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가 소박하게 임직식을 하고 있는 교회를 소개했습니다. 직분을 맡는 교인들에게 돈과 기증품 등의 부담을 주지 않고, 손님을 대접하는 식사 비용은 그분들이 합리적으로 나눠 부담하게 하거나 아예 공식적인 식사를 없앤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사 끝에는 비슷한 사례를 기고하거나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관련 기사: 장로 되시나요? 적금 깨야겠네요!)

기사에 댓글이 달렸습니다. 제주도의 교회 세 군데가 낮 11시 예배 때 임직식을 한다고 합니다. 주일 낮 예배에 겸하여 식을 하기 때문에 외부 손님도 없고 불필요한 돈이 들지 않습니다. 헌금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최근 한림교회(김효근 목사), 납읍교회(박재홍 목사)가 그리했고, 사랑하는교회(서성환 목사)는 다음 주일(11월 23일)에 임직식을 합니다.

제보도 있었습니다. 예장통합에 속한 염광교회는 1996년부터 임직자들이 부담금을 내거나 돈을 모아 기념품을 하는 것, 담임목사에게 선물하는 것을 금해 왔습니다. 감사 헌금은 할 수 있습니다. 이름과 액수를 밝히지 않아야 합니다. 교회가 오히려 임직자들에게 선물을 하고 기념품 준비도 했다고 합니다.

예장합신 세움교회와 이 교회가 속한 노회는 정요석 목사가 소개했습니다. 노회는 목사 안수식을 하면서 설교자나 안수위원들에게 사례비를 주지 않습니다. 장로·권사·안수집사 임직을 할 때는 일체의 비용을 교회가 지불합니다. (관련 기사: 목사 안수와 제직 임직에 돈 안 받는 노회와 교회)

계속해서 바람직한 임직식 문화를 만들어 가는 교회를 찾습니다. 자기 교회이든 다른 교회이든, 내용을 잘 아시는 분은 직접 기고해 주시거나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메일 newsnjoy@newsnjoy.or.kr, 페이스북 메시지 facebook.com/newsnjoy, <뉴스앤조이> 제보 게시판 이용 가능)

아래 본문은 미국에 있는 와싱톤한인교회가 직분자를 공천하고 임직하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담은 문서입니다. 교회는 임직자들에게 낮아지는 섬김의 정신을 강조하고, 직분에 따르는 신앙적 결단과 도약 외에는 다른 것들을 일체 요구하지 않습니다. 임직과 관련해 담임목사에게 사례하거나 직분자 전체 이름으로 교회에 선물해서도 안 됩니다. - 편집자 주


와싱톤한인교회의 직분자 공천과 임직 과정

▲ 미국에 있는 와싱톤한인교회는 임직자들에게 낮아지는 섬김의 정신을 강조하고, 직분에 따르는 신앙적 결단과 도약 외에는 다른 것들을 일체 요구하지 않는다. 한편, 직분자 공천 과정에서는 담임목사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투표할 때에는 담임목사 역시 한 표밖에는 행사할 수 없다. (사진 제공 와싱톤한인교회)

1. 공천 과정

7월경에 '평신도직분공천위원회'(공천위) 구성
공천위는 담임목사, 부목사 1인, 평신도 대표, 합동 임원장, 장로 대표 3인, 권사 대표 3인으로 구성
3~4차례 위원회가 모여서 자격 요건(집사: 세례 이후 2년, 권사: 집사 이후 5년, 장로: 권사 이후 5년)을 갖춘 사람들을 대상으로 논의하여 공천한다.
전체 명단을 두고 각 위원이 기도 중에 후보자 이름을 적어 내어 전체 후보자 풀을 만든다.
풀에 오른 사람들을 두고 위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다시 투표를 한다.
다득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시 의견을 나눈다.
좀 더 세밀하게 후보자의 신앙생활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그런 다음 최종 투표를 한다. 최종 투표에서는 1에서 10까지의 스케일로 각 위원이 점수를 주고 평균을 산출한다.
평균 8점 이상을 받은 사람은 천거 대상이 된다.
6점 미만을 받은 사람은 탈락한다.
6점 이상, 8점 미만의 점수를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다시 한 번 투표한다. 이번에는 OX로 표기한다.
장로 후보는 X표가 두 개 이상 나오면 탈락하고, 권사 후보는 세 개 이상 나오면 탈락한다.
집사 후보는 최종 투표 단계로 끝낸다.

