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는 성남에 있는 충성교회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하나님의교회에 예배당이 팔린 교회들이 얼마나 되나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기자 3명이 하나님의교회에 등록된 건물 등기부등본을 검색했고, 그중 서울·경기·인천에 있는 교회를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기자들은 매각된 교회 담임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등본에는 매각한 교회가 이전한 장소는 표시되지 않았다. 하나하나 인터넷에 검색하거나 소속 교단 총회에 연락해 주소를 물었다. 교회 이름을 변경한 곳도 있었기에 쉽지 않았다. 간신히 14개 주소를 찾았다. 이제는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었다.

▲ 올해 중 유난히 추웠던 주간, 하나님의 교회에 매각된 교회들을 취재하기 위해 <뉴스앤조이> 기자 3명은 '뚜벅이'가 되었다.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언 손으로 스마트폰을 검색하며 동네를 헤매었다. '예수의 몸인 교회'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코끝이 벌겋게 되기까지 취재한 기사들이 한국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위한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바로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를 희망하면서.  ⓒ뉴스앤조이 이사라

하필이면 올해 중 유난히 추웠던 주간, 기자들은 '뚜벅이'가 되었다. 주소 하나만 달랑 손에 들고 교회를 찾아 나섰다.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언 손으로 스마트폰을 검색하며 동네를 헤매었다.

헛걸음한 경우가 많았다. 이용필 기자는 서울 강남구로 향했다. 등본에 적힌 ㅇㅎㅊㄹ교회 목사의 사택을 찾아갔다. 하필이면 감기가 걸려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갔지만, 막상 그 집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박요셉 기자는 부평 ㅊㅊㅈㅇ교회 목사를 만나려고 밖에서 추위에 떨며 3시간을 기다렸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도 했다. 어느 날 박 기자가 오전에 일산으로 취재를 갔다. 목사를 기다리는 도중 남양주 ㅈㅎㅈㅇ교회 목사에게 연락을 하니, 당일 오후에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목사를 만나기 위해 1시간 30분을 이동하여 약속 장소인 강남에 갔다.

하지만 대부분의 목사는 취재를 거부했다. 일산 ㅅㅎ교회 목사는 처음 통화했을 때, 취재에 응한다고 했다. 이단에 넘어가는 사례를 알려서 한국교회가 경각심을 갖게 한다는 취지에 동의한 것이었다. 그는 할 말이 많으니 만나서 이야기하자며 인터뷰가 가능한 날짜를 정해서 다시 연락을 준다고 했다. 그런데 연락이 안 왔다. 다음 날 기자가 다시 연락해 보니 목사는 생각이 바뀌었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기자가 2시간을 걸려 찾아간 ㄴㅌㅇㅅㅂㅇ교회 목사는 할 말이 없으니 돌아가라고 했다. 이 외에도 기도해 보고 답해 준다더니 연락이 두절된 목사, 교인들의 반대를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한 목사들도 있었다. 또한, 취재를 거부하며 기자를 밀치며 쫓아낸 교회도 있었다.

막내 기자는 유난히 힘들어했다. 매일 영하 10도를 웃도는 날씨에 '뚜벅이'여서가 아니었다. 무슨 연유(빚이나 무리한 건축 등)든지 간에 이단에게 예배당을 매각한 사건은 교회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기자는 목회자들에게 지난 일을 묻기가 조심스러웠다.

매매 후, 부천의 ㅂㅊㅈㅇ교회에서 ㅂㅊㅂㅇ교회로 이름을 변경한 목사는 과거는 잊고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상처로 남은 기억이라며 묻지 말라고 완강히 취재를 거절했다. 인터뷰 중 눈시울이 붉어지는 목사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고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자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주말도, 성탄 연휴도 없었다.

드디어 보름 이상 걸렸던 취재가 기사로 나갔다. 독자들은 이 사건에 대해 함께 아파했다. 'ㅜㅜ'의 댓글들이 더러 보였다. "과욕과 허영심이 부른 참사다", "교회가 세속적 관점을 버리지 않는 한 계속 반복되겠죠. 사람이 많고 건물이 커야 꼭 좋은 교회고 성공한 목회는 아닐 텐데요"라는 댓글도 있었다.

이용필 기자는 이번 사건을 취재하면서 교회론을 고민했다고 한다. 한국교회에 자리 잡은 '교회 = 건물'이라는 인식이 은행에 빚을 내 예배당을 짓고 이자 갚는 구조를 띠게 된 것 같다고 한다. 앞으로 목사들이 빚내 예배당을 무리해서 짓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이토록 열심히 취재하고도 또 욕을 먹기도 한다. 왜 <뉴스앤조이>는 자꾸 비판만 하느냐고, 한국교회를 사랑하기는 하느냐고 말이다.

기자들은 '예수의 몸인 교회'를 사랑한다. 그래서 한국교회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상투적 표현이지만 진심이 그렇다. 기자들은 한국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해 주길 기대한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성추행, 불륜, 세습, 비리 등 온갖 제보들이 <뉴스앤조이>로 몰려든다. 누군간 약자의 편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바로 내일 변화를 볼 수는 없다고 해도 코끝이 벌겋게 되도록 추위에 맞서 취재한 기사들이 언젠가 마중물이 되도록 말이다. 기자들은 오늘도 한국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꿈꾸며 내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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