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동경교회는 일본 최대 규모의 교회다. 한국인 2000여 명, 일본인 1000여 명, 중국인 700여 명이 다닌다. 개신교 인구가 0.4%에 불과한 일본에는 이런 비슷한 교회도 없다. 29년간 급속한 성장을 이룬 요한교회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관련 기사 : 일본 선교 대부, 여교역자 상습 성추행 의혹 / '폭행'과 '강제 결혼'은 요한동경교회 문화?)

오는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나가노 이나스키 리조트에서 22회 코스타 재팬이 열린다. 코스타 재팬 준비위원장은 요한동경교회 김규동 목사다. 김 목사는 코스타와 깊숙이 연관돼 있다. 그는 코스타 본부 국제이사로 지난 20여 년간 일본 코스타를 주도해 왔다. 최대 규모의 교회를 만든 김 목사답게 지난해 코스타 재팬에는 46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5000여 명이 참석하는 대형 집회를 기대하고 있다.

▲ 요한동경교회 김규동 목사는 코스타 국제이사로, 지난 20여 년 동안 일본 코스타를 이끌어 왔다. 코스타 재팬에는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등 세계 여러 나라 유학생들이 참석한다. 오는 8월 12일부터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5000여 명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 (코스타 재팬 홈페이지 갈무리)

논문 표절 오정현은 여전히 부이사장, 성추행 전병욱도 버젓이 목회

코스타(국제복음주의학생연합회·KOrean STudent All nations)는 1986년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했다. 미래의 크리스천 지도자를 세운다는 비전을 가지고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와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원로)가 창립했다. 지금 홍 목사는 창립이사장, 이동원 목사는 국제이사장 자리에 있다.

국내 복음주의 대형 교회들이 코스타를 지원했다. 코스타는 전 세계 21곳에서 열리는 글로벌 대규모 집회로 자리 잡았다. 현재 코스타 국제이사회 부이사장은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와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이고,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이승장 목사(예수마을교회 원로), 김창근 목사(무학교회),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등 이름만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정도의 목사들이 국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크리스천 지도자를 준비한다는 코스타는 등잔 밑이 어두웠다. 코스타 강사로 유명세를 날린 젊은 지도자 두 명이 무너졌다. 전병욱 목사(홍대새교회)는 2010년 여교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오정현 목사는 2013년 박사 학위 논문을 표절한 사실이 밝혀졌다. 촉망받던 한국교회 목사 두 명이 섹스와 명예욕에 걸려 넘어진 것이다.

코스타는 전병욱 목사와 오정현 목사의 실추에 단 한 번도 공식 사과 내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두 목사는 목회자로서의 치명적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잘 나간다(?). 오 목사는 지금도 코스타 부이사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전 목사는 홍대새교회를 버젓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을 지도해야 할 선배 목사들은 묵묵부답이다. 그리고 2014년 8월, 일본 코스타를 이끌어 온 코스타 국제이사 김규동 목사가 그동안 여사역자 성추행과 부교역자 폭행을 상습적으로 자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는 코스타 국제이사이자 유명 강사였다. 오 목사는 2013년 박사 학위 논문 표절이 들통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거듭했다. 교회와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켰지만, 오 목사는 여전히 코스타 부이사장이다. (코스타 홈페이지 갈무리)
▲ 전병욱 목사는 코스타 인기 강사였다. 2010년 여교인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난 후, 아무런 공식적인 사과나 회개 없이 홍대새교회를 개척해 목회하고 있다. 코스타 선배 목사들은 전 목사에게 여러 방편으로 충고했다고 말했지만, 전 목사는 여태까지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홍대새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회개하는 교계 원로…다음 주 긴급 이사회 예정

코스타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인사들이 거듭 실추하는 흐름 속에서, 이번 요한동경교회 사건에 대한 코스타 국제이사 이승장 목사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이미 목회나 코스타의 일선에서 물러난 이 목사지만 이번 사건에 통렬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분(김규동 목사)이 군대식, 꼭 군대 장교가 부하 다루듯이 하는 그런 리더십에 대해서는 얘기가 많이 있었어요. 참 가슴 아픈 일이네요. 지금 교계 지도자들이 돈과 섹스와 권력에 무너지고 있어서, 교회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망쳐 먹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선배들이 잘못해서 그럽니다.

그동안 이런 일이 있을 때, 어른들이 당사자를 직접 만나서 충고를 많이 했어요. 근데 전병욱·오정현 목사 같은 경우는 그 충고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거거든요. 옛날에 그런 성 문제에 어려움이 있었던 젊은 후배 사역자들, 몇 사람은 기도하고 꾸준히 회복의 과정을 거쳤어요. 고든 맥도날드는 그 교단 어른들이 정말 책임감 있게 성경과 교회 역사가 주는 교훈을 참고해서 잘 지도해, 다시 하나님의 종으로 회복됐잖아요. 우리도 몇 차례 그런 일을 했습니다. 몇 사람은 잘 일어섰고요. 몇 사람은 그런 과정을 거쳐 회복됐다고 우리가 축복하고 안수기도까지 했는데, 다시 옛날 습관으로 돌아가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있었어요.

코스타 이사회는 그렇게 실추한 사람들을 마태복음 18장의 원리에 따라서,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접근하고요, 다음에는 몇 사람의 증인과 함께 참여해서 돕습니다. 그렇게 바르게 세우려고 애를 쓰기는 하는데, 코스타 이사들이 하는 일이 너무 많고, 코스타 강사들이나 후배들도 너무 많아지고…. 전 세계적으로 코스타가 너무 양적으로 확대되면서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는 상태인 것 같아요."

<뉴스앤조이>는 이사장 이동원 목사와 부이사장 김동호 목사, 코스타 본부 총무 유임근 목사 등 코스타 핵심 인사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이동원 목사의 비서는 "다음 주 초에 긴급 이사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기사에서 홍정길 목사가 발언한 부분은 본인의 요청으로 삭제했음을 알립니다(8월 9일 15:30). - 편집자 주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