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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축제, 미국 교단은 지지, 한인 교회는 걱정
8월 열리는 성 소수자 운동선수 축제...미국 4개 교단이 파트너로 참여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4.07.02 22:04

6월 7일, 서울 신촌에서 성 소수자들의 문화 축제인 퀴어 퍼레이드가 열렸다. 28일 대구에서도 퀴어 문화 축제가 열렸다. 두 곳 모두 극우익 시민 단체와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들이 나와서 반대 집회와 기도회를 열었다. 축제가 충돌로 변한 것이다.

오는 8월, 미국에서 성 소수자 운동선수들의 축제가 열리는데, 이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게이 게임스 9(Gay Games 9)'이라는 이름의 이 축제는 올림픽 형식으로 4년마다 개최된다. LGBT(레즈비언·게이·바이·트렌스젠더의 앞 글자)의 인권 신장을 위해 기획되었다. <크리스천 포스트>(CP)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성공회·연합감리교단·연합그리스도교회·유니태리언교회 등이 행사에 파트너로 참여한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일부 교단이 성 소수자들의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내 한인 교회들은 이런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연합그리스도교회(United Church of Christ)는 1957년 미국에서 시작된 대표적인 진보 교단으로, 현재 약 5000개의 교회, 100만 명의 교인이 속해 있다. 특히 흑인 인권 신장 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현재도 성 소수자와 여성의 인권 운동 등 사회문제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이 속한 교단이기도 하다. 미국 주류 교단 중 동성 결혼을 인정하고,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를 성직자로 안수한 첫 교단이다. 

   
미국에서 최초로 흑인·여성·동성애자를 성직자로 안수한 대표적인 진보 교단인 연합그리스도교회(United Church of Christ). 이번에는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성 소수자 스포츠 축제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당신이 누구든, 인생의 어느 지점에 서 있든, 우리는 누구든지 환영합니다"라는 교단의 슬로건처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목회에도 힘을 쏟고 있다. (ucc.org 홈페이지 갈무리)

이번 '게이 게임스 9'을 지원함으로 연합그리스도교회는 또 다른 '최초'를 기록했다고 <CP>는 보도했다. "오랫동안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해 헌신해 온 우리 교단이 '게이 게임스 9'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완벽한 조화"라며, 교단 간부인 베넷 게스(Bennett Guess) 목사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단 본부가 있는 오하이오 주의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지역 교회 리더들은 LGBT 공동체를 위한 발기인으로 나선다.

최근 미국 교회에서는 성 소수자의 성직자 안수, 동성 결혼 등의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 참여하는 교단 외에 다른 교단들도 동성 결혼과 성 소수자 성직자 안수에 지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주 열린 미국 장로교(PCUSA) 총회에서는, 목사들이 동성 결혼을 주례할 수 있으며, 결혼의 주체를 '남'과 '여'가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미국 장로교가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를 목사로 안수한 것은 벌써 수년 전의 일이다.

미국 연합감리교단(UMC)은 얼마 전 내홍을 겪었다. 오글트리(Ogletree) 은퇴 목사가 아들의 동성 결혼에 주례를 선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교단 재판에 회부될 위기에 처했으나 소속 지역 감독이 옹호해 더 큰 문제로 비화되지는 않았다. 이 일로 교단 내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그룹과 지지하는 그룹이 각각 성명서를 발표하며 대립하기 시작했다. 현재 연합감리교단에는 동성 결혼에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두 그룹이 공존하고 있다. (관련 기사: 미국 연합감리교단, 동성 결혼 놓고 분열)

미국 기독교 단체들도 교단의 입장 변화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2013년, 인터내셔널엑소더스(International Exodus)라는 동성애자 치유 단체는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변화시키기 위해 37년간 진행한 엑스-게이(Ex-Gay) 운동을 그만둔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이웃을 존중하지 않는 세계관에 갇혀 있었다며 사과문을 발표함과 동시에 단체의 공식적인 해체를 선언했다.

이러한 미국 교단들의 움직임에 소속 한인 교회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연합감리교단에 속해 있는 한인 교회들은 교단의 동성 결혼 허용 움직임에 걱정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2013년 12월, 전 한인 총회장 4명(안명훈·이성철·김정호·이훈경)은 공동 명의로 "최근 교단 내 동성애 문제와 관련하여 일어나고 있는 몇 가지 불미스러운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자 합니다"라며 교회의 법을 지키고 본질적인 사명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교회의 분열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다른 대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입장을 밝혔다.

미국 장로교(PCUSA) 소속 한인 교회 목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2013년 한인 교회 총회의 윤리 선언을 통해 "동성애 행위와 동성 결혼을 인권과 정의의 이름으로 옹호하는 세태를 개탄한다. 동성애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과 동성 결혼을 정당화하는 일은 구별되어야 하며, 교회가 세속 법의 판단과 규정에 좌우되어 성경적 신앙 양심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미국 장로교단이 지난 6월 19일 총회에서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쪽으로 개정을 결의하자, 한인 교회들은 다시 한 번 이 윤리 선언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은 20개의 주에서 동성 결혼이 가능하다. 변화에 발맞추어 교회들은 성 소수자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된 교단 법을 변경하자는 움직임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에서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6월, 서울과 대구에서 두 차례 열린 '퀴어 문화 축제'에서 일부 목사들과 기독교 단체들은 혐오적인 발언을 함과 동시에 하나님의 능력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큰소리를 냈다. 죄로 가득한 삶에서 하루 속히 빠져나오라고 회개를 촉구했다. 

