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9일 네 번째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가 열렸다. 교회와 목회는 무엇인가, 목회자란 누구인가를 돌아보며 본질을 고민하는 2박 3일의 자리다. 6명의 멘토(김기석·박득훈·송태근·음동성·유기성·정한조 목사)와 100여 명의 참석자가 함께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가 3월 9일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네 번째인 컨퍼런스는 3월 11일까지 이어진다.

목회멘토링사역원이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에는 100여 명이 참가했다. 원래는 정원이 80명이었는데, 신청자가 많아 정원을 늘렸다. 참가자들은 서울·경기·전라·경상 등 전국 각지에서 왔다. 그중에는 제주도에서 오전 비행기를 타고 온 목사도 있었고, 터키에서 온 선교사도 있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교회 개척을 준비하거나 개척 교회에서 시무하는 목회자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군산에서 온 김 아무개 목사는 현재 아내와 아들과 함께 가정 예배를 하고 있다. 나이 40에 신대원에 들어가 2년 전 목사 안수를 받은 늦깎이 목사다. 3월 중에 교회를 개척하는데, 이를 앞두고 목회자와 목회가 무엇인지 돌아보기 위해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손성영 목사도 올해 상반기 인천에서 교회를 개척한다. 손 목사 역시 멘토와 다른 선배 목사들의 생생한 사역 이야기를 듣고 싶어 왔다.

▲ 목회멘토링사역원 원장 유기성 목사가,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를 주제로 개회 예배 설교를 했다. 목회자가 사역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참가자들이 목회의 정의, 목회자의 정체성 등을 컨퍼런스에서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광주에서 온 공철혁 목사는 목회자멘토링컨퍼런스가 다른 세미나와 달리 목회 스킬이 아닌 목회 본질에 대한 고민을 들려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 목사는 5,000명 이상의 교인이 출석하는 대형교회에서 선임부목사를 하다, 2년 전 교회를 개척했다. 40여 명의 교회에서 8년째 시무하고 있는 이상욱 목사도 멘토들을 통해 건강한 목회에 대해 듣고 싶어, 아내와 함께 참석했다고 했다.

컨퍼런스에는 6명의 목사가 멘토로 참석했다.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박득훈 목사(새맘교회),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음동성 목사(동교동교회),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정한조 목사(백주년기념교회)다.

멘토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컨퍼런스 기간 내내 세 가지 질문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얘기한다. '교회란 무엇인가', '목사란 무엇인가', '목회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다. 이외에 이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충과 고민도 함께 나눈다.

개회 예배 때에는 목회멘토링사역원장 유기성 목사가 설교했다. 주제는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로, 본문은 요한복음 15장 4절~6절이었다.

유 목사는 목회자가 사역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님이 비유로 설명한 포도나무와 가지의 관계를 예로 들었다. 말씀이 넘치는 오늘날 교회가 세상에서 욕을 먹는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 음동성 목사는 '목회자의 영성과 자기 관리'를 주제로 강의했다. 목회자의 영성 관리를 위해서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한다고 했다. 기도와 말씀도 강조했다. 주기도문에 따라 매일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예수를 닮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말씀을 읽을 때는, 묵상과 실천이 꼭 병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유기성 목사는 최근 기도하면서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 실패하는 길이라도 갈 것이냐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망설였다고 했다. "실패자의 길이라도 가겠다고 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실패자의 길인데 최선을 다해 사역할 수 있을까. 예수님처럼 배신당하고, 아무 열매가 없더라도 목회를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깨닫는 것이 있었다. 나는 그동안 주의 종이라고 고백하면서 속으로는 성공과 보상에 연연해 왔다는 것을.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따라 오라'는 말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개회 예배가 끝날 때,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기도했다. 사역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저녁 강의는 음동성 목사와 송태근 목사가, 각각 '목회자의 영성과 자기 관리', '목회자의 세 가지 준비'를 주제로 강의했다.

음동성 목사는, 목회자의 영성 관리를 위해서는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한다고 했다. 은퇴를 앞둔 노 목사는 자신에 대해 "예수의 생명이 있지만, 지옥의 그림자를 안고 산다"고 고백했다. 평생 죄와 싸우고 있다는 말이다. 음 목사는 목회자들이 자신에게 하나님의 성령이 임할 수 있는지, 은혜와 사랑이 임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도와 말씀도 강조됐다. 예수님이 알려 준 주기도문에 따라 매일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알려고 애쓰고, 예수를 닮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말씀을 읽을 때는, 묵상과 실천이 꼭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성경의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고, 교인들에게도 제대로 전할 수 있다고 했다.

▲ 송태근 목사는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딤후 2:15)" 말씀을 가지고 설교했다. 목회자가 지녀야 할 세 가지 자세를 나누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송태근 목사는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딤후 2:15)" 구절을 소개했다. 이 구절에는 목회자가 지녀야 할 세 가지가 담겨 있다.

첫째는 지혜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는 것이다. 송 목사는 "목회자는 설교자로, 어두운 세상 또는 길이 없는 곳에 말씀으로 길을 내는 사람이다. 이것은 설교자가 갖고 있는 어렵고 무거운 책임이다"고 했다. 둘째는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목회자의 세습, 재정 비리 등으로 얼룩져, 세상으로부터 조롱받고 있다. 송 목사는 "목사로 산다는 게 부끄러워진 시대가 되었다. 성실하고 정직한 목회자가 요구된다"고 했다. 마지막은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는 것이다. 송 목사는 목회자들이 간혹 교회에서 사역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 하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예수로 인해 구원받은 사실만으로도 감격하고 놀랄 만한 일이지 않으냐는 것이다. 그는 사역이 끝나 후의 처분은 하나님께 맡기라고 했다.

강연 이후 참가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을 한 시간 동안 가졌다. 첫째 날 컨퍼런스는 이렇게 마쳤다.

▲ 멘토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컨퍼런스 기간 내내 세 가지 질문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얘기한다. '교회란 무엇인가', '목사란 무엇인가', '목회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다. 이외에 이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충과 고민도 함께 나눈다. 멘토 김기석 목사 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 개회 예배를 마치면서 유기성 목사의 인도로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기도했다. 사역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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