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욱목사성범죄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가 12월 18일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레네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숨바꼭질> 공동 편집자 이진오 목사와 권대원 집사, 성서한국 구교형 사무총장,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고미경 소장이 참석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애희 국장은 사회를 맡았다. 고미경 소장은 재판국원들과 피해자들이 직접 만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전병욱 성추행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예장합동 평양노회 재판국원들이 피해 여성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고미경 소장은 12월 18일 '전병욱목사성범죄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피해자들과 재판국원들이 접촉한 사실은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 고미경 소장은 피해 여성들의 상황을 전했다. 피해자들이 재판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한다고 했다. 전 목사 사건은 외부에서도 지켜보는 눈이 많다며 평양노회가 바른 결정을 내려 한국교회에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피해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재판국원들과 피해 여성의 만남은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재판국장과 피해 여성, 고 소장이 참석했다. 다른 피해 여성들 역시 재판국원들과 만났다고 고 소장은 전했다. 성추행 사건의 성격상 피해자들의 진술과 당시 정황에 집중해야 하지만, 재판국원들의 이런 노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재판국원들이 피해 여성에게 한 질문은 삼일교회에게 던진 질문과 같았다. 고 소장은 "재판국원들은 여성들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교회를 떠나지 않은 이유와 지금에서야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를 물었다"고 했다.

피해자들의 상황도 전했다. 피해자들은 전 목사가 여전히 목사 행세를 하고 있고, 같이 신앙생활을 했던 교인들이 전 목사를 비호하는 데 큰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고 소장은 피해자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기 위해서는 전 목사의 면직이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다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어렵게 꺼낸 그들의 심정을 재판국원들이 조금이나마 헤아려 주길 바랐다.

고미경 소장은 2013년 1월 16일부터 5주간 성추행 피해자들의 치료와 상담을 진행했다. 2014년 11월 19일 열린 평양노회 3차 재판에는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피해자들과의 상담 내용과 그들이 겪고 있는 후유증 등을 진술했다.

전병욱 목사는 이진오 목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 목사는 1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고소 내용을 통보받았다. 이 목사 외에도 삼일교회 이광영 장로와 권대원 집사도 고소한 것 같다며 공동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는 "필요하면 맞고소로 맞서겠다. 무죄냐 유죄냐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 성추행 사실이 진실인지 아닌지만 정확하게 다투겠다.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 이진오 목사는 재판의 객관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1차 재판에는 찾아가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2차 재판부터 홍대새교회 교인들의 무력시위가 발생했고, 이를 막기 위해 공대위 회원들과 2차 재판부터 피켓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그는 시민들과 교인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도록 방치한 전 목사는 이미 목사 자격을 상실했다고 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진오 목사, 권대원 집사, 고미경 소장, 구교형 목사 ⓒ뉴스앤조이 장성현

이날 기자회견은 <숨바꼭질> 공동 편집자 이진오 목사와 삼일교회 권대원 집사, 그리고 개혁연대 집행위원장 구교형 목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평양노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구교형 목사는 평양노회가 전 목사 치리를 위한 재판국을 설치했을 때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봤지만, 희망은 이내 절망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노회는 예정된 기일을 넘기고도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했다. 노회와 재판국의 모습을 볼 때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며, 이미 드러난 사실을 바탕으로 신속히 전 목사를 면직하라고 했다. 피해자들의 직접 진술까지 나온 마당에 도대체 어떤 조사가 더 필요하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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