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서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피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 2009년, 이슬람 무장 세력 보코하람(Boko Haram)의 학살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지난 1월 9일 발표한 보도 자료에서, 나이지리아 북동부 차드 국경 도시인 바가(Baga)에서 1월 3일부터 지금까지 수천 명의 사람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학살의 주요 타깃은 기독교인들을 비롯해 보코하람에 대항하는 민간인이다.

2009년부터 나이지리아에서 시작된 학살은 지금까지 사망자 수만 만 여명에 이른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1월 3일부터 지금까지 나이지리아 북동부 바가 시에서 20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가디언> 관련 기사 갈무리)

하지만 사람들은 나이지리아가 아닌 다른 곳을 주목했다. 전 세계 언론은 지난 1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샤를리엡도> 테러 현장을 실시간 중계까지 하며 앞다퉈 보도했다. 비슷한 시기 나이지리아에서 민간인 2000명이 학살당한 사건에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나이지리아의 침례교 목사가 나섰다. 샘슨 아요쿤레(Samson Ayokunle) 나이지리아침례회(Nigeria Baptist Convention) 회장은 1월 16일 세계침례교연맹(Baptist World Alliance)과의 인터뷰에서 나이지리아 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자국에서 벌어진 대학살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국제사회를 비판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중동 지역에서 벌이는 테러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한 데 비해, 보코하람의 행태에는 지나칠 만큼 조용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상할 정도로 과묵한 모습을 보이는 세계 언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샘슨 아요쿤레(Samson Ayokunle) 목사는 나이지리아 침례회 회장이다. 그는 자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보코하람(Boko Haram)의 민간인 학살에 전 세계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요쿤레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아요쿤레 목사는 세계가 나이지리아 사람들의 생명을 경시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보코하람이 매주 수백 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 가고 있는데도 다른 나라 사람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곳(나이지리아)에서 죽은 사람들의 목숨이 다른 곳의 사람들보다 덜하다는 말인가. 우리 국민들은 동물처럼 쉽게 죽임을 당하고 있는데, 전 세계는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고 밝혔다.

아요쿤레 목사가 발 벗고 나선 이유는 보코하람의 주요 타깃이 교회와 기독교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보코하람이 지나가는 도시마다 기독교인들이 죽어 나간다고 했다. 보코하람은 북동부 무비(Mubi) 시를 점령하고 도시 이름도 '이슬람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마디나툴 이슬람'으로 변경했다. 그들이 휩쓸고 간 자리에 교회는 사라지고 모스크가 들어섰다.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큰 교세를 가지고 있는 침례교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침례교가 운영하던 학교는 모두 문을 닫았다.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무비 시에 살던 2000명 가까이 되는 침례교인들이, 살던 곳을 떠나 인접국인 카메룬으로 피란을 갔다. 다시 나이지리아로 돌아온 사람들도 고향으로 갈 수는 없었다. 아요쿤레 목사는 교인들이 임시로 마련된 캠프에서 제대로 된 잠자리와 의복, 식량도 없이 하루하루 살고 있다고 전하며 지속적인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을 가진 보코하람의 공격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주요 거점지인 나이지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것으로도 모자라, 인근 국가로 피신하는 나이지리아인들을 쫓아 국경도 넘나들고 있다. <AFP통신>은 1월 18일, 보코하람이 카메룬의 한 마을에 들어가 집들을 불태우고 아이들을 포함해 약 80명을 납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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