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한 사형수로 인해 다시 한 번 사형제 폐지를 위한 범국민 운동이 시작되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사형 제도에 반대하는 미국인의 33%를 지칭하는 '강력한 9000만'이라는 캠페인이 시작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캠페인은 앰네스티인터내셔널, 정의동맹,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 전미형사법변호사협회, 가톨릭행동네트워크, 유대교개혁연합 등 총 15개 단체가 주도한다. 기독교 단체로는 소저너스(Sojourners)와 미국연합감리교(UMC) 사회위원회가 참여했다.

'강력한 9000만' 캠페인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통해 활동할 예정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기도문을 나누거나 제도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9000만은 미국에서 사형제에 반대한다고 밝힌 33%의 국민을 상징한다. ('강력한 9000만'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스콧 패너티(Scott Panetti)라는 사람은 1992년, 부인과 딸이 보는 앞에서 장인과 장모를 죽였다. 그는 1995년 사형 선고를 받은 후 텍사스 주 감옥에서 수감 생활을 하다가 12월 3일 사형 집행될 예정이었다. 텍사스 주가 패너티의 변호사에게도 알리지 않고 사형을 감행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가자, 사형 반대 운동가들과 일부 교계 지도자들은 그의 정신분열증 병력을 문제 삼으며 사형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너티는 사건을 일으키기 전인 1978년,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아 10차례 가까이 치료 약을 복용했다. 선고 공판에서는 카우보이 복장을 하고 자신이 사탄과 싸우는 변호사라고 주장했다. 많은 이들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텍사스 주 정부는 일단 사형 집행을 미루고 패너티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전문가에게 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패너티 사건은 사형제 폐지를 위해 힘써 오던 기독교인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들은 왜 사형제를 반대하는 걸까. 짐 월리스(Jim Wallis) 소저너스 대표는 12월 9일 열린 캠페인 출범식에서 사형 제도는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사형에 반대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기독교가 내포하고 있는 도덕적 가치 때문이라고 했다.

짐 월리스(Jim Wallis)의 소저너스와 미국연합감리교단 (UMC)사회위원회가 사형제 폐지를 위한 범국민 운동에 참여한다. 올해에도 이미 32명이나 죽게 만든 형 집행을 중단하게 하기 위해 각 분야의 단체들이 참여했다. (<크리스천포스트> 기사 갈무리)

"미국의 사형 제도는 용납할 수 없다. 새로 시작되는 캠페인에 많은 신앙인들이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이 운동에 참여하는 이유는 사형 제도가 하나님이 창조하신 신성한 삶을 훼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수·진보를 망라한 교계 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형제 폐지는 정치적인 이슈가 아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은 성경을 근거로 한 것'이다."

월리스는 사형 제도를 용납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로 그것이 인종차별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점을 꼽았다. 범죄의 악함 정도로 사형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종 문제가 주요 선정 기준이 된다고 했다.

"사형수가 사형장으로 향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종이다. 게다가 정신적으로 온전하지 못하다고 판정을 받은 사람들도 전문가의 마지막 검증을 거치지 않고 임의로 사형을 집행한다. 이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다. 현재 미국의 사형제는 가장 악한 사람을 징벌하는 제도가 아니라 사회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을 목표로 한다."

사형제 폐지 운동가들은 사형 제도가 폐지되면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1976년 이래 149명의 사형수들이 집행 직전에 무죄라고 밝혀졌다. 월리스는 이외에도 얼마나 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는지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실 것이라고 했다.

현재도 텍사스·플로리다·오클라호마 주를 비롯한 32개 주는 사형 집행을 허락하고 있다. 2014년에만 해도 11월까지 총 32명이 사형장에서 생을 마감했다. '강력한 9000만' 캠페인은 이들 주를 상대로 일대일 설득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통해 기도문을 나누고 사형 제도의 문제점을 교육하며, 반대 서명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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