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평양노회 분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총회 산하 평양노회분립위원회(분립위원회·김종희 위원장)는 1월 9일 노회 분립을 위한 3차 모임을 진행했다. 양측 대표 2인이 참석해 분립 노회 명칭을 잠정 합의했다. 세부 사항을 확정한 뒤 각기 따로 분립 예배를 하면 노회 분립을 위한 모든 절차는 마무리된다. 하지만 평양노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바로 전병욱 목사와 동도교회 문제다.

1월 9일 평양노회 사무실에서 분립위원회 3차 모임이 열렸다. 김종희 위원장을 비롯한 양측 대표 2인이 참석했다. 평양노회A 측은 김선규 목사와 권순직 목사가, 평양노회B 측은 고영기 목사와 김경일 목사가 배석했다. 이들은 분립위원회가 제시한 분립 합의서에 최종 서명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김선규 목사 측 평양노회A는 '평양제일노회'(가칭), 고영기 목사 측 평양노회B는 '평양노회'로 불리게 된다.

▲ 평양노회 분립이 임박했다. 분립 예배만을 앞두고 있다. 1월 9일 노회 분립을 위한 3차 모임을 진행했고, 양측 대표 2인이 참석해 분립 합의서에 서명했다. 노회 분립을 코앞에 뒀지만, 전병욱 목사 건과 동도교회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회 명칭은 평양노회와 평양제일노회로 잠정 합의한다 △분립의 원칙은 모두 '분립 노회'로 한다. 노회가 나뉘면 양측 모두 분립 예배를 드린다 △양측에 동일한 회기와 역사성을 인정한다 △분립 전, 전 평양노회 관할하에서 진행된 재판이나 분규는 교회가 속한 분립 노회로 재판권이 이양되고, 상대 측 노회는 간섭할 수 없다

평양노회가 진행 중인 재판은 전병욱 목사 건 하나다. 재판을 매듭짓지 못하고 노회가 갈리면 전 목사 건은 미제로 남을 공산이 크다. 10월 정기노회 때 결의한 대로, 분립 예배 전까지 재판을 끝내고 임시노회를 열어 전 목사 치리를 결정해야 하지만, 임시노회 소집은 감감무소식이다.

분립위원회도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분립위원장 김종희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특정 인물을 겨냥해 합의서를 만든 건 아니라고 했다. 1월 1일부로 새로운 재판국을 꾸리지 못하는 것뿐이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노회 분립 전에 마무리 지으면 된다고 했다. 김선규 목사 역시 "전 목사 재판 건은 살아 있다. 하지만 분립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했다. 임시노회를 열어 전 목사 문제를 매듭짓지 않는 이상 분립위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는 것이다.

분립위원회는 1월 1일까지 각 교회로부터 1차 소속 청원 신청을 받았다. 55당회 중 49개 당회가 소속 노회를 정했다. 현재까지 평양노회에 22당회가 합류했고, 평양제일노회에 27당회가 합류했다.

재판국원들 역시 둘로 나뉘었다. 7명의 재판국원 중 강재식·김진하 목사, 윤달균 장로는 평양노회로 간다. 서문강·박희규 목사, 최병덕·반원국 장로는 평양제일노회에 합류한다.

전병욱 목사 역시 두 곳 중 한 곳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노회 관계자는 "전 목사가 노회를 선택했다. 아직 목사 면직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무임 목사 신분이기 때문에 한쪽 노회를 선택할 수 있다. 분립위원들이 적법성 여부를 따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어떤 노회를 선택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2월 5일에 전까지는 당회가 택한 노회를 외부에 알릴 수 없다고 했다.

▲ 동도교회 내부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동도교회 옥광석 목사 반대파 교인들은 11월 24일 오전 7시께 굴착기 2대와 인부 10여 명을 동원해 교회 주변에 가림막 설치를 시도했다. 옥 목사 측 교인들의 저지로 가림막 설치는 무산됐지만, 법정 시비로 이어졌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갈라진 동도교회는 어디로…2월 5일 분립위 모임에 김진하·옥광석 목사 소환

평양노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또 있다. 동도교회 문제다. 동도교회 당회는 옥광석 목사를 지지하는 22인 장로와 옥 목사를 반대하는 5인 장로로 나뉘어 1년 가까이 내홍을 치렀다. 하지만 최근 예장합동 총회가 옥 목사 측에 힘을 실어 줬다.

총회는 12월 4일 임원회를 열고, 동도교회가 요청한 대표자 증명서와 소속 확인 증명서를 옥 목사에게 발부해 줬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옥 목사의 노회 복귀 청원을 허락하라고 노회에 지시했다. 12월 22일까지 총회 결의를 이행하지 않을 시 총회 직권으로 동도교회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했다. (관련 기사 : 평양노회, 전병욱도 동도교회도, "밥 먹고 합시다")

하지만 평양노회는 끝내 임시노회를 열지 않았다. 평양노회 임원진은 바쁜 연말에 임시노회를 열 수 없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쪽 손을 들어줄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는 사이 동도교회 문제는 사회 법정으로 이어져 상황은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양측은 서로 다른 노회를 선택했다. 옥 목사 측은 평양제일노회에 합류할 계획이다. 돌아오는 주일에 공동의회를 열어 합류할 노회를 결정한 뒤 1월 30일까지 청원 서류를 분립위원회에 제출한다. 김진하 목사 측은 평양노회로 결정했다.

결국 동도교회 거취는 분립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분립위원회 측은 2월 6일 모임에 김진하 목사와 옥광석 목사를 소환할 예정이다. 분쟁을 해결하는 게 우선이고,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양쪽 입장을 충분히 듣겠다는 것이다. 그 후에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진하 목사 측은 2월 5일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아무개 장로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노회에서 면직되고 교단 소속도 아닌 사람들이 무슨 노회를 정할 수 있나.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사람과 앉아서 얘기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백남선 총회장이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며 반드시 형사 고발하겠다고 했다.

1년 내내 평양노회를 시끄럽게 했던 전병욱 목사와 동도교회 문제는, 노회 분립 전까지도 평양노회를 괴롭히고 있다. 분립 예배만 드리면 정말로 작별이다. 분립 예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월 중순부터는 설 연휴다. 3월에는 평양노회와 평양제일노회가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에 정기노회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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