한국 교인들에게 동성애는 혐오 대상

6월 7일 서울 신촌에서 제15회 퀴어 문화 축제가 열렸다.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행사는 성 소수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당한 권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참여가 가능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대사관과 글로벌 기업 구글이 공식 참여하며 지지 의사를 처음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축제날 저녁, 예상대로라면 '퀴어 문화 축제 카퍼레이드'가 진행되어야 했지만, 퍼레이드 차량은 한자리에만 머물러 있었다. 앞을 가로막은 기독교 단체 '동성애회복모임 홀리라이프'와 보수 진영의 '어버이연합' 회원들 때문이었다. "동성애를 전염시키지 마라", "동성애는 사랑이 아니라 죄악", "죄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돌아와라"라는 말과 더불어 온갖 성행위를 강조한 단어들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통성기도를 했다.

6월 28일 대구에서도 퀴어 문화 축제가 개최되었다. 참여한 성 소수자들과 지지자들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일부 기독교인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 지역 기독교인들은 행사장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기도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기도회가 끝나고 카퍼레이드가 시작될 무렵, 성 소수자들을 향해 격렬한 반응을 보이며 길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기독교인들에게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의 해산 명령을 내리기까지 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퀴어 문화 주최 측과 대립했다.

한국교회는 이제껏 동성애에 거의 일관된 목소리를 내 왔다. 인용되는 성경 구절들은 한결같았다. 동성애는 더러운 죄악임을 강조하며 정상인 대 비정상인의 구도로만 인식했다.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홍재철 대표회장)는 차별금지법을 꾸준히 반대해 왔다. 법안 안에 포함된 성적 지향 조항 때문인데, 이들은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는 성 소수자들을 마음껏 비판할 수 없다는 이유로 매번 입법 저지를 시도했다. '십알단' 사건으로 잘 알려진 윤정훈 목사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광우병이 더 더러운 것이냐, 동성애가 더 더러운 것이냐", "한국은 한동안 동성애 청정국"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퀴어 축제에는 이런 보수 성향의 기독교 단체들이 전면에 나서 반대 집회를 했으나 모든 목사나 교회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교계 내에서도 새로운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퀴어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인(퀴어함께)'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교회 및 단체들이 이번 행사에 참여해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레인보우총신', '무지개감신' 등 신학교 내 성 소수자 지지회와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 민김종훈(자캐오) 성공회 신부가 시무하는 길찾는교회, 열린문메트로폴리탄교회,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하나님이 성 소수자들 또한 동등하게 사랑하신다는 믿음으로 인권 차별에 반대하며 축제에 함께했다. 퀴어함께는 특히 기독교 안에서도 동성애 관련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했다. 혐오 발언이 기독교 전체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했다. 이들은 축제에 참여한 성 소수자들과 예배하고 그들을 위한 축복 기도문을 함께 읽었다. (기도 전문 기사 하단 첨부).

한편, 대구에서 퀴어 문화 축제를 반대한 임요한 목사(예수재단 대표)는 <신문고뉴스>와의 통화에서 "불법 집회이며, 해산하라"고 한 경찰을 고소하겠다고 6월 30일 밝혔다. 임 목사의 주도하에 대구민주노총·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이 '대구 퀴어 문화 축제'에 반대하며 2·28기념공원에서 개최한 '예수 축제'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퀴어 퍼레이드 축복 기도문-

천지만물, 주님 보시기에 좋은 모든 것들에 깃들어 계신 우리들의 하나님.
이 좋은 날, 복된 자리에
우리를 불러 모아 축복의 통로로 사용하시니 감사하나이다.
이 시간 간절히 소원하오니,
교회에서 상처받고 쫓겨난 모든 이들과 성 소수자들이
그 모습 그대로 우리들의 새로운 식구가 되게 하시고,
주님의 입맞춤이 주는 힘으로 사랑의 관계를 되찾게 하소서.
주님의 이름을 악용한
모든 차별과 배제 그리고 혐오를 거절하며 두려워하지 않게 하시고,
차별에는 거룩하고 차가운 분노로,
배제에는 끈기 있는 연대로,
혐오에는 힘 있는 축복으로 끝내 승리하게 하소서.
주님께서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축복하시는 성 소수자,
이곳에 모인 모든 이들과 춤추며 웃고 떠드시는 우리들의 하나님.
우리가 모여 함께 울고 웃고
떠들썩하게 춤추며 즐거움을 나누는 이 자리를,
연약함으로 강하게 하시는 성부와
참사랑이신 성자와
우리들의 호흡이신 성령의 이름으로 축복하오니,
이 자리와 이곳에 모인 모든 이들의 삶에 사랑이 넘쳐 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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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 조규항 2014-07-06 12:13:58

    여기서 말하는 것은 미국을 맹신하지 말라는 것을 같습니다
    한국목사님들 설교에서 미국에 목사 역사 정치 경제인들 빼면 설교 거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젠 한국목사님들도 유럽 서유럽뿐만이 아니라 동유럽 지중해지역을 알아야 하는데 오직 미국밖에 모르는 한국목사들 미국을 빼면 설교 준비 거리가 없다 러시아만 제데로 알아도 설교가 엄청나게 많을 것입니다 미국을 벗어난 설교를 하면 이상하게 보는 한국목사님들   삭제

    • 조성현 2014-07-04 09:20:12

      미국 최대 교단인 남 침례교회에서는 동성애 문제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큰 문제로 보죠 절대 다수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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