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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과 '에스더'는 왜 세월호 특별법 반대하나
[기자수첩] '괴문자' 유포에 혼란스러워하는 기독교인들에게
  • 구권효 기자 (make1@martus.or.kr)
  • 승인 2014.07.22 00:03

7월 12일부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국회에서 노숙 농성을 시작했다. 유가족들이 내놓은 특별법에 국회의원들이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고, 이대로 가다가는 '무늬만 특별법'이 만들어질 공산이 크다고 판단한 유가족들이 배수진을 친 것이다. 급기야 14일부터는 유가족 15명이 단식에 들어갔다. 이후 유가족 9명과 시민·종교 단체 지도자들, 변호사들이 뒤를 이어 단식에 돌입했다.

   
▲ 세월호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반면,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사진은 7월 12일 세월호 가족 버스 보고대회에서 '유가족 참여 특별법 제정'을 외치는 유가족과 시민들. ⓒ뉴스앤조이 구권효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 주말, 밤낮없이 국회와 광화문을 오가며 취재했다. 촛불 기도회 취재를 마치고 밤늦게 귀가했다. 집에 들어오니 어머니가 묻는다.

"어디 갔다 와?"
"세월호 취재하고 왔어요. 지금 유가족들이 국회서 노숙하고 있어요. 특별법 제정이 안 되니까."
"그 특별법이 이상한 거라는데? 보상 많이 달라고 하는 거 아냐?"
"누가 그래요?"
"아니, 누가 문자를 보내서…."

   
▲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유가족들이 희생자 전원을 의사자 지정해 달라고 한다"는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 (사진 제공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순간 욱했지만 내용이나 한번 보자 싶었다. 어머니에게 건네받은 장문의 메시지는 "유가족들이 도를 넘어선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누구에게 받았느냐고 물었더니, 교회 구역 식구가 보내 줬단다. 문자를 받은 지 꽤 됐다고 했다. 어머니는 장로교단에 소속된, 비교적 건전한 교회에 다니고 계신다. 그런 교회 안에서도 이런 괴문자가 돌고 있다니. 이 문자 하나로 유가족과 특별법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된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세월호참사국정조사특별위원장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지인에게 보내 문제가 된 바로 그 문자였다.

"학교 수학여행을 가다가 개인 회사의 잘못으로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을 만들어 보상해 달라는 것은 이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본다. (중략) 안전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국가유공자들보다 몇 배 더 좋은 대우를 해 달라는 것이 세월호 특별법의 주장이다. 사망자들은 일단 보험금으로 4억 5000만 원을 일시금으로 받는다. 그리고 청해진 선박 회사와 별도의 보상금 지급을 법정에서 가려야 하는데 이전 사고를 참고하면 인당 최소 3억 이상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볼 때 이 사고의 정치적 파장을 고려하면 5억 이상 충분히 가능성 있다.) 여기에 국민 성금이라고 해서 기부금 및 대기업에서 거출한 1000억 원이 있다. 그런데 그것도 부족하다고 해서 사망자 전원을 의사자로 지정해 달라고 한다. 의사자로 지정되면 2억 몇 천만 원의 보상금이 주어지고 의료 급여, 취업 보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중략) 여러분은 지금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자고 서명운동 벌이는 사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밝힌 한 트위터 사용자. 이사람의 트위터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비난이 난무한다. (트위터 갈무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움직임은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봉사단'이라는 보수 단체들이 들고일어났다. 이들은 단식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의 농성장에 단체로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막말을 뱉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는 기독교인들도 빠지지 않았다. 예수재단 임요한 목사는 국회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졸속 입법을 즉각 중지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관련 기사 : '예수' 이름 걸고 세월호 특별법 반대 외치는 목사)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한 한 트위터 사용자는, '에스더'라는 이름을 걸고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것도 모자라 유가족들에게 '막말'을 퍼붓고 있다.

"요즘은 '유가족'이란 새로운 '직업'이 탄생했다. 특별생활지원금인가 뭔가를 지급하니, 만날 농성이나 하고 놀고 자빠졌다. 지들이 뭐나 된 것처럼 기소권을 달라니 뭐니 헛소리나 하고. 하늘 아래 지 자식만 죽었나보다. 아주 이기적이고 저질스런 인간들이다."

유족들, "'보상'으로 '진상' 덮지 마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든다. △사망자 의사자 지정과 그에 따른 과도한 보상금 지급 △유가족 대학 특례 입학 △세월호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 부여. 이들은 세월호 침몰이 아무리 슬픈 일이라지만 이런 것까지 요구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유가족들을 파렴치한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자식을 잃은 사람들에게 할 말 못할 말 다 하는 태도는 둘째 치고,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fact)이기나 한 걸까.

