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크 드리스콜 목사는 잇따른 구설수 끝에 지난 8월 24일, 앞으로 6주간 교회 내·외부에서 설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관련 기사: 갈수록 드러나는 마크 드리스콜의 점입가경) 미국 교계에서 유명하고, 주목받던 젊은 리더였기에 그의 행보를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조너선 메릿(Jonathan Merritt)도 그중 한 명이다. 메릿은 미국 <릴리전뉴스서비스>에 글을 기고하는 유명 기독 평론가다. <예수는 당신이 상상한 것보다 낫다>라는 책을 썼고 미국 주요 일간지에 1000개가 넘는 기독교 관련 칼럼을 쓰기도 했다.

▲ 조너선 메릿(Jonathan Merritt)은 유명한 기독 평론가다. 그는 최근 마크 드리스콜 목사를 둘러싼 사건들을 보며 미국 <릴리전뉴스서비스>에 칼럼을 썼다. 이 글에서 그는 싫어하는 사람의 몰락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로 언젠가 우리의 몰락을 다른 사람들이 기뻐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조너선 메릿 페이스북 갈무리)

과거 드리스콜 목사가 여성과 동성애자를 비하한 사실에 대해 사과를 한 후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메릿은 기독교인으로서 이제 그를 용서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었다. 당시 메릿은 자신이 용서를 말한다고 해서 드리스콜 목사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것은 아니며, 교회를 사임하고 전문적인 카운슬러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관련 기사: "성경은 남자에게, 여자는 목회 관두고 회개하라")

드리스콜이 한시적으로 설교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이 상황을 메릿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드리스콜 목사가 앞으로 책을 쓴다든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천 명 앞에서 강의를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만약 그가 다시 교회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과거 그림자에 갇혀 이전과 같이 활발한 활동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마크 드리스콜의 화려한 시절은 이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릿은 드리스콜의 몰락에 대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고 했다. 그는 솔로몬이 "네 원수가 넘어질 때에 즐거워하지 말며 그가 엎드러질 때에 마음에 기뻐하지 말라(잠 24:17)"고 말한 것을 예로 들었다. 메릿은 우리가 느낀 분노·아픔·실망에 대한 보상으로 해를 가한 당사자가 더 많은 대가를 치루고, 더 많이 고통받고, 더 많은 수치심을 느끼길 바라는 것은 성경적으로도 옳지 못한 일이라고 했다.

▲ 드리스콜 목사는 현재 미국 기독교 신문에 제일 많이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남성우월적인 언행과 그에 따른 여성 비하. 책을 표절했다는 의혹도 받고, 그 책을 사재기하기 위해 교회 돈 약 2억 원을 썼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반복되는 구설수에 사과를 반복하던 드리스콜 목사는 결국 6주 동안 설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마크 드리스콜 목사 홈페이지 갈무리)

메릿은 드리스콜 목사가 곤란에 처했다는 사실이 기쁘다기보다 한시름 놓았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고 했다. 대중을 상대로 행해지던 영적 학대가 끝난 것과, 드리스콜 목사의 이상한 발언에 더 이상 비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비기독교인 친구들에게 기독교인들이 모두 저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6주라는 기간이 너무 짧다고 아쉬움을 표한 메릿은 드리스콜 목사가 더 오랜 시간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목회자에게 기대하는 것처럼, 목사이기 때문에 항상 흠이 없는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드리스콜 목사에 국한된 문제임을 강조하며 그의 행동이 목회자로서 감정 상태가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보여 준다고 했다. 또 그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이 많으니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희망한다고 했다.

메릿은 결국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그는 다른 사람, 특히 적대 관계에 있는 사람이 넘어지는 것을 마냥 기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언젠가는 우리 자신의 몰락이 다른 누군가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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