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초(Eugene Cho·조유진)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6살에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대 목사다. 일반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프린스턴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2001년 미국 시애틀에 퀘스트처치를 설립하기 전에 잠시 온누리교회에서 영어 예배를 담당하기도 했다. 퀘스트교회는 도심에 위치한 다양한 문화와 연령의 사람들을 위해 사역하는 교회다. '믿음+행동=삶'이라는 모토를 주제로 기도와 나눔, 사회참여가 일치하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

유진 초(Eugene Cho) 목사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시애틀 퀘스트교회의 설립자이자 담임이다. 그는 원데이즈웨이지스(One day's wages)라는 NGO도 설립했다. 그와 가족들은 2009년 기부를 하기 위해 3년 동안 차곡차곡 돈을 모았고, 기부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으려고 단체를 세웠다. 일년 연봉 중 하루치 임금에 해당하는 0.4%를 모아서 전 세계에 만연한 기아를 완화하기 위한 일들을 한다. (areyouoverrated.com 홈페이지 갈무리)

조유진 목사는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조 목사와 그의 아내는 2009년, 자신들의 연간 수입 6만 8000달러(한화 약 6800만 원)를 모두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그 후 단발성 행사로 그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원데이즈웨이지스(One day's wages·ODW)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1년 연봉의 0.4%에 해당하는 하루치 임금을 모아서 전 세계에 만연한 기아를 완화하자는 취지로 설립되었다. ODW는 현재 40여 개가 넘는 NGO 단체들과 함께 △이라크 아이들 심장 수술 △우간다 마을 우물 파기 △미얀마 말라리아 예방주사 놓기 △토고 에이즈 감염 아이들 약 제공 등의 일을 펼치고 있다.

사회정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사의 눈에 비친 현재 기독교인들의 모습은 어떨까. 그는 한 마디로 '과대평가(Overrated)'되었다고 말한다. 이 '과대평가'라는 단어는 9월 1일 발간된 그의 새 책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조 목사는 기독교인들을 가리켜 소파에 누워 정의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노력이나 부담을 지면서까지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싫어하는 게으른 '슬랙티비스트(slacktivist)'라고 규정했다.

그와 책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기독교 평론가인 조너선 메릿(Jonathan Merritt)이 9월 2일 <릴리전뉴스서비스>에 실었다. 메릿과 조 목사는 현 세대에 대한 진단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메릿은 많은 사람들이 지금 세대가 가진 잠재력이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했다.

조유진 목사는 메릿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현 세대가 가진 문제점들을 얘기했다. 소셜 미디어 사용이 급증하고, 아이스 버킷 챌린지 등으로 투영되는 자기중심성 또는 나르시시즘을 걱정했다. 사람들은 SNS에서 자신을 '선한' 이미지로 포장하고 싶어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넘쳐 나는 자원과 기회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역사상 가장 과대평가된 세대라는 것을 입증해 준다고 했다. 조 목사는 우리가 많은 정보·데이터·자료 등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그것들을 그냥 접하고 동의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트위터를 하고 블로그에 글도 올립니다. 인터넷으로 설교를 들으며 감명 받은 구절을 리트윗하고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좋아요'를 끊임없이 누르죠. 하지만 이 모든 행동을 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필요합니까? 이 일을 위해 우리가 실제적으로 희생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메릿은 이와 같은 조유진 목사의 지적에, 많은 기독교인들이 그냥 가만히 손 놓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신발 한 켤레를 사면 지구 반대편의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어 주는 회사의 신발을 구입해서 신는 것도 사회참여로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조 목사는 그런 행동 전부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선한 의도를 가진 상품은 얼마든지 소비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하는 행동의 전부라면 우리가 가진 제자도에 대한 생각이나 소신은 굉장히 얄팍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더 깊은 묵상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얘기했다.

"단순하게 정의를 좋아하기만 하면 안 됩니다. 대신 정의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죠. 정의를 추구하는 데 멈추지 말고, 정의롭게 살아야 합니다. 정의롭게 산다는 것은 단순하게 공정 무역 제품 하나를 소비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롭게 사는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만들어진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

'Overrated'는 유진 초(Eugene Cho) 목사가 새로 펴낸 책의 제목이다. 그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역사상 가장 과대평가된 세대라고 했다. 특히 가만히 앉아서 소셜 미디어에서만 정의를 말하고 실제로는 별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판했다. 그는 기독교의 핵심은 결국 예수처럼 낮아지는 삶이라고 했다. '블링블링'한 예수는 존재하지 않고, 번영 신학을 위한 예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유진 초 목사 인스타그램 갈무리)

기독교는 왜 이렇게 값싼 정의에 익숙하게 되었을까. 메릿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조차 그리스도를 따라 살고 정의를 추구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이고 화려한' 일이 되었다며 그 이유를 물었다.

"우리는 길들여지고 편리하고 입맛에 맞는 기독교를 팔고 또 홍보하고 있습니다." 조유진 목사는 제자도가 없는 기독교를 전파하고 있는 것이 굉장한 모순이라고 했다.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삶에는 늘 대가가 따르며 정의를 추구하는 것에도 언제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전통적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사회정의를 외치는 목사들이 익숙하지 않다. 이 두 부류 사이에 분명한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지적에, 조유진 목사는 분열보다는 두 가지를 다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음주의 대 정의라는 대결 구도는 잘못된 이분법이며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라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좇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조 목사는 복음주의가 아직까지 교계에서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왜 복음주의만큼 중요한지 설명했다.

"시애틀에 사는 동안 나는 예수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모두가 예수님을 알고 있었고 더 정확히 말하면 그들은 예수님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에 대해 얘기하는 것들이 모두 사실이거나 일관성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고, 평화를 찾으며, 소외되고 가난한 자들을 돕고, 정의롭지 못한 구조와 시스템에 도전하는 예수님에 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복음을 더 신뢰하게 만드는 것은 몇 시간의 설교나 전도가 아닙니다. 복음을 더 열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더 신뢰하고, 궁극적인 우리의 믿음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은 바로 일터입니다. 우리 삶에서 복음을 구현하는 것이죠."

지금 우리가 처한 문화는 언제나 더 높은 곳을 지향하고 있다고 조유진 목사는 말했다. 이 시대는 모든 것에서 가장 빠르고 번지르르하고 멋지고 새롭고 큰 것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에 나온 '낮은 곳으로 향하는 예수님'에 대한 부분을 언급했다.

그는 예수님이 신성한 권리를 버리고 얼마나 자신을 낮춰서 살았는지가 기독교의 중요한 핵심이라고 했다. 지배자로 태어났지만 평민으로 살았고, 목수 일을 하며 단순하게 생활했다는 점을 상기했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고,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것만 가졌던 예수님. 예수님의 인생은 우리를 놀라게 하고, 가슴을 치게 만드는 반체제적이기도 한 이야기라고 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좇아야 하는 좋은 교훈이고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좇아야 하는 예수님이 여기 있는 것이죠. 예수님은 '블링블링'하지 않고, 번영 신학을 설파하는 자들을 위한 분이 아닙니다. 한 그룹에서 독점하고 엘리트들만 사랑하는 분이 아니에요. 예수님은 단 돈 몇 푼에 살 수 있는 부적 같은 것이 절대 아닙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