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신보> 김만규 씨는 작년 7월 <뉴스앤조이>·<마르투스> 김종희 대표에게 총 2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인격권 침해, 공정거래법 위반 등 온갖 혐의를 씌웠지만, 단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마르투스 구권효

지난해 7월 <뉴스앤조이>·<마르투스> 김종희 대표는 2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당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을 무대로 활동하는 <기독신보> 발행인 김만규 씨가 소송을 걸었다. 김 대표가 자신을 악의적으로 비방했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소송 폭탄 맞은 <마르투스>와 <뉴스앤조이>)

김 대표는 작년에 김 씨에 대한 글을 몇 편 썼다. 김 씨가 운영하는 <기독신보>가, 말로는 예장합동 정론지를 표방하면서 예장합동이 이단으로 규정한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와 다락방 류광수 목사를 옹호하는 기사와 광고를 수시로 게재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지적했다. <기독신보>에 명백하게 기사와 광고가 나와 있는데도, 김 씨는 이를 두고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결과는 기각. 법원은 올해 4월, 김종희 대표가 허위 사실을 쓰지 않았고 김 씨나 <기독신보>의 명예를 훼손하지도 않았다고 판결했다. <마르투스> 광고를 목적으로 경쟁사를 깎아 내렸다는 주장도 이유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외에도 김 씨가 제기한 혐의, △인격권 침해 △업무 방해 등은 하나도 인정되지 않았다.

김 씨는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소송을 제기할 때와 마찬가지로 온갖 죄목을 갖다 붙였다. 그런데 손해배상 금액은 당초 2억 원에서 1/10인 2000만 원으로 대폭 내렸다. 2억 원도 손해배상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지만, <기독신보>와 김 씨의 위상 재고를 위해 형식적인 금액으로 조정했다는 이유를 댔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12월 1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왜곡·편파 보도로 법정 구속까지…3개월 만에 신문 재개, 평강제일교회·다락방 기사·광고 게재

김만규 씨는 교계에서 아주 유명하지는 않지만, 예장합동 총회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식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그의 이름을 한 번씩은 들어 봤을 것이다. 김 씨는 현재 80세가 넘은 고령임에도 <기독신보> 발행인으로 총회 회관을 활보한다. 문제는 그가 상습적으로 교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예장합동 83·84·85·95회 총회에서 제재 조치를 당한 바 있다는 것이다. 총회를 자주 드나드는 목사·장로들과 총회 직원들은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제지하지 않는다.

그는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예장합동이 이단으로 규정한 다락방 류광수 목사와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를 한기총이 작년 이단에서 해제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기독신보>에는 평강제일교회와 다락방 소속 교회들의 광고가 많았다.

김만규 씨를 쉬쉬하던 교단 목사·장로들도 이단 문제에 있어서는 좌시하지 않았다. 지난 9월 예장합동 99회 총회는 김 씨를 시벌하라고 그가 소속한 삼산노회(구 서북노회)에 지시했다. 그러나 삼산노회는 김 씨가 은퇴 목사여서 노회 명부에도 존재하지 않아 딱히 벌을 줄 수도 없다며 난감해했다. 노회 목사 중에는 그가 벌써 노회에서 제명당한 줄 아는 사람도 있었다.

김만규 씨의 왜곡·편파 보도와 그로 인한 소송 이력은 도를 넘어섰다. 일례로 그는 지난 8월 말 법정 구속됐다. 작년 3월,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총신대학교 리모델링 공사와 교원 임용에 비리가 있다는 식으로 기사를 써, 총신대 이사회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작년 8월에는 총신대 김영우 이사장이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고소했는데, 김 이사장이 무고로 맞고소했다. 두 건이 병합돼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바로 수감된 것이다.

10월 8일, 김 씨는 보석으로 40일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했다. 10월 31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그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판사는 "그동안 동종 범죄(명예훼손)가 많다는 것은 인정하나, 이미 40일 구속된 점, 고령인 점, 피해자들을 위해 공탁금 1000만 원을 낸 점을 고려해 감형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환자복을 입고 한쪽에는 지팡이, 다른 한쪽은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공판에 출석했다.

▲ 11월 20일 자 <기독신보> 5면. 법정 구속 후 40일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김만규 씨는 3개월 만에 다시 신문을 내놨다. 여전히 예장합동이 이단으로 규정한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와 다락방 류광수 목사를 옹호하는 기사가 실렸다. 수감 생활은 또 하나의 기사거리가 됐다. (<기독신보> 갈무리)

풀려난 김만규 씨는 다시 신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도 예장합동을 비롯한 취재처를 활보하고 있다. 평강제일교회·다락방을 두둔하는 것도 여전하다. 3개월 만에 출간된 11월 20일 자 <기독신보>에는 박윤식·류광수 목사가 이단이 아니라는 내용의 기사가 게재됐다. 전도관·통일교 출신 박윤식 목사는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와 다른 사람, 동명이인이었다는 내용과, 예장합동 부산노회가 류광수 목사를 베뢰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면직했지만 사실 류 목사는 베뢰아와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11월 10~11일 열린 박윤식 목사의 '구속사 시리즈' 관련 영남 지역 모임에 예장합동 전 총회장 김동권·김용실·서정배 목사가 참석했다는 기사도 있었다. 김만규 씨는 이 세 목사가 구속사 시리즈를 칭찬하고 박윤식 목사를 오해하고 있었다는 식으로 기사를 썼다. 그러나 김동권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친분이 있는 목사가 오라고 해서 무슨 모임인지도 모르고 참석했다.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박윤식 목사와 관련한 모임인 줄 알았으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박 목사나 구속사 시리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기독신보>에는 구속사 시리즈 세미나와 평강제일교회의 입장 발표문이 광고 형식으로 실렸다. 한편, 총신대와의 소송으로 법정 구속된 일은 김 씨에게 또 하나의 기사거리가 됐다. 

▲ <기독신보> 11월 20일 자에는, 평강제일교회의 입장 발표문(사진 위)이 3면 하단에, 박윤식 목사가 쓴 구속사 시리즈 세미나 광고가 8면 하단에 실렸다. (<기독신보> 갈무리)

구권효 / <마르투스>·<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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