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회가 시작 전부터 소란스러웠다. 총회 장소인 광주겨자씨교회에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교인 250여 명과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 반대 측 교인 150여 명이 모여, 오정현 목사와 정삼지 목사를 규탄했다. 사진은 개회 예배 전인 오후 1시 기자회견 모습. (사진 제공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

9월 22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99회 총회는 시작 전부터 소란스럽다. 회의장인 광주겨자씨교회에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교인 250여 명과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 반대 측 교인 150여 명이 모여, 오정현 목사와 정삼지 목사를 규탄했다. 이들은 교회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입구에 양쪽으로 도열해 교회로 들어가는 총대들에게 유인물을 나눠 줬다. 개회 예배 전인 오후 1시에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갱신위는 오정현 목사가 교단 신학교인 총신 출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예장합동 소속 목사가 되려면 다른 신학교를 졸업했더라도 반드시 총신에서 시행하는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하지만 갱신위는 오 목사가 2002년 당시 총신대 신대원 편입학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으며, 자격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신대원 3학년으로 편입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1년 과정마저도 외국에 있느라 제대로 수학하지 않았다고 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오정현 목사가 박사 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사실도 규탄했다. 오 목사는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 신학 박사 학위(Ph.D.), 미국 바이올라대학 목회학 박사 학위(D.Min.) 논문뿐 아니라 미국 칼빈신대원 신학 석사 학위(Th.M.)도 표절했다고 갱신위는 주장했다. (관련 기사 : 오정현 목회학 박사 논문, 표절 더 심각)

이외에도 갱신위는 오 목사가 갱신위 교인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소송을 제기했고, 교회 재정 유용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8월 10일 예장합동과 예장통합 전 총회장들이 사랑의교회에서 기도회를 연 것도 지적했다. 갱신위는 오 목사가 WCC를 지지하는 예장통합과 교류해 정통 보수 교단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김삼환과 오정현, 누가 더 목회 잘할까')

갱신위는 이번 총회에 오정현 목사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위 내용을 모두 종합해, 총회 헌법 위반, 총회 결의 위반, 임직 및 위임 서약 위반, 위임목사의 자격 요건에 대한 총회 헌법 위반, 권징조례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갱신위는 총대들에게 반드시 총회 석상에서 이를 다뤄 달라고 당부했다.

▲ 사랑의교회 교인들(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이 광주겨자씨교회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있다. ⓒ마르투스 구권효

한편,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 반대 측 교인들도 정 목사를 규탄했다. 이들은 정 목사가 이미 사회법에서 면직당한 목사라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법원, "총회의 정삼지 목사 면직 취소 무효") 또 교회가 정상화에 난항을 겪어 현재 제자교회 부동산에 대한 경매가 시작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200억대 빚더미 제자교회 경매)

지난해 예장합동 97회기에는 '제자교회소속확인을위한수습위원회'가 가동된 바 있다. 정삼지 목사 반대 측 교인들은 한서노회, 정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서한서노회라고 수년째 주장하는 것에 대해 총회가 나서 교통정리를 하려던 것이었다. 위원회는 최종적으로 "제자교회는 한서노회이다"는 결론을 냈지만, 지난해 9월 98회 총회에서 위원회의 결론은 기각됐다.

98회 총회는 "공동의회를 열어서 한서노회를 원하는 교인들은 한서노회로, 서한서노회를 원하는 노회는 서한서노회로"라는 애매한 결의를 했다. 당시 이 결정이 나자마자 정 목사 반대 측 교인들이 회의장을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총회16] 제자교회 소속 문제로 아수라장)

총회 임원들은 결의대로 지난 6월 공동의회를 개최하러 제자교회를 방문했으나, 정삼지 목사 반대 측 교인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관련 기사 : 총회 개입 실패, 제자교회 공동의회 무산) 이번 99회 총회에서는 제자교회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 사랑의교회 교인들과 제자교회 교인들이 총회 장소 입구에 도열해 오정현 목사와 정삼지 목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총대들에게 나눠 주고 있다. (사진 제공 사랑의교회 갱신위원회)

구권효 / <마르투스>·<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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