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언론회(유만석 대표)는 영화 '쿼바디스'가 반교회적이고, 반기독교적인 다큐 영화라고 했다.

한국교회언론회(언론회·유만석 대표)가 12월 10일 개봉한 영화 '쿼바디스'(김재환 감독)의 상영을 막기 위해 애를 쓴 사실이 드러났다. 언론회는 영화관에 상영 중지를 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교단 총회에도 공문을 보내 '쿼바디스' 상영 중지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영화가 한국교회를 비난해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게 만든다는 이유다. 공문에는 롯데시네마·메가박스·CGV 등 상영관 주소도 적혀 있다. 교단이 교회로 전달한 공문이 외부로 알려졌다. 

'쿼바디스'는 시사회 때부터 상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영관이 갑자기 바뀌거나 취소되는 일이 있었다.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하는 교회들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 언론회가 교단에 보낸 공문을 보면 "이미 본회는 영화관에 상영을 중지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쓰여 있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도 초상권과 명예훼손 등을 들어 소송하겠다고 압박했다. 곳곳에서 장애물을 만난 것이다. (관련 기사: 오정현 목사가 소송 협박으로 막으려 한 영화)

영화는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라는 메인 카피를 내걸고, 3000억 원대의 호화 예배당 건축·목회자 횡령·억대 전별금·교회 세습·성추행 목사의 교회 개척 등의 문제를 다뤘다. 모두 드러난 사실에 근거했다.

언론회 심만섭 사무국장은 <뉴스앤조이> 기자에게,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영화로 상영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할 문제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 줘 전체 교회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교회 문제를 상업 목적의 영화 소재로 쓴 것도 문제라고 했다. 교단들이 이런 영화가 개봉하는지 잘 모르니 알려 주고, 알아서 대처하라고 말하기 위해 공문을 발송했다고 했다.

강문대 변호사(법률 사무소 로그)는 언론회의 공문 자체를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봤다. 명예훼손 혹은 업무방해에 해당할 여지는 있지만, 영화 상영을 찬성하는 측과 마찬가지로 반대하는 의견 표명 정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제 불매운동으로 이어졌을 때라고 했다. 김재환 감독은 언론회가 공문을 보낸 사실이 드러난 마당에, 영화관 측에서 상영관 수를 줄인다면 압력에 굴복하는 셈이 된다고 했다.

본의 아니게 '노이즈 마케팅'이 된 것일까. 영화는 예상보다 관람객들이 많은 편이다. 개봉 첫 주 토요일, 압구정에 있는 한 멀티플렉스에서 두 번의 상영 시간이 모두 매진됐다. 특히 교회를 안 다니는 비신자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영화를 본 비기독교인들에게 김재환 감독은 "전에는 교회 안에 자성의 목소리가 있는 줄 몰랐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쿼바디스'가 기독교인들이 불편해할 영화가 아니라고 말했다. 영화를 통해 문제를 드러냄으로써 한국교회가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관련 기사: [단독] "'쿼바디스' 상영 말라"…기독교계 '조직적 압박' 드러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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