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에서 동성애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동성애는 명백한 질병이며 죄로, 예수의 능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미국은 이 논제를 가지고 수십 년 동안 '엑스-게이 운동(Ex-Gay Movement)' 즉 동성애자들을 이성애자로 변화시키려는 치유 및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동성애자를 받아들이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미국 여러 주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고 사람들은 동성애를 더 이상 비밀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엑스-게이 운동을 주도하던 사람들과 '치료'에 참여했던 동성애자들이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미국 <릴리전뉴스서비스>가 보도했다.

엑스-게이 운동으로부터 벗어나다

2009년 바이올라대학교를 졸업한 조쉬 울프(Josh Wolff)는 자신이 몸담았던 엑스-게이 목회를 떠나고 난 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확신했다. 그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온전히 인정하기 전, 2년 동안 동성애자 교화 치료에 참여했다.

"나는 그동안 '너는 상담이 필요해. 너도 이성애자로 변화되는 치유를 경험할 수 있을 거야'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엑소더스가 자신들이 행했던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때, 기독 공동체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일깨워 주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 '치료'는 더 이상 소용이 없다."

▲ 1976년에 시작된 엑소더스 인터내셔널은 미국에서 대표적인 기독교계 동성애자 교화 단체였다. 미국과 캐나다 120개 지역과 17개국 150곳에서 활동했다. 계속되는 비판 끝에 2013년 사역을 마무리했다. (사진 제공 위키미디어커먼스)

<릴리전뉴스서비스는> 한때 엑스-게이 운동을 하던 사람들 중 그들이 가르쳤던 내용들을 포기한 사람들을 소개했다. 운동의 전면에 나섰던 존 폴크(John Paulk)라는 사람은 2013년, 자신이 그간 홍보했던 동성애자 치료에 대해 사과했다. 과거 엑스-게이 운동 관련 단체들과 함께 활동하던 이벳 슈나이더(Yvette Schneider)는 미국 동성애차별반대연합(GLADD)과의 인터뷰에서 동성애자 교화 치료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엑스-게이 운동의 리더 격인 9명의 목사들은 동성애자 치료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엑스-게이 운동을 주도한 엑소더스 인터내셔널(EI)은 2013년 문을 닫았다.

2009년 미국 심리학협회는 정신 건강 부문 종사자들이 고객이 가진 동성애 성향을 바꿀 수 있다고 제안하는 것을 금지하는 안건을 채택했다. 캘리포니아·뉴저지 주에서는 미성년자에게 교화 치료를 권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몇몇 다른 주도 같은 조치를 고려하는 중이다.

기독교인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새로운 방법

기사는 현재 28세인 한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줄리 로저스(Julie Rodgers)는 17세가 되던 해, 엄마에게 커밍 아웃을 했다. 엄마는 그녀를 달라스 시에 있는 엑스-게이 목회 센터에 데려다 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초교파 복음주의 교회를 다니며 자란 로저스에게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선택지에 없었다. 엑소더스(Exodus)에서 수년을 보낸 로저스는, 엑스 게이 목회에 참여를 함으로써 본인의 성 정체성에 더 솔직해질 수 있었다. 일부러 남자와 데이트도 시도해 봤으나 남자가 좋아지지는 않았다. 대신에 독신의 삶을 택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동성애자들은 자신이 택할 수 있는 옵션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믿음 생활에서 멀어지거나, 그들이 가진 성 정체성을 무시 또는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엑소더스 같은 사역을 하는 그룹들이 사라지면서, 로저스는 새로운 모델을 선택한 쪽이다. '독신주의 기독교인 동성애자'. 그들은 자신들의 성 정체성과 믿음이라는 두 부분에 모두 솔직하길 원했다.

엑소더스를 이끌었던 앨런 챔버스(Alan Chambers)는 독신주의가 교화 치료보다 훨씬 유익하다고 얘기한다. "딱히 대안이 없던 시절에는 엑스-게이 운동을 묵인하거나 그들이 옳다고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독신주의는 전통적인 개념으로 많은 이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엑스-게이 운동의 대표 단체인 엑소더스의 마지막 회장 앨런 챔버스(Alan Chambers). 그는 2013년 6월 엑소더스 공식 홈페이지에 'I'm Sorry'라는 글을 올리며 더 이상 동성애자 교화 치료를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그는 동성애자들에게 "독신주의는 아주 오래된 개념이고, 많은 이들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챔버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그에 따른 신학적인 해석과 반론

매튜 바인스(Matthews Vines)는 <하나님 그리고 기독교인 동성애자: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성경의 사례>라는 책을 썼다. 그는 성경이 동성 결혼에 대해 신학적으로 지지해 준다고 주장한다. "'동성애자인 것 자체가 죄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신학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것은 미묘하긴 하지만 중요한 변화다."

사실 이런 견해는 주류 교단이 고수해 온 입장과 같다. 가톨릭을 포함해 연합감리교단 심지어 몰몬교까지 동일한 내용을 말한다. 이들은 동성애는 다른 사람과 행위로 옮길 때에만 죄로 간주된다고 주장한다.

무디신학교의 크리스토퍼 유안(Christopher Yuan)교수는 "신성한 삶은 유혹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거룩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만약 사람들을 이성애자로 변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 우리는 잘못된 복음을 전하고 있다"고 바인스의 책 서평에 썼다.

반면, 존 파이퍼(John Piper) 목사는 아직도 동성애자 교화 치료의 유효성을 믿는다고 <릴리전뉴스서비스>는 보도했다. 다른 기독교인 몇몇은, 사람이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성경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논쟁 중이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사 중 한 명인 존 파이퍼(John Piper). 그는 여전히 동성애는 치료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동성 결혼은 미국 문화에서 일시적으로 보이는 신기루일 뿐이라는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존 파이퍼 블로그 갈무리)

남침례신학교 대니 버크(Denny Burk) 성서학 교수는 "만약 반복되는 행동의 결과로 동성애 성향이 결정되는 것이라면, 성경은 동성애 성향과 행위도 죄라고 규정한다는 것이 내 결론"이라고 밝혔다.

현재 네 아이의 엄마이자 과거에 레즈비언이었던 로사리아 버터필드(Rosaria Butterfield)는 버크 교수의 이런 해석에 "성경은 (성적)끌림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 성경이 경계하는 것은 욕망만 남은 끌림"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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