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수련회에서 속죄 원리를 가르치기 위해 살아 있는 염소를 죽여 논란이 된 ㅌㅇㅈㅇ교회가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

<오마이뉴스>는 서산경찰서가 1월 21일 ㅌㅇㅈㅇ교회 A 목사(58)와 염소를 도살한 3명 등 관련자 4명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사람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 보냈다.

ㅌㅇㅈㅇ교회는 2012년 기독교대한감리회 태안 지방 연합 수련회에서 살아 있는 염소를 십대 청소년들 앞에서 도살했다. 학생들에게 죄 사함의 원리를 가르치기 위해 구약시대 속죄제(번제)를 연극으로 직접 재연한 것이다. 산 염소를 잡아 목을 자르고 가죽을 벗기더니 각을 떴다. 제사장 역할을 맡은 한 남성은 제단 위에 올려 그것들을 태웠다. (관련 기사 : 속죄 원리 가르친다고 살아 있는 염소를 도살)
 

▲ 이 사실은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교회가 수련회에서 살아 있는 염소를 잔인하게 도살한 일은 누리꾼에게도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은 원색적인 표현을 써 가며 교회를 비난했다. (SLRclub 자유 게시판 갈무리)

이 연극을 녹화한 영상은, 작년 12월 15일 영상을 본 누리꾼이 '오늘의유머' 사이트에 영상을 비난하는 글을 게시하면서 인터넷에 퍼졌다. 다른 누리꾼들도 영상을 보고 '미친×들', '정신병자', '지×한다'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써 가며 교회를 비난했다. 기독교인이지만 이런 장면은 처음이라며 거북한 반응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제보를 받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동물자유연대는 작년 12월 ㅌㅇㅈㅇ교회 A 목사를 포함한 관련자 4명을 고발했다. 동물자유연대 채희경 선임간사는 1월 24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살아 있는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는 것은 형사처분 대상이다. 설령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더라도 연극을 위해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행동인지 교회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다"고 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연극을 주도한 A 목사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염소를 도살하는 것이 법에 저촉되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월 24일 A 목사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은혜를 입고 눈물을 흘린 학생도 있으며 연극이 성서적 교훈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성금요일 기념해 유월절 번제 의식 재연
 

▲ 서울 노원구 ㅈㅅ교회도 살아 있는 염소를 전 교인 앞에서 도살했다. 유월절 번제 의식을 재연한 것이다. 동물자유연대는 ㅈㅅ교회를 고소할 계획이라고 했다. 동물보호법 제8조에는,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이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부리)

이와 비슷한 일이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ㅈㅅ교회에서도 일어났다. ㅈㅅ교회는 2010년 4월 2일 성금요일을 맞이해 유월절 번제 의식을 재연했다. 이 일은, 2014년 11월 28일 유튜브에 'ㅈㅅ교회 유월절 번제 의식'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되면서 알려졌다.

영상을 보면, 제사장처럼 갖춰 입은 사람이 "예수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위하여 돌아가셨다는 것을 고백하며 이 예식에 참여 하자"고 말하며 의식을 시작한다. 교인들은 모두 앞으로 나와 죄를 전가하는 의미로 살아 있는 염소의 머리에 손을 대고, 제사장처럼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염소를 도살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이들은 용서받은 의미로 염소의 피를 오른쪽 귓불에 묻혔다. 또 솔가지에 피를 묻혀 미리 설치해 놓은 문설주에 발랐다. 염소의 목을 실제로 베는 장면은 동영상에서 삭제되어 있었다.

당시 이 교회 담임이었던 B 원로목사는 "교인들에게 성경의 번제 의식을 실제로 알려 주기 위해 예식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인들이 머리로만 알던 번제 의식을 직접 보면서 그 의미를 잘 이해하게 됐고 은혜를 많이 받았으며 다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기자는 B 원로목사에게 법에 어긋나는 행위인지 몰랐냐고 물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잔인하고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았냐고도 질문했다. B 목사는 "믿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굳이 그들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법에 어긋나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ㅈㅅ교회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채희경 선임간사는 "옛날 제도를 재연했다고 해서 실제 생명을 죽이는 경우가 어디 있냐"고 했다. "의식에서 사용한 제사장의 의복이나 제단 등이 모두 모형이었던 것처럼, 제물도 모형으로 대체해도 충분히 의식의 의미와 내용을 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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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염소 죽여 가죽 벗긴 교회... 검찰 수사 받는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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