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WCC(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부산 총회 개최를 주도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정영택 총회장)이 WCC 정체성과 신학 사상을 연구하는 위원회를 구성한다. 문제점이 드러나면 WCC에 시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총회 마지막 날인 9월 25일 오전, 정치부는 "WCC 탈퇴를 위한 연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교단 교리 신앙에 위배할 경우 WCC를 탈퇴해 달라"는 안건과 관련해 총회 임원회가 WCC연구위원회를 만들어 처리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총대들은 만장일치로 받아들였다.

헌의안을 낸 서울북노회 최관형 노회장은 WCC가 개종 전도를 금지하고, 종교다원주의를 지향한다면서 반성경적이라고 했다. WCC 유관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까지 거론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교회협이 만인 구원론을 주창한다면서 제2의 신사참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건을 지지하는 총대들의 발언은 지난해 WCC 총회 개최를 반대한 보수 교단·단체의 주장과 다르지 않았다. 김수읍 목사(서울강남노회)는 호주 캔버라 총회에서 정현경 교수가 한 초혼제를 지적하며 성경적이지 않다고 했다. 성경 말씀에 위배되는 것을 따라갈 필요가 있느냐면서 조사·연구를 통해 좋은 건 받아들이고 아닌 건 따져 물어야 한다고 했다. WCC 때문에 지방 교회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발언도 나왔다. 안대현 목사(진주노회)는 의식 있는 교인조차 WCC 문제로 힘들어한다면서 노회와 총회의 제대로 된 대응을 주문했다.

교단 정체성을 강조하며 안건을 반대하는 총대도 있었다. 한철완 목사(광주노회)는 WCC 때문에 1959년 예장합동과 갈라섰다면서 WCC를 연구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한 목사는 교인들의 압력에 의해 안건이 오른 것이라며 신학교 교수와 총회 임원회가 적극적으로 WCC 홍보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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