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저희 근황도 알려 드릴 겸 추석 인사를 드립니다.

기자들은 여느 때와 똑같이 열심히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맞은 기독인들의 행동에 대해서 꾸준히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추석에도,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명절을 맞는 이웃을 찾아가는 취재를 계속 합니다.

5개월이 다 되도록 차가운 물속에서 나오지 못하는 가족을 애가 타도록 기다리는 분들이 있는 진도 팽목항을 가는 기자도 있고, 송전탑 때문에 난생 처음 투쟁이라는 걸 해 보는 할머니들을 만나러 경남 밀양과 경북 청도를 가는 기자도 있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단식하는 시민이 있는 광화문과 대통령을 만나길 원하는 유족들이 있는 청운동을 가는 기자도 있습니다.

심신이 지친 기자들에게 며칠 동안이라도 쉬라 하고 싶기도 하지만,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 명절을 맞이할 이분들을 생각하면서 정신을 번쩍 차립니다. 저희 기자들의 발걸음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자들이 기꺼이, 자발적으로 나서 주니 고맙습니다. 그 마음에 보답하고자 올해도 변함없이 추석 보너스를 나누었습니다. 고작 10만 원밖에 안 되는 돈이지만, 금액이 적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적어도 제 앞에서는요. 여러분이 매월 1만 원, 3만 원, 5만 원, 10만 원, 정성스레 보내 주시는 후원금을 절약해서 나누는 작은 즐거움이 제법 쏠쏠합니다.

기자들뿐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무척 바쁘게 지냈습니다. 우선, 내년 겨울에 미국 여행을 할 미자립 교회 목회자 자녀 면접이 며칠 전 끝났습니다. 두툼한 논문 분량의 자기 소개서를 다 읽고 아이들과 부모님을 두 차례씩 만난 끝에 10명을 정했습니다.

▲ 미자립 교회 목회자 자녀 비전 투어 2기 모집을 마쳤습니다. 한 명도 빼놓지 않고 다 데려가고 싶었는데, 그중 몇 명을 탈락시켜야 할 때는 참 괴로웠습니다. 사진은 올해 1~2월 3주에 걸쳐 다녀온 1기 비전 투어 풍경의 일부입니다. LA, 피닉스, 애틀랜타, 워싱턴 D.C., 볼티모어, 뉴욕, 필라델피아 등지를 다니며 좋은 만남과 경험을 가졌습니다. 위 사진은 필라델피아에서 빈민 사역을 하는 앤디 킴 목사님과 그의 사역 파트너들과 함께 찍은 것이고, 아래 사진은 그랜드캐니언에 방문해서 찍은 것입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엄태현

저 멀리 목포, 완도, 무안, 진주 등 전국 사방에서 온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중학생 어린 나이에 집이 없어서 비닐하우스에서 지낸 이야기도 들었고, 얼마 전까지 교회로 쓰는 카페 바닥에 장판을 깔아 놓고 몇 년을 보낸 사연도 들었습니다. 제가 농담을 던질 때마다 깔깔거리더니, 아빠의 사역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화장을 하고 왔기에 날라리인가 했는데, 귀가 안 들리는 엄마 아빠의 귀와 입 역할을 충실히 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한 명도 빼놓지 않고 다 데려가고 싶었습니다. 그중에서 몇 명을 탈락시켜야 할 때 참 괴로웠습니다. 중학생들은 다음 해에라도 한 번 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이럴 때마다 우리에게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불쑥 솟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5000만 원이 넘는 여행 경비를 마련해야 합니다.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여러분만 믿고 있습니다. 정성과 진심을 다해서 열심히 편지를 써야겠지요. 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크지만, 이 아이들의 미래를 상상하다 보면 마음은 한없이 즐거워집니다. 남들이 보면 마약에 취해서 몽상에 빠져 있는 모습일 것 같습니다.

지역사회를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이 9월 말에 있는 것은 다 아실 것입니다. 100명을 모시려고 하는데, 오늘 100명이 넘게 신청했습니다. 참가비를 아직 입금하지 않은 분들이 절반 가까이 되어서, 입금 순서대로 마감할 계획입니다. 아직 시간이 많다고 여유 부리지 마십시오. 저희가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신청하고 참가비를 입금해 주십시오. 참가비 1만 원짜리 고품질 목회 워크숍은 세상에 단 한 군데뿐입니다. 이 워크숍을 위해서도 300만 원 정도 더 모금해야 합니다. (관련 기사: 9월 29일 마을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

저희 내부 소식도 전해 드리겠습니다.

저희가 또 이사를 합니다. 이번에는 불가피하게 옮기는 것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옮깁니다. 이사할 곳은 청파동으로 숙명여대 정문 근처입니다. 이곳보다 조금 더 넓은 공간인데, 훨씬 좋은 조건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효창교회가 4층과 5층을 쓰고, 6층을 저희에게 제공했습니다. 카페 분위기의 교육관과 본당도 주중에는 쓸 수 있으니, 교회와 저희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9월에는 내부 인테리어를 하고, 10월 중순에 이사합니다. 11월 집들이에 초대하겠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선물 목록은 그때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한 가지 더. 10월 말에 2박 3일 일정으로 MT를 가는데, 몇 년 만에 양평을 벗어나서 제주도로 날아갑니다. 전 직원이 해외(?) 여행을 하다니, <뉴스앤조이>에 돈이 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 그건 아닙니다. 1인당 30만 원 예산을 짰는데, 10만 원은 그동안 야근을 없애면서 절약한 야근 식대입니다. 10만 원은 대표가 알아서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10만 원은 각자 보태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마지막 10만 원도 대표가 만들어 보겠다, 정 마련하지 못하면 그때 각자 보태는 것으로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직원들이야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아무튼 저는 1인당 20만 원씩 총 300만 원을 만들어야 합니다. 제게 무슨 스폰서가 있겠습니까, 비자금이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저희 스폰서이고, 여러분의 돈이 저희 비자금 아니겠습니까.

결국 이번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돈 이야기를 썼습니다. 직원들 추석 보너스, 사무실 이사, 제주도 MT, 목회자 자녀 미국 여행,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 돈 아닌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좋은 일을 하는 데 정말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돈만으로 다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돈도 보내 주시고, 마음도 나눠 주십시오. 저희는 거기에 부끄럽거나 미안하지 않도록, 한국교회를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매진하겠습니다.

추석 명절에는 <뉴스앤조이> 사이트 열지 마시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누리십시오. 업데이트가 제대로 안 되더라도 짜증 내지 마시고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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