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8일 오전 감신대 총학생회가 대자보를 통해, 이규학 이사장의 발언을 공개했다. 총학생회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교수를 자신 앞에 줄 세우겠다거나, 여성 목사를 비하한다고 볼 소지가 있는 말을 했다. (사진 제공 감신대 총학생회)

"총장 앞에 교수들이 벌벌벌 떨고 줄 서야 해. 이제 앞으로는 이사장 앞에 줄 서야 되는 거야."

"여자 목사들은요. 남자들한테 치여 가지고 올라가지 못해서 원한이 꽉 차 가지고 불도그(불독)같이 생겼지. 여자 목사들은 다 왈왈왈. 조심해야 해. K(지난해 승진 탈락한 여성 교수) 조심해야 해."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박종천 총장) 학생들이 법인사무처 점거 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논란을 살 만한 이규학 이사장의 발언이 공개됐다.

감신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넘겨받았다는 녹음 파일을 토대로 이 이사장의 발언 일부를 학교 대자보를 통해 공개했다. 그중에는 위와 같은 내용의 이사장 발언이 담겨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이것은 지난해 K 교수의 부교수 승진 문제를 다뤘던 2014년 2월 임시 이사회 내용과, 2015년 3월, 총장·학생처장 등이 참석한 비공식 회담 녹음 내용이다.

공개된 녹취에는 여성 비하로 볼 만한 발언 외에도 교수들을 이사장 앞에 줄 세우겠다는 내용, 지난해 진급 탈락된 K 교수가 선동당하고 있다는 말이 담겨 있다.

"참으면 (진급)될 수 있잖아. (K 교수가) 그거 가지고 난리 치고 하는 거는 (다른) 교수들이 선동해서 (그러는 거야). 여자가 지혜롭지 못해서. 지혜로우면 가만히 있잖아."

총학생회는 이사장의 고압적이고 위협적인 태도를 지적하면서, 총장을 포함한 모든 교수들이 이사장을 충성스럽게 섬길 것을 강요받고 있다고 했다.

유승리 총학생회장은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상식에 비추어 생각해 봐도 이사장은 (학교 최고위직이라는 걸 감안해도) 인간 이하의 발언을 한 것"이라며, 학생들은 더구나 거룩한 학교에서 이사장이 이런 발언을 한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의 알 권리를 위해, 앞으로 들어오는 제보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의 발언 내용에는 <뉴스앤조이> 관련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 파일에는 학교 인사 문제를 취재하는 기자 얘기가 나오자 이 이사장이 "걔들(<뉴스앤조이>)은 돈만 쫓아다니는 애들이다"라고 하는 발언이 담겨 있다.

<뉴스앤조이>는 학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규학 이사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종천 총장은 "예전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녹취록이 공개된 것이니 사실일 듯싶다. 학생들을 신뢰하며, 기존 입장대로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 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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