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예장합동 평양노회 2차 재판에 전병욱 목사가 출석했다. 오전 10시에 열린 재판은 2시간 30분가량 진행되었고, 피고 신분인 전 목사는 자신을 적극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9시 50분께 총회 회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기하던 교인들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노회 사무실로 입장했다. 전 목사 심문은 10시부터 12시 30분까지 이어졌다.

▲ 11월 10일, 예장합동 평양노회 2차 재판이 평양노회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전병욱 목사가 출석했다. 원고 심문은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됐고, 피고 심문은 10시부터 12시 30분까지 이어졌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재판국 관계자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이날 자신을 강하게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가 성추행 사실을 부인한 것이냐고 묻자, 그에 대한 답변은 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임시노회 때 보고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원고 심문은 이에 앞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됐다. 삼일교회에서는 송태근 목사, 강병희 목사, 이광영 장로가 출석했다. 재판국원은, 전 목사가 사임하기 전에 성추행 사실을 삼일교회가 인지했으나 사건을 무마하려 한 점을 지적했다. 당시에는 쉬쉬하다가 이제 와서 입장을 바꿨다는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원고는 다른 문제를 떠나 교회의 실수로 피고가 무죄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재판국원 역시 사건의 실체는 전 목사의 성추행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제출 자료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면직 청원서에서 피해자들이 직접 증언했다는 확인이 필요하며, 죄증 부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이미 제출한 녹취록도 공증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11월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 홍대새교회 측 교인들은 전 목사가 심문받는 내내 평양노회 사무실 앞을 지키며 기자들의 출입을 봉쇄했다. 홍대새교회 교인에게 취재를 방해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덕이 안 된다. 악한 데 쓰이기 때문에 막았다"고 답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이날 홍대새교회 교인들의 거칠고 집요한 방해로 정상적인 취재를 할 수 없었다. 20여 명의 홍대새교회 교인과 교역자는 재판 1시간 전부터 노회 사무실이 있는 총회 본부에 집결해 전 목사를 호위했다.

이들은 막무가내였다. 9시부터 총회 회관 1층 로비와 평양노회 사무실이 있는 회관 6층에 모여들었다.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만 있어도 "사진 찍지 마, 카메라 치워"라고 고함쳤다. 1층에서 취재를 준비하던 한 기자는 홍대새교회 장로를 찍었다는 이유로 카메라를 빼앗길 뻔했다. 실랑이 중에 카메라는 파손됐다.

전 목사 퇴장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재판 내내 평양노회 사무실 앞을 지키며 기자들의 출입을 봉쇄했다. 재판을 끝내고 전 목사가 나오자 교인 5명이 기자에게 달려들었다. 두 명은 기자의 양팔을, 한 명은 몸통을 붙잡고 놓아 주지 않았다. 그 앞에는 또 다른 교인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전 목사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로 내려간 뒤로도 한참을 놓아 주지 않았다. 기자는 비상계단을 이용해 1층으로 내려갔지만, 전 목사 일행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전 목사가 무사히 빠져나가자, 교인들은 수고했다며 서로를 격려했다.

홍대새교회 교인에게 취재를 방해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 교인은 "덕이 안 된다. 악한 데 쓰이기 때문에 막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무슨 뜻이냐고 묻자, "거짓이 사실인 양 보도된다"고 말했다. 그는 교인들 모두가 자원해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취재를 막기 위해 사전에 치밀한 작전을 짜 온 듯했다. 이들은 전병욱 목사보다 50여 분 일찍 총회 회관에 도착했다. 교인들은 총회 회관 1층 로비와 평양노회 사무실이 있는 6층에 대기하며 '철통' 경호에 나섰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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