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 후속으로 진행되는 교회 탐방 프로그램 첫 순서가 10월 13일(월) 익산 꿈이있는교회(노지훈 목사)에서 열렸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19명의 목회자들이 모였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10월 13일(월) 익산 꿈이있는교회(노지훈 목사)에 19명의 목회자들이 모였습니다. 제3회 마을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 후속으로 열리는 탐방 프로그램 첫 순서였습니다. 탐방에 앞서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인사도 하고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도 나눴습니다. 대부분 목회 방향 전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배우고 싶어서 왔다는 참석자들이 많았습니다.

노지훈 목사의 안내를 따라 교회 건물 이곳저곳을 먼저 둘러봤습니다. 4층 게스트하우스부터 3층 문화 교실, 2층 찻집, 1층 체육 공간, 지하 예배실까지 위에서 아래로 한번 쭉 훑었습니다. 어찌 보면 여느 교회와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노지훈 목사의 설명을 들어 보니 교회가 지향하는 가치가 곳곳에 배어 있었습니다.

꿈이있는교회는 3년 전 오래된 교회 건물을 인수해 이곳으로 이사왔습니다. 당시 교회 건물은 그야말로 전통적인 예배당 중심의 건물이었습니다. 주변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여지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도 있고 대로변에 위치한 교회였지만 사람들이 편하게 왕래하기 어려운, 왠지 무겁고 칙칙한 곳이었습니다.

교회 내부를 새롭게 디자인하자는 계획을 잡고는, 세웠던 원칙이 하나 있었습니다. 누구든 와서 북적거리는 곳으로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쌍화차, 대추차 등을 파는 전통찻집을 연 것도 그 생각의 일환이었고, 예배당을 24시간 개방하기로 한 것도 누구나 언제든 기도할 수 있게 하자는 목적에서 시작한 변화였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너도나도 와서 편하게 쉬기도 하고 대화도 나누려면 무거운 분위기를 없애야겠죠. 내부 인테리어도 편안하고 깔끔한 분위기로 바꿨습니다.

▲ 교회 공간 구석구석을 먼저 둘러봤습니다. 게스트하우스, 문화 교실, 전통찻집 등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찻집에는 교인보다 주민들이 더 많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3층 문화 교실에서는 실생활과 깊게 관련한 각종 레슨이 다채롭게 진행됩니다. 자녀 교육을 어떻게 시킬지부터 시작해 건강한 부부 관계, 성품 훈련, 친환경 세제 사용법 등 누구나 와서 참여할 수 있는 소그룹 레슨이 열립니다. 주제는 여러 가지인데 목적은 하나입니다. 한 가지 주제가 여러 갈래로 퍼지면서 결국 이야기꽃이 피는 모임이 된 것입니다. 이웃과 교제하고 자기 일상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모여서 친목만 도모하고 끝나는가? 노지훈 목사는 모든 프로그램과 레슨은 기독교적 가치가 내재된 행동의 변화를 목적으로 운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꿈이있는교회는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기로 소문난 교회였습니다. 처음에 교회가 또 들어선다고 했을 때 적대적으로 반응했던 인근 아파트 단지 관리 아저씨가 이제는 교회 앞마당까지 청소해 주신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신임이 두터워졌습니다. 노지훈 목사는 얼마 전 민관 연합 협의체인 주거 복지 거버넌스의 위원장으로 추천받아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꿈이있는교회는 지역에서 빛과 소금이 되자는 취지로 '겨자씨 프로젝트'라는 사역을 8년 동안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 '겨자씨 프로젝트'의 특징은 가려운 곳을 찾아 긁어 주는 데 있습니다. 교인들과 마을 지도를 놓고 지역 필요를 우선 찾았습니다. 쓰레기 난입지에 화단을 만들고, 아이들 놀이터가 더럽거나 망가지면 쓸고 닦고 보수했습니다. 소년소녀가장을 찾아 생필품을 전달하기도 하고, 동네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1대 1로 꼬박꼬박 안부 전화 드리기 운동도 펼쳤습니다. 창의적이면서도 꼭 필요한 활동을 꾸준히 해 온 것입니다.

▲ 꿈이있는교회는 8년 동안 마을 섬김 사역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지역의 필요를 먼저 파악하고 창의적인 사역을 펼쳤습니다. 이제는 지역 주민들도 하나둘 마음을 열고 교회가 하는 일을 반기기 시작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탐방에 참석한 분들과의 대화가 지속되면서, 노지훈 목사는 "어떤 프로그램이든 단번에 주입하려는 시도는 적절하지 않다. 교회와 지역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고,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변화를 추구할 것인지 충분한 고민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민의 바탕에는 영성과 사회적 관심, 신체와 정서를 모두 챙기는 총체성을 기반에 두어야 한다는 당부도 이어졌습니다.

3시간여의 탐방을 마치고 여전히 아쉽다 말하는 참석자들도 있었습니다. 1박 2일 일정을 열어 달라는 주문도 있었고, 자기 지역에 모임을 만들 테니 한번 와 달라는 청탁도 이어졌습니다. 하루 탐방으로 끝이 아니고 이 관계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건강한 목회를 꿈꾸는 분들이 지속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목회멘토링사역원도 더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공식 일정을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또 나눴습니다. 1박 2일 일정을 열어 달라는 주문도 있었고, 자기 지역에 모임을 만들 테니 한번 와 달라는 청탁도 이어졌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꿈이있는교회 탐방을 시작으로 세 번의 탐방이 이어집니다. 20일(월)에는 고기교회, 27일(월)에는 해남새롬교회, 28일(화)에는 완도성광교회를 찾아갑니다. (관련 기사: 마을 섬김 잘하는 교회, 직접 가서 보고 배운다) 이후의 탐방에도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소식도 곧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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