유가족들은 보상에 대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보상을 언급한 건 국회의원들이다. 7월 21일 현재, 국회에 올라가 있는 세월호 관련 법안은 18개다. 이 중 희생자를 의사상자로 지정하자는 내용은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이 내놓은 법안에만 있다. 유가족 대학 특례 입학에 대한 내용은 두 개 법안에 있는데, 각각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내놨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대한변호사협회와 만든 '4·16 참사 진실 규명 및 안전 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4·16 특별법)'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유가족들은 돈을 탐한다는 오해를 받을 바에야 보상 부분을 아예 삭제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변호사들이 최소한의 보상은 들어가야 한다고 설득해서 보상에 대한 핵심 원칙만 정리한 것이다. (관련 기사 : 세월호 유가족들이 바라는 '4·16 특별법')

   

보상 내용은 여야 의원들이 이미 어느 정도 합의를 봤다. 지난 7월 15일, 세월호 특별법 TF는 여야 간 상당히 이견을 좁혔다며 브리핑을 했다. 수사권 부여 문제는 이견이 커서 뒤로 미루고, 피해자 생활 지원 위로금 지급, 심리 상담 지원, 유가족 특례 입학, 추모 사업 진행 등 보상 부분만 합의했다. 이 말을 듣고 유가족들은 자신들이 이때까지 요구해 왔던 것과 전혀 관계없는 내용만 논의했다고 분노했다. 국회의원들이 보상으로 진상을 덮으려 한다며 노숙과 단식 농성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걸 보면, '희생자 의사자 지정', '유가족 특례 입학'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농성 중인 유가족들을 지지하고 국회의원들을 규탄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 거꾸로 하고 있다.

'진실 규명'만이 진짜 치료

   
▲ 유가족들이 만든 특별법에는 진상조사소위원회의 상임위원이 독립된 검사의 권한을 가진다는 내용이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는 것이다. 유가족들과 대한변호사협회는, 이 두 권한을 가지지 않으면 철저한 진상 규명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유가족들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하는 건 사실이다. 유가족들이 제안한 4·16 특별법에는 3개 소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는데, 그중 진상조사위원회는 수사·기소할 수 있는 검사의 지위와 권한을 가진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발의한 안은, 위원회에 사법경찰의 권한을 부여해 수사권만 갖게 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내놓은 안은 위원회에 수사권이나 기소권을 주지 않았다. 그냥 조사만 할 수 있게 해 놨다. 이렇게 되면 위원회가 자료를 요구해도 '안 내면 그만'인 경우가 발생한다. 또 새누리당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립된 단체가 갖는 것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반대한다. 하지만 유가족과 시민들은 "전례 없는 대형 참사가 난 상황에서 무슨 전례를 따지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건 오직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 사회 구축이다. 이 중 진상 규명이 먼저다. 단원고 2학년 고 유 아무개 양의 어머니도 말했다. "사람들이 우리들에게 트라우마를 치료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진짜 우리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건 진실이 규명되는 것입니다." 국회에서 만난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도 말했다. "진실을 밝히는 게 최우선입니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무슨 사과나 보상을 받겠어요. 자식을 잃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돈이 아닙니다."

   
▲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거짓과 은폐가 아닌 빛과 진리인 줄 믿는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건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거짓과 은폐의 하나님이 아니라 빛과 진리의 하나님을 믿기 때문이다. 신학생들이 연행당하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거리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하지만 '요한'과 '에스더'는 있지도 않는 내용을 근거로 진실을 밝혀 달라는 유가족들에게 대못을 박고 있다. 이들이 믿는 하나님과 저들이 믿는 하나님은 정말 같은 하나님일까.

장문의 메시지를 읽은 후, 어머니께 유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어머니, 우리 이런 '괴문자' 하나로 유가족들의 눈물을 외면하지는 말아요." 그렇다. 뜬소문에 마음을 빼앗기기에는 "내 백성을 위로하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너무 준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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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 김한영 2014-07-22 08:00:00

    정상적인 사고력을 가진 세상사람들은
    유족들을 마음속으로 위로하며 구조적 패거리들의 불법비리를 얼마나 밝혀지나 지켜보고 있다

    -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
    성경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구원의 은혜와 함께 사랑과 지혜와 분별력을 가르쳐 준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자들이
    이웃의 아픔을 더 아프게 만든다

    슬픈 일이다
    마음아픈 일이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 하신 주님의 엄위한 말씀이 세상속에서 천하게 팽개쳐지고 있다

    세상과 더 멀어져가는 기독교
    세상의 장삼이사들 보다더 사랑이 없어져가는 교회 ... 왜 이렇게까지 변질되어 버렸을 까?
    주님의 아파하시는 눈물이 보이는 것 같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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