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에게 겨울은 가혹한 계절이다. 약 65만 명이나 되는 노숙인들을 돕기 위해 미국의 기독교인들이 다양한 일을 시도하고 있다. 어떤 교회의 할머니들은 길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춥지 않도록 손수 침낭을 만들어 제공한다. 캘리포니아 주의 대형 교회 목사는 노숙인 쉼터를 건설하기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직접 노숙하기도 했다.

새크라멘토 시 캐피털크리스천센터(Capital Christian Center)의 릭 콜(Rick Cole) 목사는 14일 동안 길에서 직접 노숙했다. 그는 배낭에 현금 60달러, 신분증, 편안한 옷가지 몇 벌만 넣고 새크라멘토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길거리에서 잠을 청했다. 그가 이런 일을 한 이유는 단순히 노숙인의 환경을 체험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캐피털크리스천센터는 매주 4000명이 모이는 대형 교회다. 콜 목사는 자신이 길거리에 나가 있는 동안 교인들이 노숙인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게 되기를 원했다.

그가 노숙을 하는 2주 동안, 교회 홈페이지에서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모금을 시작했다. 새크라멘토 지역의 노숙인들을 위한 겨울 쉼터 설립에 필요한 예산 30만 달러(약 3억 2000만원) 중 1/3인 10만 달러(약 1억 600만원)를 모으기 위함이다.

릭 콜(Rick Cole) 목사는 미국 새크라멘토의 한 대형 교회 목사다. 그는 지역사회의 노숙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궁리하던 중에, 자신이 직접 14일간 노숙하기로 했다. 그가 노숙하는 이유는 교인들이 노숙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노숙인을 위한 쉼터 건설을 위해 기금을 모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 (KCRA 뉴스 갈무리)

콜 목사가 노숙을 시작한 지 9일 만에, 목표했던 10만 달러가 다 모아졌다. 하지만 콜 목사는 약속한 14일을 채우겠다면서 노숙을 이어 갔다. 새크라멘토 지역 방송인 KCRA는 그가 노숙을 마치던 10월 12일 주일, 길거리에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강단에 서서 자신의 경험을 교인들과 나누었다고 보도했다.

"내가 잠을 청하던 곳은 커피를 들고 매일 지나가던 공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그들(노숙인)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들의 영혼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죠. 나는 지난 14일 동안 그들과 함께 먹고 생활했습니다. (중략) 난 여러분에게 권합니다. 안락하고 편안한 종교의 탈을 벗어 버리고 밖으로 나가세요. 하나님은 저 바깥 거리에 계십니다."

손바느질로 침낭 만드는 교회 할머니들

목사가 직접 나서기도 하지만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펜실베이니아 지역 인터넷 신문 <lehighvalleylive>는 노숙인을 돕는 한 교회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호프연합그리스도교회(Hope United Church of Christ)는 지금까지 약 6000개가 넘는 침낭을 직접 만들어 노숙인 쉼터에 기부했다. 교인 20여 명은 매주 수요일 '마이브라더스키퍼(My Brother's Keeper)'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교회에 모인다. 우리말로 하면 '내 형제 지킴이'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이 모여서 하는 주된 일은 바느질이다. 지역에 버려진 담요·이불보·옷 등 각종 섬유를 모아 짜깁기해서 침낭을 만든다. 지역을 떠도는 노숙인들에게 나눠 주기 위함이다.

바느질을 하는 교인들은 대부분 60~90대의 할머니들이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교회에 모여 자투리 천을 가지고 침낭을 만든다. 지난해에만 516개의 침낭을 만들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했다. (호프연합그리스도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의 연령층은 60~90대다. 모두 바느질에 상당히 익숙한 사람들이다. 베갯속과 수건 등으로 침낭 안을 채우고 겉은 코듀로이 같은 부드러운 옷감으로 마무리한다. 침낭을 돌돌 말 수 있도록 넥타이나 가방끈 등도 붙인다. 침낭을 주로 만들기는 하지만 섬유가 남으면 장갑·목도리·모자 등 겨울에 필요한 다른 물품도 만든다.

이들은 침낭을 만들어 인근의 노숙인들과, 구세군·세이프하버 등 노숙인을 돌보는 단체에 지급한다. 작년에도 516개의 침낭을 제공했다. 세이프하버의 타일러 로저스(Tylor Rogers) 국장은 '마이브라더스키퍼'의 도움에 감사해했다. 그는 2년 동안 알코올중독과 싸우며 멕시코의 길바닥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 로저스 국장은 현재 중독에서 벗어나 11년 동안 알코올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는 "노숙인들은 자선 단체들의 도움 없이 살아가기 힘듭니다. 필요한 것을 모두 사기에는 예산이 부족해요.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이 만드는 침낭은 보통 이런 모습이다. 부드러운 겉감 안에 베개속이나 수건 등을 넣어 더 푹신하게 만든다. 만들어진 침낭은 지역의 노숙인들이나 노숙인 쉼터에 보급된다. ('마이브라더스키퍼' 홈페이지 갈무리)

겨울이 다가올수록 호프연합그리스도교회 할머니들의 손은 점점 바빠질 전망이다. 지역사회는 더 많은 침낭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침낭 제작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기부에 의지하다 보니, 때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익명의 기부자가 교회 문 앞에 쓰지 않는 천 한 보따리를 놓고 간다고, 프로그램 담당자인 나오미 얼트모스(Naomi Altemose)는 전했다. 얼트모스는 이 사역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헌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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