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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성애자도 교인' vs 한국 '무조건 반대'
한국 성 소수자 차별은 10년 전 모습 그대로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4.11.14 18:02

미국 교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일들을 발굴해서 전달하고 있다. 미국 언론을 살펴보면 매일 같이 동성 결혼과 관련한 기사들이 올라온다. 엊그제는 동성 결혼이 10개 주에서 허용되었다는 기사. 오늘은 다른 4개 주가 금지한다는 기사. 또 다음 날엔 어떤 기사가 나올지 모른다. 관련 기사가 많다 보니 일주일에 하나씩은 동성애 또는 성 소수자(LGBT) 관련 기사를 작성했다. 얼마 전에는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도 받았다. "일부러 동성애 이슈만 골라서 보도하는 것 아닙니까?"

   
11월 12일, 미국연방법원 판사 리처드 거걸(Richard Gergel)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그는 동성 결혼을 금지하고 있던 주 정부에게 시정 명령을 내렸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살고 있는 동성 커플들은 원하면 11월 20일부터 결혼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크리스천포스트> 갈무리)

동성애 관련 기사는 어떤 방향으로 작성하든 독자들에게 불편한 이야기다. 욕을 먹는 횟수도 가장 많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동성애 이슈만 골라서 작성을 할 이유는 없다. 기사로 자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시대에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라는 소리다. 동성애자의 결혼과 인권 문제가 그렇다. 이 문제를 빼고서는 미국에서 차별금지법과 '종교의 자유', 그리고 지난 11월 4일 있었던 중간 선거 결과를 논할 수 없다.

동성 결혼 합법화 추세에 발맞추는 미국 교단

미국에서는 개인의 성적 지향을 더 이상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동성애자는 비정상이니 정상인으로 만들어야 한다던 동성애 전향 치료도 교계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가장 보수적인 교단으로 알려진 남침례교(SBC)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관련 기사: "성적 지향 바꿀 수 없다" 말한 남침례교 콘퍼런스)

미국 대부분의 교단에서 동성애자를 교인으로 인정한다. 미국장로교단(PCUSA)의 친동성애 정책에 반기를 든 교회들이 만든 복음주의장로교언약회(ECO) 정도가 동성애자를 받아 주지 않는다. 프랑스 개혁교회와 영국성공회도 이미 오래전부터 동성애자를 교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동성애자 본인이 원한다면 교회에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

   
미국장로교단(PCUSA)은 2012년 4월 15일 케이티 릭스(Katie Ricks)를 목사로 안수했다. 미국장로교단이 안수한 첫 레즈비언 목사다. 그녀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주 화해의교회(Church of Reconciliation)에서 목회하고 있다. (<채플힐매거진> 갈무리)

동성애자 중에도 분명 목사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모든 교단은 아니지만 일부 교단은 동성애자도 목사가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 목사직을 수행하는데 성적 지향을 문제 삼지 않는다. 현재 미국에서 동성애자가 목사로 안수받을 수 있는 곳은 성공회·루터교·PCUSA·UCC 등이다. 그러나 남침례교를 비롯한 오순절파 등 정통 복음주의를 자처하는 교단에서는 동성애자 목사님은 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다.

기독교인 동성 커플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까. 이때는 소속 교단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진보적인 교단인 연합그리스도교회(UCC)는 70년대부터 동성 커플의 결혼을 허락해 왔다. 그냥 예배당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다. 교단 소속 목사가 결혼의 주례를 보고 축복해 준다.

사실 동성혼 인정 여부는 아직도 논란이 치열한 부분이다. 연합감리교(UMC)는 공식적으로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다. UMC의 프랭크 쉐퍼(Frank Schaefer) 목사는 동성애자인 아들의 동성 결혼을 주례했다는 이유로 면직과 복직을 반복하다 지난달 최종 복직 판결을 받았다.

   
연합감리교(UMC) 소속 프랭크 쉐퍼(Frank Schaefer) 목사. 교단은 그가 2007년, 동성애자인 아들의 결혼식 주례를 봤다는 이유로 면직 처분을 내렸다. 그후 지역위원회, 사법위원회를 거치면서 복직과 면직 처분을 번갈아 받았다. 최종적으로 지난 10월 27일 교단의 최고 재판부는 그의 복직을 확정했다. (연합감리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PCUSA는 지난 6월에 열린 총회에서 결혼의 정의를 바꾸기로 결의했다. 교단 헌법이 명시한 결혼의 정의를 '남'과 '여' 사이에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닌 '두 사람' 사이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 결의안은 현재 각 지역 노회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PCUSA에 소속된 한인 교회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2/3 이상의 찬성이 모이면 내년 총회에서 정식으로 교단 헌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남침례교와 같이 결혼은 성경에 나온 대로 '남'과 '여'의 결합이라는 관점을 고수하는 교단들도 많이 있다. 한 예로 미국 메노나이트 교단은 은퇴한 96세의 체스터 웽거(Chester Wenger) 목사의 목사직을 박탈했다. 동성애자 아들의 결혼을 주례했는데, 이는 교단 헌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팀 켈러, "이성애자라고 천국 가는 것 아니다"

미국의 복음주의자 가운데도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팀 켈러(Tim Keller)는 현재 미국에서 주목받는 복음주의자다. 그는 장로교 중에서도 보수 성향이 짙은 미국장로교(PCA) 소속이다. 켈러는 2011년 베리타스 포럼에서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의 견해는 현재 미국 교계에서 동성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 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켈러는 "동성애는 죄인가"라는 물음에 확실하게 "YES"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흔히 교회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동성애자는 지옥에 가느냐는 물음에 "이성애자라고 다 천국에 가는 것도 아니다. 그건 내가 확실히 알고 있다"라고 대답한다. 켈러는 지옥에 갈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으며 남을 정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일부 교회들이 동성애는 죄라고 언급한 성경 구절을 아예 무시하고 성 소수자들을 사랑하는 데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다. 또 보수적인 교회가 타 종교나 사회적 약자를 사랑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성 소수자에게는 다른 잣대를 들이밀며 그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국교회, 강산이 바뀌어도 '동성애는 죄'

미국 교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이 한국교회에는 낯설게 느껴진다. 한국에서 동성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집단이 개신교이기 때문이다. 차별금지법‧학생인권조례도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그때마다 격렬하게 반대했다. 최근에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발의한 인권교육지원법도 이들의 지속적인 반대 청원으로 결국 철회되었다.

