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 밖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와 숙소를 제공하는 교회들이 있다. 쉼터를 만들거나 노숙인 단체를 방문해서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아예 교회 문을 활짝 열고 노숙인들을 맞이한다. 미국 지역 신문들이 노숙인을 위해 사역하는 교회 여러 곳을 소개했다.

미국 애틀랜타(Atlanta) 시 베델산연합감리교회(Mt. Bethel United Methodist Church)는 올해로 5년째 노숙인 사역을 하고 있다. 어느 겨울, 노숙인이 길에서 잠을 자다 동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교인들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캐리 아킨(Carey Arkin) 목사는 교인들이 나서서 노숙인들을 데려왔다고 했다. 추운 날씨에도 갈 곳이 없어 다리 밑에서 자고 있던 노숙인들을 직접 찾아가 교회로 이끌었다. 교회에 온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밥과 잠자리를 제공했다.

교회 체육관이 비는 밤 8시.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봉사자들은 에어 매트리스에 바람을 넣고 체육관 바닥에 일렬로 정돈했다. 그 위에 이불을 깔고 노숙인들이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날이 새고 아침이 오면 교인들은 다시 교회를 찾았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이불은 걷어서 각자 집으로 가져간다. 세탁은 늘 교인들의 몫이다.

애틀랜타(Atlanta) 시의 베델산연합감리교회(Mt. Bethel United Methodist Church)는 교회를 개방해 노숙인을 맞는다. 자원봉사자들은 저녁 8시가 되면 에어 매트리스를 깔고 교인들이 가져 온 깨끗한 이불을 제공한다. 이불 세탁은 온전히 교인들의 몫이다. 교인들이 나서서 길에 있는 노숙인들을 찾아 교회로 데려왔다. (베델산연합감리교회 페이스북 갈무리)

교회 사역에는 많은 교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교회가 노숙인을 돕는다는 소식을 듣고 한 교인은 직접 라자냐(*lasagna: 파스타·치즈·고기·토마토 소스 등으로 만드는 이탈리아 요리)를 만들어서 가지고 오기도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 단위로 와서 봉사하는 경우도 있다. 15살인 헨리 얼트먼(Henry Aultman)은 부모님과 함께 교회를 찾았다. 그는 따뜻한 차와 레모네이드를 따르는 일을 도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노숙인들을 돕고 싶었다고 한다.

하룻밤에 교회에서 묵을 수 있는 사람은 약 225명. 노숙인 티파니(Tiffany)도 그중 한 명이다. 그녀는 작년에도 몇 번이나 이 교회에서 잠을 청했다. 영하 7도까지 떨어지는 거리의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다. 티파니는 교회가 하는 일이 노숙인에게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했다. 길에서 자다가 얼어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는데, 교회에 오면 안전함을 느낀다고 했다.

교회 선교부장인 마크 영(Mark Young)은 "우리는 이 일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고 했다. 마크가 쓴 모자에는 M25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마태복음 25장 중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라는 말씀 구절을 의미했다.

미국에서 노숙인들을 위해 교회 문을 연 곳은 또 있다. 뉴욕 주 로체스터(Rochester) 시 중심부에 있는 다운타운연합장로교회(Downtown United Presbyterian Church)도 노숙인들을 돕겠다고 나섰다.

교인들은 노숙인을 직접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다가 아예 교회를 개방하기로 했다. 운영위원회의 허락을 얻어 지하의 작은 체육관에 노숙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잠자리를 마련했다. 교회에서 잠을 자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아침이 되면 자원봉사자들이 나눠 주는 따뜻한 아침 식사를 하고 점심에 먹을 샌드위치를 받아서 다시 길거리로 나갔다. 노숙인들은 저녁 8시가 되면 다시 교회를 찾아 몸을 녹였다.

다운타운연합장로교회(Downtown United Presbyterian Church)는 교회 체육관을 개방했다. 추운 겨울,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이 교회에서 몸을 녹이고 따뜻한 아침 식사를 먹는다. 교회는 2주 동안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체육관을 개방한다. (TWC뉴스 관련 기사 갈무리)

교회는 앞으로 2주 동안 이 사역을 계속할 예정이다. 교회가 진행하는 사역이 한시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교회는 가톨릭 단체 두 곳과 함께 시의 노숙인을 돕기 위한 다른 일들을 계획 중이다. 지역 내 유명 부동산 개발 회사인 버킹엄자산(Buckingham Properties)이 노숙인들을 위한 쉼터로 빈 건물 한 채를 제공하기로 한 것은 함께 노력한 덕분이었다.

노숙인을 위해 교회를 개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다른 교회들도 동참 의사를 밝혀 왔다. 다른 교회 교인들은 자발적으로 음식과 구호 물품 등을 들고 오기도 했다. 다운타운연합장로교회에서 사역을 주도하는 게일 모트(Gale Mott)는 "로체스터 지역사회가 노숙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영구적인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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