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문화권에서 지난 7월 28일부터 사흘간, 성대하게 이드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드 알피트르(이드·الفطر عيد, Eid al-Fitr)라는 라마단 금식의 끝을 알리는 축제다. 전통적으로 새 옷을 사고 축제 음식을 위해 최고의 고기, 신선한 야채들은 물론 달콤한 디저트를 마련하는 기간이다. 친척들을 만나러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점에서 한국의 추석과 비슷하다.

모두가 떠들썩하고 즐거운 가운데 오직 팔레스타인 땅만 조용하다. 미국의 <릴리전뉴스서비스>(RNS)는 축제 분위기도 전혀 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웨스트뱅크 지구에 사는 하야 다워드 가족이 조촐한 식사를 한다. "원래 이것보다 음식을 더 많이 차려요.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각종 게임들도 하죠. 이번에는 가자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에 규모가 작아요. 내가 사촌들과 웃고 떠드는 동안에 형제, 자매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면 죄책감이 들어요."

"이번 이드는 가자 지구 상황 때문에 진정한 이드가 아닙니다. 우리 형제들이 죽어 가고 있어서 전혀 행복하지 않아요. 축제 기분을 만끽할 수 없어요." 예루살렘 구 시가지의 한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아부 마야레가 말한다.

요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설탕을 넣지 않은 쓰디 쓴 블랙커피를 마신다. 팔레스타인 문화에서 죽음을 애도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새 옷을 사는 대신에 가자로 구호품을 보낸다. 친척을 방문하러 여행을 떠나는 대신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 뉴스를 주시한다.

동예루살렘에 사는 16세 소년 아흐메드 이맘도 가자 지구 사람들의 아픔에 동참하기로 했다. "어제 가자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헌혈을 했어요. 형제들을 돕는 것이 올해 내가 이드를 보내는 방법이에요."

7월 2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폭격으로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 10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밤사이 이스라엘의 강력한 맹폭으로 가자 지구에서 약 100명이 더 사망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1100명에 이르며 이 중 200여 명이 어린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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