   
▲ 교계 단체는, 동성애를 '조장'하는 인권교육지원법안을 발의했다며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SNS 메시지로 유승민 의원의 홈페이지와 국회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남기는 법을 퍼 날랐다. 결국 유승민 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폐기했다. (유승민 의원 홈페이지 갈무리)

교계의 거침없는 동성애자 비판 발언으로 한 동성애자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도 있었다. 벌써 10년 전의 일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는 2003년 3월 "동성애로 성 문화가 타락했던 소돔과 고모라는 하나님의 진노로 유황불 심판으로 망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성명을 발표했다. 육우당이라는 아호를 쓰는 동성애자 인권 활동가는 이 성명을 접하고 보수적인 한국 기독교계를 원망하며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관련 기사: 우리가 그들을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육우당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법을 택하면서, 자신의 죽음이 보수적인 한국 기독교에 경종을 울리길 바랐다. 아쉽게도 11년이 지난 지금, 한국 교계는 그때의 모습 그대로다. 여전히 대부분의 교회가 동성애자들을 핍박한다. 교회는 사회의 약자를 도와야 한다고 외치지만 늘 성 소수자는 제외한다. 한국 교단들이 동성애를 심도 있게 논의한 적은 별로 없다.

교단 총회에서도 동성애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 미국 교단의 동성 결혼 허용 움직임에 항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교단도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정영택 총회장) 측은 지난 9월 열린 99회 총회에서, PCUSA가 동성애자 목사 안수와 동성 결혼 허락 방침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관련 기사: [통합8] 미국장로교회에 '동성 결혼·주례' 재고 요청)

무조건 동성애 반대만 외칠 수는 없어

   
성북구청은 청소년 동성애자 상담센터를 만들기 위해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자 성북구를사랑하는시민연대·성북구교구협의회·성북교경협의회·종암교경협의회는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이 정책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아 성북구청에 전달했다. ('성북구를 사랑하는 시민연대' 블로그 갈무리)

한국 교계는 동성애라는 단어만 나오면 반사적으로 '무조건 반대'를 외친다. '게이' 혹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나 길거리를 전전하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쉼터를 만드는 일도, 교회는 교인들을 동원해 반대하는 데 앞장선다. 팀 켈러는 기독교인이라면 자신이 속한 곳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한다고 말한다. 힌두교도·이슬람교도·장애인·동성애자·이성애자 상관없이 말이다.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에 함께 살고 있는 동성애자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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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 김인숙 2014-11-18 23:39:14

    뉴스앤조이 이런 곳이였나요? 지금까지 신뢰했던 사이트였는데 혼동스럽네요...   삭제

    • 김상윤 2014-11-16 04:00:32

      이은혜 기자가 미국과 진보적인 기독교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를 전담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이 뉴스앤조이의 논조라면 염려스럽습니다. 인터넷 기사이니 가끔 자극적인 내용이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때로는 기사의 논조가 너무 한 방향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얼마 전에 "바이블 벨트에서 벌어진 미국판 막장드라마" 같은 기사는 클릭 수를 올리려는 얄팍한 수에 불과해 보입니다. 뉴스앤조이에서 인터넷 포탈이나 찌라시 언론같은 방법을 쓰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이은혜 기자가 동성애 문제를 계속 다루는 것도 본인이 진보적인 동성애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바가 아니라면 클릭수를 높이려는 장삿속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추측도 해 보게 됩니다. 이은혜 기자가 동성애 운동의 논리를 그대로 기사에 반영하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뉴스앤조이가 동성애 문제를 진보적인 입장에서만 기사화하는 것은 뉴스앤조이의 저변을 좁히는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봅니다. 동성애를 받아들이고 찬성하는 교회 치고 찌그러들지 않는 교회가 없습니다. 결혼의 정의를 바꾸려고 하는 PCUSA는 지난 10년간 150만 명의 교인을 잃어서 이제 150만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동성애자들을 어떻게 목회적으로 포용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고 한국 교회가 고민해야 하는 것이지만, 시류에 따라 전통적인 성경 해석을 배제하고 동성애를 받아들여서 한때 주류였으나 이제는 그 자리를 잃어버리는 미국 교단들은 여러가지 면에서-비롯 모든 면에서는 아니더라도-한국 교회의 본보기가 아니라 타산지석입니다. 뉴스앤조이가 단지 진보적인 기독언론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아니라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광장같은 모습을 표방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삭제

      • 김신헌 2014-11-15 14:17:05

        성경에는 여러 군데서 동성애는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장로회를 인용해서 한국에서도 동성애를 허용해야 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 미국 장로회는 지금 탈퇴가 계속되고 있으며 그 재산에 대한 법적 소송으로 난장판이 되어 있습니다. 기자님께 묻습니다. 미국이 허용한다고 해서 성경에 금하는 것을 해야 합니까? 만약 만약에 말입니다. 미국에서 자기 어머니와 성관계를 하고자 하는 성소수자가 있어 그것을 허용했다면 한국에서도 허용해야 할까요? 성경을 뛰어넘는 것은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일 뿐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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