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류 교단 중 하나인 연합감리교단(United Methodist Church)에서 최근 끊임없이 동성결혼에 대해 두 갈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독교 잡지 <크리스채니티 투데이>(CT)는 "동성결혼이 연합감리교단을 파괴하고 있는가?(Is Gay Marriage Destroying the United Methodist Church?)"라는 기사에서 동성 결혼에 대한 회원들의 입장 차이가 교단 내 분열을 야기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 바로 가기)

토마스 오글트리(Thomas Ogletree) 전 예일신학교 학장은, 2012년 아들의 동성 결혼에 주례를 서면서 미국 연한감리교단 교회법을 위반했다. <CT>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연회의 마틴 맥리(Martin Mclee) 감독은 "교단 재판에서는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 교단 재판은 서로의 대립을 야기하고, 우리 성소수자 형제·자매들에게 더 큰 피해를 가져다 줄 뿐이다"라며 토마스 오글트리 목사를 교회 재판에 회부하지 않을 것이라 발표했다. 대신 맥리 감독은, 동성애에 관해 더 깊은 대화와 논의를 하는 포럼을 제안했다

진보적인 성향의 목사들은 6월 6일, '연합감리교단을 위한 전진(A Way Forward for the United Methodist Church)'이란 제안서를 발표하며 맥리 감독과 의견을 같이했다. 이 제안서는 연합감리교단의 지역 교회들에게 동성 결혼을 인정할 수 있는 권한과, 지역 연회에 동성애자 성직자의 안수 권한을 부여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인 1만 8000명이 출석하는 캔자스 부활교회의 담임인 애덤 해밀턴(Adam Hamilton), 웨슬리신학교 총장인 데이빗 맥캘리스터-윌슨(David McAllister-Wilson) 등 교단 내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목사들과 수천 명의 지역 교회 리더들이 이 제안서에 지지를 표명했다. 

▲ 맥리 감독의 동성 결혼 지지는, 미국 연합감리교단 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를 지지하는 측은 '연합감리교단을 위한 전진'이라는 제안서를 발표하고 교단 목회자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현재 이 제안서에는 약 3000명의 목사가 서명했다 (awayforward.net 갈무리)

앞서 지난 4월, 교단 입법의회는 각 부서가 '배우자'라는 단어를 재정립하는 것을 허용했다. 남녀 사이의 배우자만이 아닌, 동성 결혼의 상대 또한 '배우자'라는 단어로 인정할 수 있게 됐다. <CT>는 이로써 입법의회가 동성애에 다소 엄격했던 규범을 완화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교단 내 최고 권위를 가진 치리서 <Book of Discipline>은 '결혼의 신성함은…남자와 여자 사이에서…'라고 명시한다. 지난 5월, 애즈베리신학교의 총장인 맥시 더넘(Maxie Dunnam)은 맥리 감독이 보여 준 행보에 반대하며 다른 79명의 목사들과 함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연합감리교단이 크게 4가지 부분에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다. △약속의 위기(많은 목사들이 치리서를 위반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조직 규율의 위기(치리서를 위반하는 것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다고 목사들이 믿는 것) △성경 권위의 위기(몇몇은 성경이 완전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반면, 다른 몇몇은 성경의 어떤 부분은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정확한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믿는 것) △제자 훈련의 위기(개인적·사회적인 거룩함을 어떻게 가르치고 이행할지에 대한 극단적인 차이가 있는 것)

기사에 따르면 더넘 총장은 "우리는 더 이상 (교단의) 분열이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분열은 이미 우리 가운데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교단이 이런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한, 연합감리교단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감리교 평신도들 사이에서 이 분열 논쟁은 사실, 관심 밖의 일인 듯하다. 연합감리교단이 의뢰하고, 6월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연합감리교단 신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제자도의 삶(39%), 청년 사역(27%), 개인의 영적 성장(24%) 순으로 이어졌다. 동성애 관련 이슈는 최하위(11%)를 차지했다. "그들은 동성 결혼 지지 의사에 상관없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화에 교회가 좀 더 긍정적이고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기를 바란다"고 여론조사를 담당한 코퍼레잇리서치(Corporate Research)의 사장 존 듀터먼(John Deuterman)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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