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S는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에서 다루지 못한 신천지의 피해 사례들과 실상을 폭로하기 위해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단 상담소 목사들이 '강제 개종 교육'을 했다는 신천지의 주장도 반박했다. 좌담회 패널들은 각자의 전문 지식을 살려 신천지 피해 사례들과 포교 방법 등을 분석했다. (사진 제공 CBS)

좌담회 진행은 변상욱 CBS 본부장이 맡았다. 변상욱 본부장을 중심으로 패널들은 양옆으로 세 명씩 자리했다. 변상욱 본부장의 오른쪽에는 부산장신대학교 신학과 탁지일 교수, 신천지전국대책연합 엄승욱 총무, 법무법인 유원 박기준 변호사가, 왼쪽에는 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 신현욱 목사,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진용식 목사, CBS 보도국 송주열 기자가 앉았다.

패널들 뒤편에는 30여 명의 참석자가 앉았다. 이들은 다큐 1, 2부에 나와 이단 상담을 받고 신천지에서 탈퇴한 김효은 씨(가명)를 비롯한 출연자들, 신천지 탈퇴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등이었다. 

좌담은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신천지의 피해 사례를 조명하고 실상을 폭로했다. 신천지의 피해자들이 참석하여 사실을 증언했다. 해외로 교세를 확장하는 신천지의 현황을 현지 교인과의 전화 연결을 통해 듣는 시간도 있었다. 패널들은 신천지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교인들에게 접근한다면서 그들이 사용하는 교묘한 수법들을 설명했다. 

좌담 내용 중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언론 플레이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CBS는 신천지가 언론 왜곡과 여론 조작을 하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 변상욱 본부장은 인터넷상에서 신천지가 여론을 조작한 사례들을 섞어 가며 패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패널들의 발언을 정리하며 자신의 의견을 더하기도 했다. (사진 제공 CBS)

변상욱 본부장은 신천지의 여론 조작 실태를 논의하기에 앞서, 사례 하나를 제시했다. 그는 "CBS 다큐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란 검색어를 포털 사이트에 치면, 다큐 방송을 볼 수 있는 안내 문구는 사라지고 '신천지에 푹 빠진 사람들', '신천지에 빠져 행복한 사람들'이란 내용들이 뜬다"고 했다. 신천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검색을 조작한다는 것이다. 

신천지에서 전 정보통신부 과장이었던 장반석 씨가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했다. 정 씨는 7년 정도 신천지 생활을 하고, 정보통신부 정보과장, 언론홍보부 팀장 등을 역임했다. 

"신천지의 조직 안에는 블로그 팀, 지식인 팀, 모니터링 팀, 언론 홍보 팀 등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팀들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언론홍보팀장을 맡으면서 신천지 안의 청년들에게 기자 교육을 했습니다. 일반 언론사에 신천지임을 숨기고 투입시키는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미 어지간한 중소 신문사에는 신천지 기자들이 다 들어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메이저 신문사에도 취직을 통해서 투입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략) 부평 성전 건축 시위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그런 큰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신천지 기자들이 투입돼서 취재란 명목으로 정부 기관을 압박하거나 주요 인사들을 포섭했습니다."

▲ 신천지에서 정보통신부 과장을 역임했던 장반석 씨는 신천지가 언론 플레이를 위해 체계적인 조직을 운영한다고 했다. 그는 신천지 청년들을 교육하여 중소 신문사에 투입하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CBS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특집 좌담 방송 갈무리)

이어서 변상욱 본부장은 장 씨에게 "(네이버) 지식인에 보면, '신천지가 정말 좋습니까?' 하는 질문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 글에는 '신천지 정말 좋습니다', '신천지 사랑합니다' 등 긍정하는 댓글이 쫙 달립니다. 신천지 신도들끼리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는 건가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장반석 씨는 "잘 보시면 아이디가 비공개로 되어 있습니다. 질문을 올린 본인이 답변을 다는 식으로 활동을 합니다. 문제는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명, 수백 명이 그런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신천지에서 댓글 다는 일을 했다가 탈퇴했다는 허 아무개 씨가 이를 증언했다. 허 씨는 신천지가 신도들 중에서 믿음이 좋은 사람들을 선별하여 신천지에 유리한 댓글을 다는 일을 맡긴다고 했다.

탁지일 교수는 신천지가 인터넷에서 조직적인 여론 몰이를 통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신천지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사와 글을 인터넷에 계속 올려서 불리한 기사를 다음 페이지로 밀어낸다. 그러면 젊은 누리꾼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탁 교수는 말했다. 사람들은 신천지에 유리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좌담은 이단 상담소 목사들이 '강제 개종 교육'을 했다는 신천지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신천지 기관지 의혹을 받고 있는 <천지일보>는, CBS 다큐 방송에 출연했던 김효은(가명) 씨가 모포에 씌워진 채 납치되어 강제로 이단 상담소에 끌려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김효은 씨는 신천지 신도들이 이단 상담소 근처에 있어서 자신을 알아볼까 봐 두려웠기 때문에 스스로 모포를 뒤집어썼다고 정반대의 증언을 했다. 박기준 변호사는 신천지가 진용식 목사에게 걸었던 '납치·감금·폭행' 등의 모든 고소 내용이 무혐의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패널들은 모두 한국교회가 신천지에 경각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강조하는 바는 각자 달랐다. 박기준 변호사는 신천지의 소송으로부터 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법률 대응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승욱 총무는 신천지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포교를 한다며, 이를 예방하는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용식 목사와 신현욱 목사, 탁지일 교수는 한국교회가 교리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복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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