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시작 5일째, 꿈마실 2기는 버스를 타고 남서쪽으로 2시간을 달려 새로운 도시에 도착했다. 뉴욕에 이어 찾은 곳은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 주 필라델피아(Philadelpia). 필라델피아는 미국의 첫 수도였고 명문 대학들이 여럿 있는 교육 도시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슬럼가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마약 거래 지역이기도 하다. 온갖 종류의 마약을 팔며 중독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 본격적인 필라델피아 탐방이 시작된 2월 10일, 아이들은 이태후 목사와 함께 흑인 인권 운동의 중심이었던 애드버킷교회(Church of the Advocate)를 찾았다. 이곳에는 흑인 화가 두 명이 자신들의 눈으로 해석한 성화들이 있었다. 한 아이는, 잔인해 보이는 그림이 교회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지만 오히려 교회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아이들은 이곳에서 뉴욕 여행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필라델피아 빈민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태후 목사의 안내를 받아 빈민촌 곳곳을 둘러봤다. 흑인 인권 운동의 중심지였던 성공회 소속 애드버킷교회(Church of the Advocate)를 방문했다. 교회 안에는 흑인 화가 두 명이 성경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흑인의 눈을 통해 그린 성화는 때로 교회와 어울리지 않는 잔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림을 둘러보던 한 아이는 교회에는 안 어울리는 그림인 것 같은데 오히려 그게 교회를 더 돋보이게 해 주는 것 같다고 했다.

아이들은 교회가 지역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곳들을 방문했다. 기독교인 의사들이 의료보험이 없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이민자나 극빈층을 위해 시작한 작은 진료소는 이제 지역을 책임지는 보건 센터가 되었다. 학교가 끝나고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모아 교회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돌보기도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Soup Kitchen)는 누구나 와서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먹고 돌아갈 수 있는 곳이다.

히스패닉 빈민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는 앤디 킴(Andy Kim) 목사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찾았다. 아이들은 그가 사역하고 있는 8번가교회(8th Street Community Church)를 방문해 교회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여름 캠프 소개 동영상도 보고, 지역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 작년에 이어 올해도 8번가교회를 찾았다. 마약 판매로 유명한 슬럼가에서 목회하는 앤디 킴(Andy Kim) 목사를 만나 현재 하고 있는 사역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앤디 킴 목사와 함께 동역하는 마리오(Mario)는 아이들에게 각자가 가진 달란트대로 할 수 있는 일을 꼭 찾으라고 격려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아이들은 화려한 뉴욕의 풍경과 달리 부서지고 깨진, 사람들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집들이 있는 필라델피아의 빈민 지역을 보고 다소 충격을 받은 듯했다. '미국=부자 나라'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한 친구는 필라델피아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미국의 모습을 봤다고 했다.

필라델피아에서도 소중한 만남들이 이어졌다. 8번가교회에서 만난 마리오(Mario)는 자신은 한때 아주 '나쁜 사람'이었다고 했다. 자신이 자란 동네가 전국에서 마약 거래로 가장 유명한 지역이기에, 자신도 마약 중독에 빠져 살았지만 예수님을 만나 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우리 모두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달란트가 있어요. 그것을 잘 활용해서 '나은(Better)'이 아닌 '다른(Different)' 방법으로 예수의 복음을 전하면 좋겠어요. 하나님은 여러분 모두를 향해 각기 다른 계획을 가지고 계시죠. 여러분은 아직 젊어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세상을 바꾸세요."

마리오 아저씨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 진심 어린 이야기를 아이들은 잘 이해했을까.

▲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첫날, 아이들은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재학생 앤드류 초이(Andrew Choi)의 안내를 받아 학교를 둘러봤다. 미국에서 가장 좋은 학교 중 하나인 유펜 구석구석을 방문한 아이들. 몇몇 아이들은 벌써부터 미국에 와서 공부하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필라델피아에 도착했을 때부터 떠나는 날까지, 빈민 사역지뿐만 아니라 맛집과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끌어 준 이태후 목사도 목회자 자녀(PK)다. 그는 미자립 교회 목회자 자녀인 아이들에게 선배 PK로서 해 주고 싶은 말들을 쏟아 냈다. 특히 가진 것이 별로 없다고 해서 기죽지 말라고 강조했다. "남은 2주 동안의 미국 여행에서 나는 누구이고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라"며 아이들을 격려했다.

짧다면 짧은 1주일 동안 아이들은 벌써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한 친구는 섬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자신의 아버지만 힘든 줄 알았는데 빈민촌에서 사역하는 목사들을 만나니 또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어떤 친구들은 아이비리그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을 방문한 것이 새로운 도전이 된 듯했다.

감춰진 미국의 속살을 본 아이들은 새로운 도시에서 또 어떤 미국을 만나게 될까. 꿈마실 2기는 필라델피아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11일, 워싱턴 D.C.에 도착했다.

▲ 필라델피아 여행은 보는 것과 먹는 것, 느끼는 것까지 오감이 만족하는 여행이었다. 이태후 목사는 빈민촌을 둘러보는 사이사이 아이들을 필라델피아의 숨겨진 맛집으로 안내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2015년 PK 비전 투어(꿈마실) 세부 일정

출국
2. 5.목 오전 10:00

*뉴욕
5.목 - 도착
6.금 -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센트럴파크,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7.토 - 그룹별 일정. 모닝사이드하이츠,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중에서 선택
8.일 - 주일예배(뉴욕장로교회). 하이라인파크, 첼시마켓
9.월 - 이동(필라델피아)
오후 12:45 출발 - 오후 2:45 필라델피아 도착

*필라델피아
9.월 - 펜실베니아대
10.화 - 빈민 사역 답사. 노스리지(Northridge), 8번가교회
11.수 - 독립기념관, 자유의종, 이동(워싱톤 D.C.)
오후 1:00 출발 - 오후 3:00 워싱톤 D.C. 도착

*워싱턴 D.C.
11.수 - 조지타운대
12.목 - 스미스소니언박물관, BCC 성가대 연습
13.금 - 내셔널몰, 링컨기념관, 연방의사당
14.토 - 브릿지웨이커뮤니티교회 방문. 볼티모어, 존스홉킨스대
15.일 - 주일예배(브릿지웨이커뮤니티교회), 이동(애틀랜타)
오후 4:30 출발 - 오후 6:30 애틀랜타 도착

*애틀랜타
15.일 - 도착
16.월 - 마틴루터킹기념관, 스톤마운틴
17.화 - 조지아텍, GA아쿠아리움
18.수 - 에모리대, 이동(LA)
오후 3:40 출발 - 오후 5:50 LA 도착

*로스앤젤레스
18.수 - 도착
19.목 - 모하비 사막 보호구역, 라스베이거스
20.금 - 그랜드캐니언
21.토 - 피닉스, 이동(LA)
22.일 - 주일예배(ANC온누리교회), 뮤지컬(위키드)
23.월 - 오병이어식당 봉사
24.화 - 디즈니랜드
25.수 - LA 히스토릭코어
26.목 - 오전 11:00 귀국
27.금 - 오후 5:50 인천국제공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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