2. 공천 이후

공천된 대상자들에게 수락 여부를 묻는 편지를 보낸다.
사양하는 사람들은 한 해 더 기회를 준다.
수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4주의 임원 교육을 실시한다.
권사와 장로 후보는 감리교 지방회에서 실시하는 시험과 면접을 거친다.

▲ 장로 취임의 과정. 장로 안수례와 세족례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장로 후보자는 이 예식을 행하면서 울기도 한다. 직분이 커질수록 더 많이 낮아지고 더 많이 섬기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모든 교인들에게 전달된다. (사진 제공 와싱톤한인교회)

3. 임명 및 취임

1) 집사 임명
1월 셋째 주일 예배에서 임명 예배를 가진다.
회중 앞에 나와 예식서에 따라 서약하게 한다.
예식이 끝나면 권사/장로들이 나와 손에 수건을 걸어 준다.
회중은 축복의 박수를 보낸다.

2) 권사 취임
1월 넷째 주일 예배에서 취임 예배를 가진다.
회중 앞에 나와 예식서에 따라 서약하게 한다.
예식이 끝나면 장로들이 나와 손에 수건을 걸어 준다.
회중은 축복의 박수를 보낸다.

3) 장로 취임
1월 넷째 주일 예배에서 취임 예배를 가진다.
회중 앞에 나와 예식서에 따라 서약하게 한다.
감리사와 담임목사가 안수례를 행한다.
어린아이를 강단에 앉히고 안수받는 장로가 발을 씻긴다.
다 마치고 회중 앞에 서면 선배 장로가 팔에 수건을 걸어 주고 꽃다발을 전달한다.

▲ 임직 예식 후에 팔에 수건을 걸어 주는 전통은 섬김의 정신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샤워 수건의 한 끝에는 교회 이름을 새기고, 다른 한 끝에는 '사귐의 은총, 섬김의 영광'이라는 글씨를 새겼다. 임직자들을 소개할 때마다 "임원은 섬기는 종입니다. 여기, 여러분을 섬기는 종들이 있습니다"라고 소개한다. (사진 제공 와싱톤한인교회)

* 특징

1. 직분자 공천 과정에서 목회자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투표 과정에서는 한 표의 힘만을 행사한다. 목회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공천 과정이 투명하기 때문에 교인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2. 직분자에게는 교육 과정 중에 신앙적인 결단과 도약을 하도록 도전한다. 그 외에는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는다. 감사 헌금을 드리는 것은 개인의 결단에 맡긴다. 담임목사는 이와 관련하여 그 어떤 선물도 사양한다. 직분자 전체의 이름으로 교회에 드리는 선물도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각자의 신앙적 선택에 맡긴다.

3. 임직 및 취임 예식에서 강조하는 것은, 낮아져서 섬기는 정신이다. 그래서 예식 후에 팔에 수건을 걸어 주는 전통을 세웠다. 샤워 수건의 한 끝에는 교회 이름을 새기고, 다른 한 끝에는 '사귐의 은총, 섬김의 영광'이라는 글씨를 새겼다. 임직자들을 소개할 때마다 "임원은 섬기는 종입니다. 여기, 여러분을 섬기는 종들이 있습니다"라고 소개한다.

4. 장로 안수례와 세족례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장로 후보자는 이 예식을 행하면서 울기도 한다. 직분이 커질수록 더 많이 낮아지고 더 많이 섬기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모든 교인들에게 전달된다.

5. 예식에는 교회가 준비한 꽃다발 하나만을 허락한다. 최대한 절제된 예식을 통해 임직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영봉 / 와싱톤한인교회 담임목사·목회멘토링사역원 원장, <가장 위험한 기도, 주기도>·<사귐의 기도> 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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