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천교회 분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원로목사 측에 징계를 당한 정준 목사 측 교인들은 박영선 원로목사를 노회에 고소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분쟁 중인 봉천교회가 원로목사와 장로들의 독단적인 행보로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300여 명이던 교인은 현재 100여 명으로 줄고, 교회는 재정난을 겪고 있다.

예장통합 관악노회(김영철 목사)는 지난해 10월 가을 정기노회에서 이규곤 목사(남현교회)를 봉천교회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원로목사 측의 반발에 부딪혀야 했다.

지난해 10월 박영선 원로목사 측은 정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 33명에게 6개월간 시무를 정지하고 교회 출입을 금지했다. 교인 중에는 장로 3명도 있었다. (관련 기사: 봉천교회 원로 측, 정준 목사 지지 교인 무더기 징계)

당시 징계는 정식 재판 절차도 밟지 않은 채 이뤄졌다. 임시당회장 이규곤 목사는 이 점을 문제 삼으며 징계 철회를 요청했지만, 원로목사 측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목사는 징계를 풀고, 당회가 한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여러 차례 권면했다. 그러나 원로목사 측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해 1월 초, 이 목사는 노회에 봉천교회 임시당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원로목사 측은 당회를 소집하고,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지난 1월 11일 일요일 오후 4시, 장로들은 박영선 원로목사를 대리당회장으로 선임하고, 당회를 계속해서 진행했다. 전 아무개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하고, 3억 원을 대출받기로 했다. 당시 당회에는 원로목사 측 장로들만 참석했다. 정 목사 측 장로들은 임시당회장이 개최하지 않은 당회는 불법이라면서 참석을 거부했다.

예배당을 담보로 3억 원을 대출받기로 한 것은 무산됐다. 개교회 부동산 등을 관리하는 서울노회 유지재단이사회는 봉천교회를 '사고' 교회로 분류하고, 3월 25일 안건을 반려했다. 유지재단이사회 한 직원은 원칙상 분쟁을 겪고 있는 교회에 대출을 해 줄 수 없다고 했다.

박영선 원로목사는 3월 31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회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출을 신청한 것이라 말했다. 교인들이 헌금을 내지 않아, 교회 재정이 '파탄' 났다는 것이다.

지난 1월 개최한 당회가 합법적이었냐는 질문에, 박 목사는 자신이 대리당회장으로 선임돼 당회를 했다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임시당회장이 노회에 사표를 냈기 때문에 '유고'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목사의 말대로 임시당회장이 유고 상태일 경우 당회는 대리당회장을 선출할 수 있다. 그러나 임시당회장이 노회에 제출한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

김영철 관악노회장은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봉천교회 임시당회장은 '유고' 상태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규곤 목사의 사표를 반려했다면서 봉천교회의 임시당회장은 여전히 이 목사라고 했다. 이규곤 목사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목사는 당장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재심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봉천교회 내홍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원로목사 측으로부터 두 번이나 징계를 받은 정 목사 측 교인들은 박영선 원로목사를 노회에 고소했다. 교인 122명은 박 목사가 교인들을 불법으로 징계하고 헌금을 유용했다면서 박 목사를 권징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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