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서 열까지 교회에 제 손이 안 간 곳이 없었기 때문에 처참하게 불타 버린 예배당과 사택을 볼 때마다 눈물만 나더라고요. 제가 한 교회의 리더인데, 저의 부족함 때문에 평안하게 신앙생활을 하던 성도들이 마음의 평온을 잃어버렸잖아요. 성도들을 볼 때마다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뿐이에요…."

전선 누전으로 한 줌의 잿더미가 된 교회

강원도 양양군에는 3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작은 농촌 교회, 양양순복음교회가 있다. 김재호 목사(59)는 27년 전, 지인의 인도로 이곳에 부임하여 사역을 시작했다. 비록 농촌 사역에 처음부터 마음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는 성도들을 보며 김 목사는 마음의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폐허나 다름없었던 교회에 화장실, 서재, 주방 등을 손수 만들며 정성을 다해 섬겼다. 김 목사의 진심이 통했던 걸까, 교회는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온정을 나누는 아름다운 교회로 성장했는데….

그러나 지난 6월 8일에 일어났던 화재 사고는 예배의 터전을 한 줌의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원인은 오래된 전선의 누전. 주일예배를 마치고 권사님 댁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화재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교회로 달려갔을 때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길이 번진 상태였다.

"식사하던 중에 화재 소식을 듣고 당장 교회로 뛰어왔죠. 그랬더니 교회가 완전히 새카만 연기에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거예요. 제가 물 호스를 가지고 불을 끄려고 시도했지만 어림도 없었어요. 그때의 심정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얼마나 마음이 착잡하고 고통스러웠는지…."

순식간에 교회와 사택을 잃어버린 목사

입고 있던 옷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불에 타 버려 당장 오갈 곳이 없어진 김 목사와 장일순 사모(56). 석 달 동안 마을 회관에서 숙식을 해결하다가 최근 지인을 통해 원룸으로 거처를 옮겼다.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필요한 생필품들이 한두 가지가 아닐 터. 낡은 원룸 천장에는 쥐가 다니고, 그리 춥지 않은 날씨에도 수도는 매번 얼지만 부부는 잠을 잘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사택보다 김 목사에게 더 큰 걱정을 안겨 주었던 것은 예배당 문제였다. 사라진 예배당을 대체할 장소를 찾던 김 목사는 결국 시내에 버려진 태권도장을 빌려 예배의 자리를 이어 나갔다. 태권도장은 이전 교회에서 차로 20여 분이나 떨어져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 7, 80대 노인들인 성도들은 차량 봉사가 없으면 교회에 쉽게 갈 수도 없다. 게다가 주택가 한가운데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음이 거의 되지 않아 마음껏 찬양 한 번 드리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마을 회관에서는 잠만 자고 예배드릴 공간이 없어서 석 달 동안 참 힘들게 보냈어요. 당시 집 없이 사는 사람들의 심정을 처음 이해하게 됐어요. 집 없는 설움, 그리고 제대로 예배드릴 수 있는 처소가 없는 목회자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재정 부담으로 철거조차 원활하지 못한 상황

목사와 사모는 새까맣게 타 들어가는 심정을 안고서 매일 화재의 잔재가 남은 교회로 향한다. 천만 원 정도 하는 철거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손수 정리하기 위해서인데… 강추위가 들이닥치기 전에 작업을 끝내야 할 터인데 부부의 힘만으로는 모든 잿더미들을 치우기도 힘든 현실. 상황이 이러니 교회와 사택 복원을 위해 필요한 3억 원의 비용 마련은 꿈도 꿀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김 목사 부부에게는 희망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제가 이러한 상황에서도 성도들 때문에 힘을 잃지 않아요. 화재 이후 며칠 동안 하염없이 눈물만 쏟으며 다녔더니 성도들이 '목사님이 힘을 내셔야 저희들도 힘이 나지요'라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 마음을 바꾸었어요. 비록 크나큰 고난이 있지만 하나님께 위로를 받으며 성도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줘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즐거움을 가지고 사역을 감당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시 모여서 마음껏 예배하고 찬양할 날을 꿈꾸는 목사와 사모. 가슴 아픈 상황 속에서도 주님만 의지하며 믿음을 지키는 이들에게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후원은 큰 힘이 될 것이다.

양양순복음교회의 안타까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를 통해 오는 11월 8일(토) 저녁 10시 20분, 11월 9일(주일) 오후 3시에 방송된다. (skylife 172번, 각 지역 케이블 TV)

※ 후원 방법
① 계좌: 우리은행 100-1004-1004 (예금주: 월드비전)
② ARS: 060-808-7004 (건당 3000원)

 

※ 후원 문의 전화: 02-2078-7069

※ 보내 주신 성금은 월드비전을 통해 전액 양양순복음교회에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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