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합동 97회기 총회장이었던 정준모 목사가, 담임하던 대구 성명교회에서 쫓겨난 것으로 드러났다. 정 목사는 총회장이 되기 직전, 노래주점 유흥 의혹에 휘말렸고, 97회 총회 기습 파회로 교단을 1년간 혼란스럽게 만든 바 있다. ⓒ마르투스 구권효

2012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1년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97회기 총회장을 역임하며 교단을 혼란 속에 빠뜨린 정준모 목사가, 1995년 부임해 20년간 목회한 대구 성명교회에서 사임했다. 형식은 사임이지만, 교인들은 정 목사가 사실상 쫓겨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마르투스>는 이 교회 교인 몇 명에게 정준모 목사가 사임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었다. 2012년 9월 노래주점 유흥 의혹이 불거진 후(관련 기사: 합동 부총회장·총신대 이사, 술·여자 유흥 논란), 계속해서 정 목사와 관련한 추문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성명교회에 부임하기 전 미국에서 목회할 때도 교단으로부터 1년 정직(수찬 정지)을 당했는데, 그 이유가 '7계 위반'으로 알려졌다. 한 교인은, 작년 여름 정 목사와 여교인과의 스캔들도 터졌다고 했다. 이외에도 공적인 장소에서 정 목사의 부적절한 언행이 몇 차례 있었다고 전했다.

교인들은 정 목사 때문에 교회 재정이 부실해졌다고도 했다. 정 목사가 예장합동 부총회장 및 총회장이 되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갔다고 했다. 당시 예장합동 부총회장·총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1억 6,000만 원이 넘는 돈을 발전 기금으로 내야 했다. 예배당을 신축하는 데 대출한 금액도 문제였다. 한 교인은 "현재 이자만 상환하기도 힘든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들로 교회가 술렁이자 교인들이 하나둘 교회를 떠났다. 한 교인은 "교인 수가 10년 전과 똑같아졌다"고 말했고, 또 다른 교인은 "최고로 많이 나왔을 때에 비하면 반 토막 정도"라고 말했다. 새로 교회에 등록한 사람들도 잘 적응하지 못하고 떠났다고 전했다.

교회 내에서는 작년 여름부터 정준모 목사가 사임하게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고, 결국 1월 25일 공동의회에서 최종 사임을 결정했다고 교인들은 말했다. 나중에 딴소리하지 못하게 사회 법으로 공증까지 받아 놓은 상태라고 했다.

기자는 사임 경위에 대한 정준모 목사의 입장을 들으려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정 목사는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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