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이가 아프거나 놀아 달라고 칭얼거리고 울 때, 부모로서 안아 주지도 못 하고 그저 지켜만 봐야 한다는 게 마음이 많이 아프고 다은이한테 미안하죠…. 언젠가 다은이를 힘들게 데리고 산책을 나갔는데, 저희 앞을 지나가던 차가 경적을 엄청 크게 울려서 놀랐던 적이 있어요. 저희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기에는 길이 너무 위험하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아이를 데리고 외출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죠…."

장애를 안고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각박했던 세상

선천성 뇌병변 장애 1급 환자인 강환성 씨(44)는 팔다리 기능 저하로 어린 시절부터 홀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 늘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씻고 먹는 것도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상태였는데…. 하지만 16살 무렵,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형제들은 환성 씨를 돌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비인가 장애인 시설에 맡겨 버렸다. 절망은 그때부터 끊이지 않았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 한다는 이유로 매를 맞는 일도 부지기수. 고통을 피하기 위해 돈 한 푼 없이 시설 밖으로 도망쳤지만, 어디를 가든 환성 씨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생계를 꾸리기 위해 전자 부품 공장에 취업하기도 했지만, 장애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할당량으로 인해 매일 밤샘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작업 관리자 또한 환성 씨에게 육체적, 정신적 학대를 서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10대, 20대 시절을 청춘이라 부르면서 아름다운 추억들을 꺼내지만, 장애인인 저에게는 악몽과 같은 기억들밖에 없어요. 언젠가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형제들에게 전화했더니 '병신이 태어나서 내 얼굴에 먹칠한다'며 연락도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 뇌병변 장애 1급 환자인 강환성 씨. 그는 예쁜 딸 다은이가 아프거나 놀아 달라고 칭얼거리고 울 때, 부모로서 안아 주지도 못 하고 그저 지켜만 봐야 한다는 게 마음이 많이 아프다. (사진 제공 CBS 수호천사)

고통받던 환성 씨의 꿈,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

그러던 중, 환성 씨는 지인의 소개로 같은 뇌병변 1급 환자인 오은정 씨(38)를 만나게 되었다. 서로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자주 만날 수는 없는 환경이었지만, 장애로 인해 같은 아픔을 겪어 온 은정 씨를 보며 환성 씨는 점점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다. 결국 2년의 연애 끝에 결혼은 물론,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딸 다은이(3)까지 낳게 되었다.

물론,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부부가 모두 몸이 불편한데 어떻게 결혼 생활을 하겠냐는 지인들의 걱정과 함께, 그런 몸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반대의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가족에게 사랑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환성 씨에게 '행복한 가족'을 이루는 것은 평생의 가장 간절한 소원이자 꿈이었다. 그렇기에 환성 씨는 간절히 기도하며 어려운 상황들을 하나씩 헤쳐 나갔다.

"사실 처음에는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다은이를 임신한 후 낙태 권유까지 받았어요. 하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생명이고, 가장 사랑하는 저의 첫 자녀이기 때문에 차마 그럴 수는 없었죠. 대신 임신 기간 동안 아내가 먹는 음식이며, 생활이며 몸 관리에 온 힘을 기울였어요. 다행히 아이가 저희처럼 장애를 갖지 않고 건강하게 태어났는데 그 순간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어요."

▲ 환성 씨는 같은 뇌병변 1급 환자인 오은정 씨(38)와 결혼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딸 다은이까지 낳게 되었다. 그러나 부부는 스스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24시간 활동 보조인을 두고 있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늘 재정적으로 어렵다. (사진 제공 CBS 수호천사)

"다은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현재 부부는 스스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으로 24시간 활동 보조인을 두고 있다. 기초 생활 수급비와 장애 수당을 합쳐 월 120만 원을 받지만, 월세와 공과금으로 60만 원을 지출하고 나면 나머지 60만 원으로 세 식구의 한 달 생활비를 모두 감당해야 한다. 게다가 다은이의 분유값, 기저귀 등 육아 용품 비용도 만만치 않아 늘 아껴서 생활하는데도 재정적으로 쪼들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길에서 다은이 또래 친구들을 보면 참 많이 속상해요. 저도 그 친구들 부모님처럼 다은이에게 좋은 장난감, 옷, 신발도 사 주고 싶은데 저는 그렇게 못 해 주니까요. 일을 구하고 싶어도 제대로 갖춰진 환경이 없을뿐더러, 조금이라도 월급을 받으면 수급비마저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가장으로서 하루하루 마음이 참 괴로워요. 그래도 노력해서 길을 찾아봐야죠…. 나중에 다은이가 컸을 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할 거예요!"

강환성 씨의 사연은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이해 밀알복지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 '하모니' 특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이번 특집 방송은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주고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다. 4월 한 달 간 총 네 번의 방송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고 장애인들의 자립을 도울 예정이다.

하모니의 네 번째 주인공, 강환성 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를 통해 오는 4월 23일(목) 오후 2시 30분, 4월 25일(토) 저녁 10시 20분, 4월 26일(일) 낮 12시 30분에 방송된다. (skylife 172번, 각 지역 케이블 TV)

※ 후원 방법
① 계좌: 하나은행 123-123456-12105(밀알복지재단)
② ARS: 060-700-1022 (건당 3,000원)

※ 후원 문의 전화: 02-3411-4664

※ 보내 주신 성금은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전액 강환성 씨 가정에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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