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세월호 참사를 연관 지어 생각하면 '막말'부터 떠오릅니다. 한기총 부회장이었던 조광작 목사는 경솔한 언행으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 고소까지 당했는데요. 이번에는 한기총 대표회장의 입에서 고무적인 말이 나왔습니다.

▲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은 힘 있는 사람이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한기총이 이런 말을 하다니 좀 의외이긴 하지만 고무적입니다. 사진은 16일 대표회장 취임사를 전하는 이 목사입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지난 9월 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새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 "유가족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돼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겨레>는 이 목사가 19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세월호 문제는 대승적 결단으로 크게 양보해야 한다"고 말해, 그동안 정치적으로 극우 성향을 띠던 한기총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영훈 목사는 "4월 16일 이후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를 불러 유족들을 도와주기도 했지만, 세월호 특별법에 묶여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막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힘 있는 사람들이 힘없는 사람들을 돕고 의견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지, 정치적인 이슈로 가면 미궁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을 겨냥해서도 "(힘 있는 사람이) 양보할 수 있게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합니다.

9월 16일 대표회장 취임식에서 이영훈 목사는 "정부와 사회를 향한 예언자적 사명과 모든 사람을 향한 제사장적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최소한 이번 발언은 취임사와 얼추 맞아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한겨레>도 이 목사의 향후 행보까지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종교인다운 발언으로 임기의 첫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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