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와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위원장 허원배 목사) 성명서를 발표해 문창극 국무총리의 후보 지명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서 전문을 싣습니다. - 편집자 주

박근혜 정권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지명을 즉각 철회하십시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권은 인적 쇄신과 국가 개조를 통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국민들이 슬픔과 아픔 가운데 인적 쇄신에 대해 기대하였으나 박근혜 정권은 그 기대를 참담하게 저버렸습니다.

이 정권의 인사 시스템의 수준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국정을 책임지고 일할 총리를 지명한 것이 아니라 정권의 입맛에 맞는 자격도 되지 않는 사람을 후보로 지명하였습니다.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문창극 후보의 망언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게 된 것은 우리나라가 이조 시대부터 게을렀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일본의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고, "남북의 분단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문 후보의 발언은 식민 사관에 근거한 비뚤어진 역사 인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총리 후보자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람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 박근혜 정권 역시 이러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더욱이 교회에서 강연하는 중 역사에 대한 자신의 자의적인 해석을 하나님의 뜻으로 둔갑시켜 마치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게 하고, 남북을 분단시키신 분이 하나님이라고 왜곡하고 있는 것은 기독교 신앙으로 포장만 한 것이지 잘못된 기독교 신앙에 근거한 부적절한 주장이며, 하나님의 뜻을 마음대로 왜곡시키는 불경스러운 일입니다.

이렇게 잘못된 신앙의 이름으로 무장하여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일컫는 행위를 바라보며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세월호 참사 이후 일부 잘못된 자기 신념을 신앙으로 포장한 일부 목회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을 바라보며 잘못된 신앙관의 신념이 역사인식의 기초가 될 때 역사는 물론 신앙까지도 왜곡시킬 수 있음을 지켜보았습니다.

국정 운영을 책임져야 할 총리 후보 지명자의 이러한 발언은 우리 민족의 역사를 부인하는 것이며, 심각하게 왜곡하고 폄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총리가 된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큰 국가적 큰 재앙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문창극 후보자 개인의 발언이 아니라 그런 무자격자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박근혜 정권의 인사 시스템입니다. 제대로 된 검증의 절차 없이 비뚤어진 역사 인식을 가진 후보자를 지명함으로 정권의 하수인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본 위원회는 박근혜 정권에게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문창극 총리 후보 지명을 즉각 철회하십시오. 그리고 국민을 개조하려 하지 말고 먼저 박근혜 정권과 인사 시스템에 대한 개조를 즉각 시작하십시오.

정권의 눈높이에 맞추어 인적 쇄신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인적 쇄신을 하십시오. 이념과 사상을 뛰어 넘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참신한 인재를 등용하십시오.

본 위원회는 박근혜 정권의 인적 쇄신을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인적 쇄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박근혜 정권의 미래는 참담할 것입니다.

2014년 6월 1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허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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