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모술(Mosul)이라는 도시에서 기독교인들의 '엑소더스'가 진행 중이다. 수니파 이슬람 무장 단체(ISIS)가 이 지역을 장악한 이래 수천 명의 기독교인들이 살던 곳을 떠나 쿠르드 자치 정부로 도망치고 있다.

이라크 북부의 오래된 도시 모술( Mosul). 2003년만 해도 이라크 기독교인 중 약 6만 명은 이곳에 거주할 정도로 고대부터 기독교 공동체가 있던 도시다. 하지만 7월 10일, 수니파 무장 단체인 ISIS가 이 지역을 장악하면서 기독교인을 향한 박해가 시작되었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거의 모든 기독교인은 북부 쿠르드 자치 정부로 도망친 상태다. (구글 지도 갈무리)

ISIS는 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무장 단체로 이슬람 국가 건설을 표방하고 있다. 지난달 10일경 지역을 장악한 ISIS는 지역 내 기독교인들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7월 19일까지 이슬람교로 개종을 하든지, 부과된 세금을 내지 않으면 이교도는 다 처형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신앙을 지키고자 했던 기독교인들은 결국 고향을 떠나 국경을 넘어야 했다.

칼데아 가톨릭교회의 에밀 노나(Emil Nona) 주교는 무장한 세력들이 모술의 교회들을 공격하고 그 안을 샅샅이 뒤지고 다닌다고 미국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에 밝혔다. "복면을 하고 총을 든 세 명의 남자들이 차 한 대를 나눠 타고 다니다가 교회 문을 부수고 들어와서 조각상 등 교회의 재산을 다 파괴했다. 교회 지붕과 입구에 검은 휘장을 걸어 그곳이 자신들의 지배 아래 있음을 대외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크리스천 리더들과 기독교 박해 감시단이 이라크 기독인들을 보호해 달라고 국제 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중이다. 성지(聖地) 복음주의 교회 연합회 의장인 카키쉬 박사(Dr. Kakish)는 미국 <크리스천 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빨리 ISIS의 이런 행동들을 멈춰야 한다. 이들이 이라크의 다른 지역들도 다 쓸어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역 공동체의 족장인 사코(Louis Sako)는 <AFP> 뉴스에 이라크 역사상 처음으로, 모술이 크리스천이 없는 도시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일으킨 2003년 이라크 전쟁 이전에는 약 6만 명의 크리스천이 모술에 살았다고 했다. 2014년 6월을 기점으로 그 수가 3만 5000명까지 줄었고 ISIS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로 만여 명이 더 도망쳤다.

한편, 프랑스는 28일 외무부와 내무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술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이자국으로 망명하는 것을 허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렁 파비우스(Laurent Fabius) 외무부 장관은 "프랑스는 ISIS의 행태에 분노하며 이라크의 기독교인들이 프랑스로 망명하는 것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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