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8일 강북제일교회에 용역을 동원한 폭력 사태가 발생한 후, 예장통합 김동엽 총회장이 5월 3일 유감을 표명하는 목회 서신을 발표했다. 황형택 목사 측은 6일 총회가 정말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소송을 취하하고 당회 측의 조인서 목사 청빙을 취소하라고 말했다. 당회 측은 7일 보도 자료를 배포해, 총회장의 의견에 동의하는 한편 사법을 통해 폭력 사태의 책임자를 가려내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4월 28일 새벽, 용역들의 폭력으로 아수라장이 된 후 강북제일교회는 여전히 황형택 목사 측과 당회 측의 입장 차로 시끄럽다. 양측 다 서로 먼저 폭력을 행사했고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관련 기사 : 용역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쥐어 터진 교인들) 지난 주일 황 목사 측은 강북제일교회 예배당에서, 당회 측은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예배를 진행했다.

여기에 교회가 소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가 한 마디를 얹었다. 김동엽 총회장이 5월 3일 목회 서신을 발표해, 4월 20일 황형택 목사 측이 예배당에 진입한 후 벌어진 일련에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김 총회장은 모든 폭력 행위를 중단하고 교회 건물에 남아 있는 폭력의 도구와 상징물들을 즉각 철거해 달라고 부탁했다. 황 목사 측이 예배당을 점거한 뒤 철조망을 두르고 문을 용접한 행동을 겨냥한 말이다.

또 김 총회장은 황 목사 측과 당회 측이 일단 평화적으로 예배당을 공유한 후 치유와 화해의 과정을 밟아 나가라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양측이 모두 참여하는 공동 기도회와 원탁의 대화를 주문했다.

당회 측은 7일 보도 자료를 배포해 총회장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이와 함께 당회 측과 황 목사 측 장로들이 합의한 내용이 지켜지기를 바랐다. 양측 장로들은 1층 본당을 황 목사 측이, 지하 1층 중강당을 당회 측이 사용하기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물리력을 행사해 서로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조인서 목사는 기본적으로 대화·타협·비폭력의 자세를 고수하지만, 이번에 일어난 폭력 사태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4월 28일 새벽에 일어난 일은 황형택 목사 측의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하는 잔인한 폭거'라고 비난했다. 조 목사는 사법 당국에 의뢰해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드러내고 책임자를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황형택 목사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황 목사 측 교인으로 구성된 평신도회는 6일, 김동엽 총회장의 목회 서신을 비판하며 강북제일교회에 총회가 개입하지 말라는 성명서를 내놨다. 평신도회는 김 총회장이 제안한 예배당 공유와 공동 기도회, 원탁 대화 등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어설픈 해결책으로는 사태를 호전시킬 수 없다며 "안이한 대안 제시와 대화 촉구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평신도회는 총회가 정말 강북제일교회 사태의 해결을 원한다면 대법원에 상고한 소송부터 취하하라고 했다. 총회 재판국은 2011년 12월 황 목사의 목사 안수와 위임목사 청빙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황 목사는 재판국의 판결을 무효화하는 소송을 사회법에 제기했고 1·2심 모두 승소했다. 총회가 상고해 현재 3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내려 세상 법정이 총회를 정죄하기 전에 총회가 스스로 내려놓으라고 종용했다. 이제라도 총회가 황 목사의 목사 안수와 위임목사직을 원상회복하는 것이 최소한의 권위를 되찾는 길이라고 했다.

황 목사 측은 당회 측의 조인서 목사 청빙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노회가 이를 취소해야 한다고도 했다. 어차피 대법원 판결에서 황 목사가 승소하면 노회가 승인한 위임목사는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도 했다. 평신도회는 황형택 목사가 강북제일교회 당회장이라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있었는데도 총회는 네 번이나 임시당회장을 파송했다고 분개했다.

이들은 "(교회가 분란을 겪는 동안) 총회장이 세 번이나 바뀌었는데 총회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다. 언제까지 폭탄 돌리기를 할 것이냐"며 총회를 질타했다. 이어 교회가 직접 사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뒤에서 조용히 기도만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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