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중앙교회(이준경 목사)는 99년 지금 있는 사정동으로 이사 오면서 교회를 건축했다. 대지 5295평, 연면적 1238평으로 군산 지역 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였다. 출석하는 교인들이 한때는 수백 명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장로들의 담임목사 해임으로 교회가 내홍을 겪으면서 90여 명의 교인들만 예배에 출석한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예장합동 군산동노회에 속한 군산중앙교회 시무장로 7명 중에 6명이 따로 모여서 담임목사를 쫓아내기로 결의했다. 교회 직분자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목사와 장로들 사이에서 드러난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노회도 이들의 결의대로 처리해 주었다. 그러자 교인들이 들고 일어섰다.

군산중앙교회 장로 6명은, 지난 8월 22일 당회장인 이준경 목사와 당회 서기 장로를 뺀 채, 임시당회를 열어 담임목사 해임을 노회에 청원하기로 결의했다.

목사 해임 사유로 △공동의회를 의도적으로 파행시킨 점 △청빙 시 이력서를 허위로 기재한 점 △무임권사를 절차 없이 시무권사로 포함시킨 점 △강성 목회, 편파 목회 등으로 교회를 혼란스럽게 한 점 등을 들었다.

기자는 담임목사 해임 이유를 자세히 알기 위해 심 아무개 선임장로와 윤 아무개, 배 아무개 은퇴장로를 함께 만났다. 심 장로는, 목사가 공동의회를 연기한 것이 이번 일의 발단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담임목사가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 집사들과 사전에 모의해 공동의회를 파행으로 몰았다"고 했다.

군산중앙교회는 지난 6월 15일 장로 및 집사 선거를 위해 공동의회를 열었다. 일부 집사들이 이번 선거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당회가 아니라 선거대책관리위원회(선대위·위원장 심 아무개 장로)가 장로 후보를 선정했다는 것이다. 총회 헌법 13장 1조에 따르면, 장로 후보는 당회가 추천할 수 있다. 따라서 목사 및 시무장로와 은퇴장로로 구성된 선대위의 공천은 불법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 이준경 목사는 지난 2010년 군산중앙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부임 초기에는 선임장로 측과 관계가 좋았다. 하지만 부임 5년째인 올해, 선임장로 측에 의해 해임되었다. 공동의회 파행 등 불법을 저질렀다는 이유였다. 이 목사는 선임장로가 당회를 장악하기 위해 자신을 해임시킨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준경 목사는 일부 집사들의 주장을 수용해 공동의회를 연기했다. 이 목사는 "일부 집사들과 사전에 모의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선대위가 후보를 공천하는 것은 불법성이 있다고 선대위 회의 때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심 장로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선대위가 '확대 당회'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후보를 공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대위가 당회의 결의를 통해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했다.

선대위의 명칭과 구성을 정한 5월 25일 선대위 회의록을 보면, 선대위가 '확대 당회'의 성격을 갖는다거나 '전권'을 위임받는다는 표현은 없다. 다만, 심 장로가 "(선대위) 구성은 선거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를 집행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심 장로가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된 구절이다.

하지만 당시 이 목사는 회의 때 '전권'을 위임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 목사는 "선거와 방안이 정해지면 최종적으로 당회를 거쳐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은 회의록에 기록되어 있다.

선대위가 공천하는 것과 당회가 공천하는 것의 차이도 있겠지만, 선대위가 후보자를 좁게 공천한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교회는 이번 공동의회에서 장로 5명을 선출할 계획이었다. 16명의 안수집사 중 9명이 장로 후보가 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선거를 나흘 앞둔 6월 11일 선대위 3차 회의 때, 담임목사와 장로들은 후보 공천 방법을 놓고 대립했다.

이 목사는 9명 전원을 후보로 올려놓고 그중에서 5명을 뽑자고 했다. 하지만 대다수 장로는 선대위에서 5명을 선정하고, 공동의회 때에는 공천자들만 놓고 표결에 부치자고 했다. 선대위의 이러한 공천은 불법이라고 주장한 이 목사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회의 자리를 빠져나왔다.

