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가자 지구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때, 우리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또 한 나라가 있다. 독립국가가 된 지 이제 겨우 2년 남짓,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인 남수단(South Sudan)이다. 독립 후에도 내전으로 인해 150만 명의 사람들이 피난길을 떠났고, 4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은 식량 부족 위기에 처해 있다. UN은 남수단을 가리켜 "아프리카에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나라"라고 규정했다.

심각한 자국의 상황을 외부에 알리고 전 세계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남수단 교회 관계자들이 8월 19일 런던에 모였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보도했다. 남수단의 다양한 교단 지도자 8명은 고통받는 기독교인을 돕는 단체인 바나바펀드(Barnabas Fund)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민 대부분이 무슬림인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신생 국가 남수단(South Sudan). 최근 2년간 내전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미 죽은 사람은 100만 명이 넘었고, 전쟁으로 인한 피난민은 150만 명 가까이 된다. 이라크, 가자 지구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남수단 교회 지도자들은 자국의 어려운 상황을 잊지 말아달라며 국제사회에 관심을 촉구했다. (구글 지도 갈무리)

"현재 우리나라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배고픔·가난·폭력·집단 학살 등과 싸우고 있습니다. 이 현실이 너무 슬프고 애통합니다."

남수단이 이렇게 사회적 어려움에 처한 것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힘써 온 두 지도자 사이에 권력 다툼이 시작되면서부터다. 현재 대통령인 살바 키르(Salva Kiir)는 독립운동의 동지였던 리크 마차르(Reik Machar) 전 부통령을 쿠데타 세력으로 규정했다. 이에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군인들과 민병대는 남수단 북부에 있는 유전 지대를 장악하고 정부군과 충돌했다.

이 충돌로 지금까지 100만 명 가까이 숨지고 최소 150만 명이 집을 잃었다. 아프리카 내전의 많은 경우가 그렇듯, 남수단의 내전도 부족 갈등으로 보는 이유는 키르 대통령은 남수단 최대 부족인 딘카 족이고 마차르 전 부통령은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누에르 족 출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수단성공회 데이빗 아카우(David Akau) 주교는 "우리의 상황은 꼭 부족 갈등으로 인한 문제만은 아닙니다. 사실 이것은 정치적인 문제입니다. 정치와 권력, 그것이 이 분쟁의 원인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남수단을 잊었다며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크게 고통받고 있는지 한번만 봐 주세요. 사람들이 이유 없이 죽고 있습니다. 벌써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었습니다"라고 했다.

남수단 교회 지도자들은 이 어려운 시기에 교회가 전국에 걸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마틴 모가 이포가(Martin Mogga Ifoga) 아프리카내륙교회 주교는 UN 요원 출입이 금지된 위험한 곳에도 지역 교인들은 갈 수 있다고 했다. 또 국민들을 돕기 위해 언제든지 떠나기로 작정한 교인이 많다는 것에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세계는 남수단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매우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이에요. 하지만 우리 민족은 교회를 신뢰하고 있습니다. 민중들은 교회가 이 일을 해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회 지도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교회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죠."

교계 지도자들은 남수단의 모든 교회들이 연합하여 화해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이 교회를 남수단에 평화를 이루게 하는 도구로 부르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소명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 교단 대표들은 함께 이 부르심에 응답하기를 원합니다."

이들은 곧 트위터에 관련 계정도 신설하고, 인터넷 웹사이트도 만들 예정이다. 영국 NGO인 바나바펀드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남수단 기독교인을 도울 수 있도록 기부하는 코너도 있다.

바나바펀드(Barnabas Fund)는 영국에 기반을 둔 NGO로, 전 세계에서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돕는 단체다. 바나바펀드는 남수단교단협회와 파트너십을 맺고, 남수단의 기독교인을 돕기 위한 기금을 모금 중이다. (바나바펀드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 에디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는 내전의 두 당사자 사이에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이다. 교계 지도자들은, 남수단에 희망이 없는 것 같지만 국제사회의 도움이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평화협정이 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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