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멘토링사역원 소식지 2호를 발간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에서 하는 다양한 사역 소식도 전하고, 김영봉·유기성·김기석·박득훈·박대영 목사 등 여러 분들의 글도 실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소식지에 실린 글을 하나씩 게재해 <뉴스앤조이> 독자들과 나눕니다. - 편집자 주
▲ 좋은 멘토로 섬기고 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을 위해선 정말 감사한 자리였습니다. 컨퍼런스를 통해 멘티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멘토로 초대받았을 때 많이 망설여졌습니다. 기분 좋고 감사한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자신이 없었고, 다른 한편으론 저의 입장이나 관점이 과연 컨퍼런스에 어울릴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컨퍼런스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제가 멘토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컨퍼런스 기간 동안 받은 질문들 중 아직도 제 마음 깊이 남아 있는 말이 있습니다. "돈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하시는데, 저에겐 해방되어야 할 돈조차 없습니다." 과연 제가 이런 힘겨움 속에 있는 목회자들의 고통을 얼마나 알며 그들과 함께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가? 아, 결국 나도 누릴 것 적당히 누리면서 입바른 소리나 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어하는 그런 부류 중 하나로 전락한 한 게 아닌가? 자기 자신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며칠 전 주님의 기도를 따라 기도하다 이런 질문이 생겼습니다. 왜 나는 종종 기도가 간절해지지 않는가. 그러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에서 걸렸습니다. 이 기도는 나 자신을 위해 드릴 수 없는 기도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저는 적어도 지금으로선 교회가 주는 월급, 강사료 등으로 일용할 양식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용할 양식조차 없어서 매일 하나님께 절실하게 구해야만 하는 이들을 충분히 가슴에 품고 살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니 제 기도가 어찌 간절해질 수 있겠습니까? "저에겐 해방되어야 할 돈조차 없습니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말씀이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마나 좋은 멘토가 되어 주지 못한 것에 대하여, 소중한 시간과 정성을 드려 컨퍼런스에 참석하신 분들께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을 위해선 정말 감사할 일이 있습니다. 그건 제가 많은 것을 배운 멘티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진실하고 자유로운 음동성 목사님은 참 사랑스럽고 존경스러웠습니다. 김기석 목사님의 아름다우면서도 개인과 사회를 아우르는 치열한 희망의 영성은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말씀의 진수를 캐내어 전달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송태근 목사님에게서 좋은 목자의 모습을 배웠습니다. 정한조 목사님을 통해선 존경하는 멘토를 따르는 신실한 멘티란 바로 이런 사람이구나,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너는 실패할 것이다'는 주님의 말씀을 씨름하며 받아들이시는 유기성 목사님에게서 오직 예수님만 바라는 목회자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배운 바를 잘 실천해 나가다 보면 언젠간 저도 누군가에게 좋은 멘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꿈을 품어 봅니다.

박득훈 / 제4회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멘토, 새맘교회 목사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