6월 12일 4차 회의를 연 장로들은 이 목사에게 참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후보 선정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고 불참 사유서를 선대위에 제출했다. 결국 선대위는 담임목사 없이 5명의 장로 후보와 7명의 안수집사 후보를 무기명투표로 선출했다.

당회가 아니라 선대위가 후보를 뽑으려고 한 이유에 대해 심 아무개 장로는 후보를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이 목사의 해석은 다르다. 장로들이 내년에 당회에서 입지가 줄어들 것을 대비해 자기 쪽 사람을 세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담임목사를 해임시키려는 6명의 장로 중 3명이 내년에 은퇴한다. 당회원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다.

군산동노회 임원정치부(임원회+정치부)는 군산중앙교회 장로들이 해임 청원서를 제출하자 조사처리위원회(위원장 최해권 목사)를 구성했다. 조사처리위원회는 4주 동안 장로들이 제기한 해임 사유의 진위 여부를 조사했고, 10월 8일 임원정치부에 "해임 청원 사유가 법적으로 합당하다"고 보고했다. 이후 군산동노회 임원정치부는 10월 11일 이준경 목사의 담임목사(당회장) 해임을 결정, 18일 배병구 노회장을 임시당회장으로 파견했다.

이 목사는 노회가 다시 판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담임목사 해임 결정 및 통보에 대한 재고' 안을 헌의안으로 제출했다. 당회장 없이 결의한 시무장로들의 해임 청원은 불법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목사 해임 건은 중대한 사항이기 때문에 임원정치부가 심의 후 노회에 '보고'해야 하는데, 정기노회를 일주일 앞두고 먼저 처리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해임에 대한 재고는 다뤄지지 않았다. 10월 21일 정기노회에서 배병구 노회장은 이 목사 해임 건을 포함한 임원정치부의 보고를 수락하고 이 목사의 헌의안은 임원정치부에 위임하기로 한 뒤 폐회를 선언했다. 번복은 없었다. 이 목사는 총회에 소원을 제기했다.

이 목사는 심 아무개 장로가 노회에서 수십 년 넘게 활동해 왔고 현재 임원정치부원이기 때문에 노회가 이들의 손을 들어준 거라고 했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지난 11월 21일 심 장로를 만날 때에도 노회 서기 장 아무개 목사와 조사처리위원회 서기 임 아무개 목사가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심 장로를 두둔했다. 이날 심 장로는 기자에게 취재하느라 수고했다며 현금 50만 원이 담긴 봉투를 건넸다. 기자는 다음 날 교회에 가서 사무간사를 통해 촌지를 반납했다.

▲ 군산중앙교회 입구에는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라는 말씀이 새겨진 비석이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군산중앙교회는 현재 담임목사를 지지하는 교인과 심 장로 측 교인들이 갈등 중이다. 10월에는 서로 강단을 점거하기 위해 두 차례 몸싸움을 일으켰다. 일부 집사는 주일마다 해임이 불법이라고 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장로들은 11월 5일 담임목사와 일부 집사에 대한 출입금지가처분을 전주지방법원에 신청하고, 교회에 8대의 CCTV를 설치했다.

담임목사 측에 한 교인은 "사실 우리는 담임목사를 지지하는 게 아니다. 장로들이 걸핏하면 담임목사를 쫓아내기 때문에 그러한 부정에 반발하는 것"이라고 했다. 1대와 2대 목사를 제외한 나머지 담임목사들은 평균 시무 기간이 약 6년에 불과하다. 정년을 채워서 나간 사람은 없다. 11월 17일부로 해임된 제6대 이준경 목사는 올해로 5년째다.

갈등으로 피해를 입는 건 군산중앙교회 교인들이다. 3분의 2가 교회를 떠나 현재 90여 명이 출석한다. 대부분 담임목사를 해임한 시무장로 6명과 은퇴장로 6명의 일가, 그리고 담임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의 가족이다. 군산 지역에서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한다던 군산중앙교회는 점점 빈자리가 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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