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역 소장 출신의 한성주 장로가 한 교회 간증 집회에서 대한민국에 바둑판 모양으로 남침용 땅굴이 파여 있다고 주장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교인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땅굴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간증 집회 동영상 갈무리 / 유튜브)

북한이 남침용 땅굴을 전국에 바둑판처럼 파 놓았다는 주장이 한 교회 간증 집회에서 나왔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임에도 공군 예비역 소장 출신의 장로가 간증으로 한 말이라, 진상 여부를 떠나 교인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컸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장로의 발언이 옮겨지며 소문은 확산됐다.

<노컷뉴스>가 보도한 영상을 보면, 한성주 장로(60)는 분당 기쁜우리교회(이현숙 목사) 집회에서 대한민국이 온통 땅굴 천지라고 말한다.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잠실 부근의 싱크홀 현상도 땅굴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목포에서도 땅굴망을 확인했다며 "거짓말하면 죽겠다"고 땅굴의 존재를 강력히 주장했다.

한성주 장로가 땅굴을 찾는 방법은 수맥을 찾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다우징'이라는 방법으로 땅굴을 찾는다. 엘(L) 자로 생긴 막대를 들고 땅굴 위에 가면 막대가 벌어지는데 그 폭을 보고 땅굴의 크기까지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맥을 찾는 방법과의 차이점을 "땅굴을 찾는다고 마음만 먹으면 막대가 땅굴에만 반응한다"고 한 장로는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방법으로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지반 아래에서도 땅굴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하 주차장을 뚫고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명성교회 측은 한 장로가 지난 10월 26일 주일, 교회에 방문해 김삼환 목사를 만나, 땅굴 이야기를 전했다고 했다. 교회는 한 장로의 말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어떤 대응도 하지 않을 계획이다.

국방부는 땅굴 주장에 대해 사실 무근으로 일축하고, 법정 대응까지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월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과학적인 또 기술적인 검토를 보면, 휴전선 부근에서 서울까지 땅굴을 파려면 굴토 시에 나오는 흙, 돌, 이런 폐석이 5t 트럭으로 14만 대 분량이다. 14만 대 분량이면 한-미 정찰 자산에 확인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것을 비공개적으로 조용히 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 장로를 간증 집회 강사로 초청한 교회 측은, 땅굴 주장은 당황스러웠지만, 간증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한 장로를 초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서"이지 다른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노컷뉴스>는 10여 년 전에도 같은 주장을 한 보수 교회 장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주장은 허위로 밝혀졌는데, 이 같은 이야기가 조성한 교인들 사이에 불안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장로가 대표로 있는 땅굴안보국민연합이란 단체를 비롯해 땅굴의 존재를 주장하는 단체는 남침땅굴을찾는사람들(대표 김진철 목사) 등이 더 있다. 10월 27일에는 한성주 장로의 주도로 '남침땅굴위기알림' 단체가 기독교회관에서 출범식을 했다. 이들 단체들은 기존에 4개 땅굴보다 많은 수의 땅굴이 있다고 주장한다. 10월 30일 목요일 1시에는 이들이 직접 찾았다는 양주 땅굴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 실체를 알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바로 가기 : 한성주 장로 남침용 땅굴설 확산시민들 "어이없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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