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5월 13일 오정현 목사의 재정 유용 의혹과 논문 표절부터 새 예배당 건축과 정관 개정 논란까지, 사랑의교회를 둘러싼 문제를 종합해 보도했다. 대부분 <뉴스앤조이>가 그동안 다뤘던 내용들이다.

▲ MBC PD수첩이 5월 13일 사랑의교회와 오정현 목사를 집중 보도했다. 재정 의혹과 논문 표절, 새 예배당 건축과 정관 개정 논란이 방송됐다. (PD수첩 갈무리)

처음은 오정현 목사가 교회 재정을 함부로 썼다는 의혹이었다. (관련 기사 : 입당 앞둔 사랑의교회 재정 의혹은 계속) PD수첩은 오 목사가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를 2년 반 동안 107일을 이용한 일과, 특별 새벽 기도 라이브 실황 CD 수익금 2억 3000만 원이 오 목사 개인이 관리하는 통장으로 입금된 일 등을 보도했다.

사랑의교회의 2012년 감사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모두 나온다. (관련 기사 : 사랑의교회 감사 보고서, 무슨 내용이길래?) 당시 감사위원들은 재정집사가 장부를 공개하지 않아 감사를 모두 진행할 수 없었고,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한정' 의견을 내놨다. PD수첩이 만난 회계 전문가는 "있을 수 있는 감사 의견 중 최악이다. '한정'은 '부적정'하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상장 기업이었으면 곧바로 상장 폐지될 일"이라고 말했다.

▲ 오정현 목사가 남가주사랑의교회를 담임했던 2002년, 감사 보고서에는 영수증과 당회 결의 없이 헌금이 지출된 경우가 많다고 나와 있다. 특히 2년째 회계장부에 적혀 있는 금액보다 은행 통장에 남아 있는 금액이 더 많다고 지적됐다. (PD수첩 갈무리)

재정 의혹은 오 목사가 남가주사랑의교회에 목회할 때도 있었다. 남가주사랑의교회 전 교인이 갱신위 교인에게, 2002년 남가주사랑의교회 감사 보고서를 보내 왔다. 이 감사 보고서에는 영수증과 당회 결의 없이 지출이 있었다는 기록과, 2년째 교회 회계장부에 나와 있는 금액보다 은행 통장의 잔고가 더 많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대해 회계 전문가는 "교회 계좌라고 하면서 돈을 받는데 회계장부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실질적으로 비자금이다.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남가주사랑의교회는 내부 감사 후 심각성을 인정하고 외부 감사를 맡겼다. 제작진은 당시 남가주사랑의교회 외부 감사에 관여한 관계자에게,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여러 면에서 담임목사의 권위에 무조건 순종하는 시스템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랑의교회 당회 도송준 총무장로는 "(오정현 목사가) 외국에 나가서 선교사에게 돈을 건넬 때 일일이 사인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전 감사위원장 백복수 장로는 "2012년 감사 보고서는 담임목사를 표적으로 한 일방적이고 왜곡된 보고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위원들은 사실에 대한 감사만 했다고 말했다.

▲ 남가주사랑의교회는 2002년 감사 보고의 심각성을 인정해 외부 감사를 맡겼다. 남가주사랑의교회 한 관계자는, 담임목사의 권위에 무조건 순종하는 시스템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PD수첩 갈무리)

PD수첩은 1998년 오정현 목사의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 신학 박사 학위 논문이 표절로 드러난 정황을 자세히 그렸다. (관련 기사 : "오정현 목사, 논문 표절 심각, 거짓말 반복") 한 교수의 글을 통해 소문이 퍼진 것부터, 당회 조사위원회가 표절을 밝혀내고, 오 목사가 처음에는 표절하지 않았다고 하다가, 나중에 사실이 드러나자 교인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한 것까지 모두 보도됐다.

이 부분에서는 오정현 목사의 '거짓말'이 부각됐다. 방송에는 조사위원장이었던 권영준 장로와 오 목사의 육성 대화가 나온다. 권 장로가 오 목사 앞에서 표절 사실을 밝히자, 오 목사는 맨 앞 다섯 페이지를 고친 논문을 권 장로에게 새로 건네며 수정된 논문이라고 했다. 권 장로가 이 다섯 페이지에 다섯 배 이상 되는 표절 부분을 찾았다고 하자, 오 목사는 "아이고 굉장하시네요. 어떻게 찾았습니까"라고 말한다.

▲ PD수첩에는 오정현 목사와 권영준 장로의 육성 대화가 나온다. 오 목사는 표절 사실을 인정하기 전까지 몇 번이나 자기가 스스로 논문을 썼다고 말했다. (PD수첩 갈무리)

PD수첩은 오 목사의 2005년 바이올라대학 탈봇신학대학원 목회학 박사 논문이 포체프스트룸 논문을 자기 표절한 사실도 방영했다. (관련 기사 : 오정현 목회학 박사 논문, 표절 더 심각) 이외에도 오 목사가 1988년도에 쓴 칼빈신학대학원 신학 석사 논문도 표절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보도했다. 현재 밝혀진 것만 해도 20% 가까이가 표절이라고 했다. 갱신위 한 관계자는 "1988년부터 2005년까지 근 20년 동안 오 목사는 논문을 쓸 때마다 표절했다"고 말했다.

