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살아 있는 염소를 도살해 속죄제를 실연한 교회 수련회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확산되었다. 해당 교회는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동물자유연대에게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튜브의 동영상과 '오늘의유머' 사이트에 있던 원본 게시 글은 삭제되었다. 이미지는 동영상을 캡처한 것으로 극 중 제사장의 모습. (SLRclub 자유 게시판 갈무리)

교회 수련회에서 살아 있는 염소를 실제로 죽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확산되면서 해당 교회가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영상에는 살아 있던 염소를 그 자리에서 각을 떠 도살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는 2012년 열린 기독교대한감리회 태안 지방 연합 수련회에서 펼친 연극을 2013년에 유튜브에 올린 것인데, '오늘의유머' 사이트에 이를 풍자하는 글이 12월 15일에 게시되어 SNS 등을 통해 퍼진 것이다. 연극은 교인들에게 죄 사함의 원리를 가르치기 위해 구약시대 속죄제(번제)를 직접 실연한 것이다.

영상에 실린 성극의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자.

한 남자가 욕을 하며 한 여자를 질질 끌고 온다. 간음을 저지르다 잡혀 온 걸로 보인다. 마을 사람들도 욕하며 돌을 던지기 시작한다. 남편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죄 없는 자만 돌을 던지라'며 사람들을 쫓아낸 뒤 아내를 데리고 제사장 앞으로 나아간다. 남편은 염소를 제사장에게 바치고 ― 진짜 살아 있는 염소다 ― 제사장은 짐승의 머리에 안수를 하고는 제단 옆 테이블 위에 올려 잡게 한다. 붉은 옷을 입은 3명의 남자가 꿈틀거리는 염소를 잡은 채 목을 자르고는 피를 받아 뿌리고,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뜬다. 머리를 베어 내고 내장을 뜯어낸다. 정강이도 자른다. 제사장은 번제단에 올려 그것들을 태운다. 여자는 염소의 날가죽을 들고 장내를 한 바퀴 돌기도 한다. 이윽고 여자는 "와, 제가 용서받았어요" 하며 소리친다.

이 모든 것을, 불과 3m도 안 되는 거리에서 초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들이 보고 있었다. 짐승의 목을 딸 때 아이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많은 아이들이 고개를 돌리거나 자리를 떴는데, 교사로 보이는 중년 남성에 의해 강제로 제자리에 돌아왔다. 아이들은 계속 지켜봐야 했다.

▲ 염소의 목을 베어 냄과 동시에 일제히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를 쳐다보던 어린아이들이 고개를 돌리거나 얼굴을 가리고 있다. 자리를 떠나는 이들도 있었다. (SLRclub 자유 게시판 갈무리)

이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다양하게 반응했다. '미친×들', '정신병자' '지×한다'란 표현이 많았다. "이러니까 '개독'이라고 하지"라는 유의 글도 적지 않았다. "죽은 염소는 돌아올 수 없고, 아이들 멘탈도 그러할 것", "의도는 알겠으나 아이들 정서적으로는…" 등의 글도 있었다. 교회를 다니지만 이런 장면은 처음이라는 이들도 다수였으며, "짐승이라 해도 생명인데 연극 한 번 하겠다고 도살을 했다"며 비난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개중에는 '동물 학대'라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익명의 게시자는 12월 15일 동물자유연대에 제보했고, 동물자유연대는 바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동영상에 나온 행위는 동물보호법 8조 학대 등의 금지에 관한 조항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아무리 종교적인 의식이라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의 생명을 잔인하게 뺏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런 행위가 지금까지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았다면 반드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처벌되어야 할 것입니다"라며 동물자유연대는 게시 글에 답했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는 행위를 학대로 규정하여 1년 이하의 징역 내지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튜브 원본 동영상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태안 지방 태안○○교회에서 번제를 시연한 영상입니다. 성막의 규모는 1/3 축소한 규격에 맞춰 직접 제작 및 설치했습니다. 이전에도 몇 차례 진행했는데, 거의 10년 만인 지난 2012년 다시 시연했던 영상입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현재 동영상은 삭제되었고, '오늘의유머' 최초 게시 글도 없어졌다. 인터뷰를 위해 태안○○교회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 염소의 머리와 기름, 다리를 잘라 내고, 내장을 뜯어내어 불에 태웠다. 동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미쳤다' '개독' '동물 학대' '아이들 트라우마가 걱정'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SLRclub 자유 게시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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