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3회 교회협 총회가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라는 주제로 강남교회(전병금 목사)에서 열렸다.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이슈는 김영주 총무(사진 맨 오른쪽)의 중임 여부였다. 김 총무는 무기명투표 끝에 총무로 선임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김영주 총무가 중임에 성공했다. 교회협은 11월 24일 강남교회(전병금 목사)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무기명투표를 거쳐 김 목사를 총무로 선임했다. 총회 대의원 146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116명이 총무 선임을 찬성했다. 반대는 27표에 그쳤다.

그동안 교회협은 실행위원회에서 선출된 총무를, 총회에서 박수로 추대해 왔다. 그러나 예장통합(정영택 총회장)이 법대로 뽑아야 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감리회·기장·성공회·구세군·기하성 등 7개 회원 교단은, 박수로 총무를 추대하자고 맞섰다. 회의를 진행한 박종덕 회장도 "꼭 투표로 가야겠느냐"면서 박수 추대에 힘을 실었다. 예장통합 측은 즉각 반발했다. 우영수 목사는 전체 회원의 의사를 물어 총무를 선임하는 게 맞다면서 박수로 추대하자는 의견은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고 말했다.

▲ 총무 선임 문제를 놓고 교회협은 양분됐다. 예장통합은 무기명투표와 재적 과반을 제시한 반면, 다른 회원 교단들은 박수 추대와 출석 과반 안건을 제시하며 맞섰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 측의 반발에 비판이 쏟아졌다. 구세군 임헌택 사관은 "예장통합 출신이 총무가 됐어도 이렇게까지 (반대)했을지 의문이다. 40년간 지켜봐 왔는데 오늘 같은 상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감리회 박경양 목사도 교회협 90년 역사상 총회에서 투표를 한 적 있느냐면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예장통합 정영택 총회장은 "우리가 몽니 부르는 것처럼 봐 주니 참 미안하고 감사하다. 예장통합은 물러가겠다"면서 같은 교단 소속 대의원들과 함께 집단 퇴장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은 반격에 나섰다. 변창배 목사는 "1994년 열린 총회에서 김동완 목사가 투표를 거쳐 총무에 선출된 관례가 있다. 규정에 따라 총무를 선출하자"고 했다. 이에 성공회 김근상 주교는 1994년 투표로 총무를 선출한 것은 관례가 아닌 전례일 뿐이라고 했다. 예장통합 좌석에서는 "말장난하느냐"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김 주교는 차라리 예장통합의 요구를 전부 받아들여 논란을 마무리하자고 했다. 그쪽의 주장처럼, 무기명투표와 함께 재적의 과반을 적용해 총무를 선임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투표 결과에 예장통합은 더는 문제 삼지 말고, 믿음으로 따라 줘야 한다고 했다.

승강이는 예장통합의 집단 퇴장으로 마무리됐다. 정영택 총회장은 "우리가 몽니 부르는 것처럼 봐 주니 참 미안하고 감사하다. 예장통합은 물러가겠다"면서 20여 명의 총회 대의원들과 함께 회의장을 떠났다. 박종덕 회장이 즉각 정회를 선포하고 중재에 나섰지만, 붙잡지 못했다.

회의는 30분 뒤 재개했다. 남은 회원 교단들은, 재적 과반이 아닌 출석 회원의 과반을 적용해 총무를 선임하기로 했다. 투표는 예배당 안에서 진행됐고, 현 총무인 김 목사를 신임 총무로 선임했다. 교회협은 예장통합 측이 집단으로 퇴장한 것과 관련해, 임원회가 즉각 대응하기로 결의하고 폐회했다.

한편, 교회협 회장에는 황용대 총회장(기장)이 선임됐다. 부회장은 정영택 총회장(예장통합), 전용재 감독회장(감리회), 이영훈 총회장(기하성 여의도), 함동근 총회장(기하성 서대문), 김근상 주교(성공회) 등이 선임됐다.

▲ 예장통합이 의견 충돌로 집단 퇴장한 것과 관련해, 교회협 박종덕 회장이 중재에 나섰다. 김근상 주교, 예장통합 이홍정 사무총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 총무 선임은 예장통합이 요청한 대로 무기명투표로 진행됐다. 김영주 총무는 146표 중 116표를 얻어 정식 총무가 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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