오 목사의 논문 표절에 대해 묻는 제작진에게, 사랑의교회 주연종 부목사는 "우리 목사님 고등학교 때는 논문 안 썼나요? 중학교 때 한 숙제 중에 표절한 것은 못 잡아냈나요?"라고 되물으며 웃었다. 주 목사는 "석사 학위 논문은 연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전 일을 얘기한다면 도대체 어디까지 얘기할 것이냐며, 대한민국에서 논문 표절을 문제 삼는 사람은 99% '다른 의도가 있다'는 조사 보고서가 있다고 말했다.

▲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에 대해, 주연종 부목사는 30년 전 논문을 이제 와서 얘기한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PD수첩 갈무리)

'용팔이' 김용남 집사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지난해 6월 30일 사랑의교회 당회실에 불을 지르려 한 것과 지속적으로 갱신위 교인들을 방해한 내용이 나왔다. (관련 기사 : 용팔이, 사랑의교회 당회 찾아가 분신 협박) 제작진은 문서를 하나 입수했는데, 교회 측의 '소송단 회의록'이었다. 여기에는 김 집사에게 치료비와 위로금 명목으로 55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교회 측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문서는 의혹으로 남았다.

▲ 교회 측 '소송단 회의록'에는 김용남 집사에게 치료비와 위로금 명목으로 550만 원을 지원한다는 기록이 있다. 이외에도 '사이버대응팀 월 지원 105만 원', '고소자로 헌신 가능한 사람 추가 확보 필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PD수첩 갈무리)

사랑의교회는 지난 1월 공동의회에서 새 예배당 건축 누계액으로 총 3001억 원이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오 목사가 이전에 밝힌 금액보다 900억 원이 초과됐지만, 교회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사랑의교회 안수집사들이 소송을 걸어 교회가 건축 도급 계약서를 보여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교회 측은 계약서만 보여 주고 설계도면 등 첨부 문서는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건축 전문 변호사는 첨부 서류까지 하나로 묶어서 도급 계약서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건축 공사비 정산 업체 전문가는, 도면이 없이는 공사비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도송준 총무장로는 "건설 업체에서 (도면은) 자기 비밀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는 안전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을 짓는 데 들어간 돈은 당초 오정현 목사가 말했던 금액보다 900억 원가량이나 늘었다. 교회는 이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않았다. (PD수첩 갈무리)

PD수첩은 최근 논란이 일었던 사랑의교회의 정관 개정 시도도 다뤘다. (관련 기사 : '개악' 비난에도 사랑의교회는 정관 바꾼다) 사랑의교회가 내놓은 개정안 때문에, 담임목사와 당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교인의 권리는 제한하는 정관이 한국교회의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정관 개정은 현재 소강상태다.

방송이 나간 후 사랑의교회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돈 앞에서는 신앙도 없어지나요", "큰 교회 치고 제대로 된 교회가 없다"며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를 비판했다. 개중에는 "보도가 너무 오 목사 반대 측에 편향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교회 측은 5월 14일 즉각 홈페이지에 반박 영상을 게재했다. 교회 측은 영상에서, 사랑의교회와 한국 기독교계를 뒤흔든 대혼란은 권영준 장로가 오정현 목사에게 사임하라고 압박한 데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포체프스트룸대학이 오 목사의 논문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전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홍정길 이사장)이 오 목사의 사임을 권하는 등 성급한 행동을 했다고 나온다. 대학이 오 목사의 논문의 독창성을 인정했는데도, 이탈 교인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아 배후 세력이 의심된다고도 했다.

또 교회 측은 PD수첩의 내용이 왜곡되고 과장됐다고 말했다. 정해 놓은 의도와 방향에 따라 자료를 조합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또 제작진의 취재에 협조해 5시간가량 반론 인터뷰에 응했으나, 교회 측 입장이 나온 장면은 45분 중 3분에 불과했다며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교회 측은 MBC에 반론 및 정정 보도를 요청할 것이며, 허위로 제보한 사람과 방송에서 거짓 진술을 한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사랑의교회 내 갈등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교회 측이 갱신위 교인들을 고소하기 시작하면서 양측의 소송전이 시작됐다. 주일마다 갱신위 교인들은 강남 예배당에서 기도회를 열고, 나머지 교인들은 서초역 새 예배당에서 예배를 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갱신위 교인들이 서초역 새 예배당 앞에서 기도회를 하고, 오 목사 측 교인들은 교회 마당을 봉쇄한다. 벌써 반년이 지났다.

▲ MBC PD수첩 제996회 '법원으로 간 교인들, 사랑의교회에 무슨 일이'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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