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용재 감독회장)를 찾아,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5월 30일 감리회 본부 회의실에서 유가족 대표 6명과 전용재 감독회장 등 감리회 관계자들이 면담을 가졌다. 면담은 유가족들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은 "우리들의 힘만으로 진상 규명을 외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현재 진상 규명을 위한 1000만 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안산에 비해 서울은 관심이 낮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가 잊히는 것 같다면서 다시 한 번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한 유가족은 자식을 잃은 부모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원인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문제점을 확인하고 하나둘 고치면 결국 국민을 위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유가족 의견에 동의하면서 정부와 사회가 올바로 갈 수 있도록 종교적인 사명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된 목회자들의 발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유가족들은 "일부 목사님의 망언으로 유가족이 많은 상처를 받았다. 이러한 이야기는 믿지 않는 사람에게 기독교가 더 부정적으로 비칠 염려가 있다"고 했다. 교회 집사라고 밝힌 한 유족은 최근에 나오는 실언들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특히 김삼환 목사(명성교회)의 발언에 서운함이 크다면서 더 이상 그런 말들이 나오지 못하게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김삼환 목사는 5월 11일 설교에서 "하나님이 (세월호를) 공연히 이렇게 침몰시킨 게 아닙니다. 나라가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은 그래선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관련 기사 : 김삼환 목사, "세월호는 하나님이 침몰시킨 것") 전용재 감독회장은 김삼환 목사의 발언에 자신도 아쉬움이 있다면서 목회자들에게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했다.
이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감리회 관계자들의 면담은 1시간 동안 이어졌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유가족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회장은 감리회뿐만 아니라 5월 31일 열리는 교단장협의회에 참석해 유가족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한국교회가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