했고, 그렇게 할 때 온전한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모세가 강조하며 설교한 것이죠.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했습니다. 모든 부모는 자녀들이 축복의 통로가 되길 바라고 기도하죠. 간혹 자녀가 삐딱하거나 럭비공처럼 튀는 모습을 보이면 먼 미래의 모습까지도 함부로 재단하려고 하죠. 그럴 때일수록 부모가 보여 줘야 할 모습은 자녀를 나무라기보다 더욱 신실한 믿음의 삶을 보여 주는 일이겠죠. 지금의 삐딱한 자녀라도 훗날 주님 안에서는 새로운 은총의 통로로 사용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샬롬.

*주

1) 특별히 신명기의 십계명(신 5:6-21)과 출애굽기의 십계명(출 20:2-17)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죠. 안식일 명령 때문이죠. 시내산에 주신 안식일 명령은 하나님의 창조 사역과 관련된 것이고, 신명기의 안식일 명령은 하나님의 구원 사역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그것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십계명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고, 모세는 신명기의 안식일 명령을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초점을 맞춘 것이죠. (참고 자료 바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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