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목회하던 교회에는 예배가 끝남과 동시에 그날 아침 예배에 참석한 인원을 알려 주던 사람이 있었다. '오늘은 47명이 왔어요, 목사님.' 숫자가 35 밑으로 내려가면 그의 목소리에서 실망감을 느꼈다. 반대로 50명이 넘어가면 얼굴에 환하게 퍼지는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에번 돌리브(Evan Dolive) 목사. 그는 현재 다양한 기독교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텍사스 주 지역 병원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다. <소저너스>에 실린 칼럼 '출석 인원 세는 것을 멈추라'에서 그는 예배 시간에 교회 의자에 앉은 사람의 수만 세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한다. 교인 수를 중요시하는 전통 목회는 사회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에번 돌리브 목사 트위터 갈무리)

미국 텍사스 주 지역 병원에서 목회하는 에번 돌리브(Evan Dolive) 목사의 말이다. 그는 8월 27일 <소저너스>에 칼럼 '출석 인원 세는 것을 멈추라'를 기고했다. <소저너스>는 대표적인 복음주의 사회 운동가로 분류되는 짐 월리스(Jim Wallis)가 세운 사회정의 구현 단체에서 발간하는 잡지이다. 그 칼럼에서 돌리브는 이제 단순하게 예배에 참석한 사람 수를 세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돌리브는 많은 교회들이 예배에 온 사람들의 정확한 수를 집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왔음을 얘기했다. 어떤 교회는 긴 의자 끝에 작은 수첩을 놓고, 그 줄에 앉은 사람들의 수를 적은 후 지정된 장소에 제출할 수 있게 해 놨다. 또 다른 교회에는 자발적으로 교인 수만 세는 봉사자가 있었다고 했다. 교회 안내판에 교인 수를 적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지난주와 비교해서 예배당 안에 인원 변동을 적어 놓는 교회도 있다고 했다.

교회는 너무 오랫동안 주일 아침에 교회로 모이는 사람들의 수만 가지고 목회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가늠해 왔다. 심지어 교인들에게 출석 인원의 감소를 언급하며 교회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선동해 그들을 교회에 붙잡아 놓으려는 노력을 해 왔다고 돌리브는 지적했다.

그는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교회라는 곳은 기독교인조차 오래 머무르고 싶어하는 곳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때 공동체의 중심이었던 교회가, 지금은 일요일 아침에만 잠깐 방문하는 곳이거나 아예 외면받는 곳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 시대의 많은 교회가 교인 수가 줄어드는 현상의 원인을 찾는 데 사회‧경제적 등 외부 요인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교회 내부에서만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 했다고 돌리브는 말했다.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교회는 더 이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조그만 일탈도 허용하지 않는, 움직이지 않는 곳이 되어 버렸다고 했다.

돌리브는 이런 상황이 교회를 깊은 정체에 빠지게 한다고 했다. 정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 수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물음에 그는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된 접근 방법이라고 했다. 일요일 아침, 얼마나 많은 사람을 교회로 모으는가로 교회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는 없다고 했다. 대신 "100명이 있는 교회에서 50명을 감동시키는 목회를 하는 것보다, 50명을 위해 목회하지만 50명 전부가 감동 받아 다른 100명의 삶을 변화시키는 목회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돌리브 목사는 숫자라는 덫에 걸리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고작 몇 명 안 되는 교인 앞에서 설교를 하고 찬양을 인도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일 수 있지만 예배에 출석한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하나님은 사랑·평화·기쁨·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모든 크기의 교회와 믿음 공동체를 사용하신다고 했다. 교회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 수에 연연하지 말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목회를 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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