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멘토링사역원 소식지 2호를 발간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에서 하는 다양한 사역 소식도 전하고, 김영봉·유기성·김기석·박득훈·박대영 목사 등 여러 분들의 글도 실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소식지에 실린 글을 하나씩 게재해 <뉴스앤조이> 독자들과 나눕니다. - 편집자 주
▲ 그 자리에서 만난 동역자들은 모두 목마른 사람들이었다. 진지하게 묻고 또 마음을 다하여 경청하는 길벗들의 모습을 보는 동안 마음이 뜨거워졌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는 것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일이다. 내 주제를 잘 아는데 어찌 누군가의 멘토를 자처할 수 있단 말인가. 자기 신념에 차서 누군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열정을 보이는 이들을 보면 언제나 낯설게 여겨지곤 했다. 성정상 나는 늘 누군가를 멀리서 보고, 그저 좋아하고 찬탄할 뿐 선뜻 다가서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반대로 누군가 내게 친밀한 태도를 보이며 다가오면 움찔거리며 조금씩 물러서곤 했다. 그러나 늘 그럴 수만은 없는 노릇이어서 최근에 태도를 조금 바꿨다. 다가오는 사람을 밀어내지도 말고, 떠나가는 사람을 붙잡지도 말자고 말이다.

<파우스트>에 나오는 '사람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게 마련'이라는 구절을 핑계 삼아 나는 마음껏 흔들리며 살아간다. 남들이 보기에는 가장 안정된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게는 인생이 여전히 낯설다. 나는 한순간도 내가 길 위에 있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감히 누구를 가르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부르심에 응답하여 하나의 중심을 향한 순례자로 살아가는 이들의 부름을 차마 외면할 수는 없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그저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정직하게 고백하자는 생각으로 참여했다. 그 자리에서 만난 동역자들은 모두 목마른 사람들이었다. 해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옳은지를 가늠해 보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진지하게 묻고 또 마음을 다하여 경청하는 길벗들의 모습을 보는 동안 마음이 뜨거워졌다. 교파도 다르고 지향도 조금씩 다르지만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려는 열정만은 동일했다.

예루살렘 교회에 박해가 다가오자 사도들은 각지로 흩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속에 빛의 알갱이를 품은 이들이었기에 그들은 머무는 곳 어디에서나 그리스도의 빛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필그림하우스에서 만났던 이들이 어디에서 그분의 일을 하고 있는지 나는 다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분들이 저마다 뜨거워진 가슴으로 주변을 사랑과 평화로 물들이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김기석 / 제4회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멘토, 청파교회 목사

▲ 컨퍼런스에서 만났던 이들이 어디에서 그분의 일을 하고 있는지 나는 다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분들이 저마다 뜨거워진 가슴으로 주변을 사랑과 평화로 물들이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