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 비리 수사에 착수한 검찰의 칼날이 유병언(73) 전 ㈜세모 그룹 회장 일가를 향하고 있다. 세월호가 속한 청해진해운(김한식 대표)의 실소유주가 유 회장의 가족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병언,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유 씨의 통역비서 역할을 했던 정동섭 전 교수(침신대, 현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총재)와 긴급 인터뷰를 가졌다. 정 교수의 증언을 통해 구원파와 유병언의 관계, 그리고 숨겨진 유 씨의 실체를 벗겨 본다. -편집자 주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은 구원파 교주"

▲ 정동섭 교수 (사진 제공 <교회와신앙 >)

엄무환 :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하여 검찰이 본격적으로 유병언 일가에 대해 수사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정동섭 : 예, 맞습니다. 모든 이목이 유 씨에게 집중되는 것 같습니다.

엄무환 : 왜 유 씨에 대해서 언론이 이렇게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요.

정동섭 :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선장으로 알고 있지만, 그러나 실질적인 선주로 구원파 교주 유병언 회장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습니다.

엄무환 : 그래서 저희도 유병언 씨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 위해 교수님께 인터뷰를 요청하게 된 것입니다. 먼저 교수님과 구원파 유병언 씨와의 관계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정동섭 : 대학교 2학년인 1968년부터 1976년까지 8년 동안 유병언 씨의 통역비서 역할을 했습니다.

엄무환 : 유벙언 씨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려면 뿌리를 파고 들어가야 할 텐데요. 우선 유병언 씨가 세웠다는 구원파부터 살펴보죠.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정동섭 : 독자들이 대체로 알고 있는 것처럼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참고-기독교한국침례회는 정통 교단이다)는 1961년에 시작된 사이비 종교입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구원파가 한국에서 자생한 이단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딕욕이라는 미국인 자칭 선교사에 의해서 수입된 이단입니다. 딕욕이 1960년에 대구에서 성경 학교를 시작했는데, 그때 학교에서 배운 학생이 유병언, 박옥수, 김성준(브라질 선교사, 박옥수 계통) 등입니다. 이 딕욕의 사상을 받아서 한국에 뿌리를 내린 것이 구원파지요.

엄무환 : 그러니까 구원파의 시조가 딕욕이다, 이 말씀이군요. 딕욕은 어떤 사람입니까.

정동섭 : 딕욕이라는 사람은 트럭 운전사요 신학도 하지 않은 무식한 사람으로 교단 파송이 아닌 자칭 선교사로 한국에 왔어요. 홀트아동복지회 창설자가 홀트인데, 딕욕은 홀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딕욕의 사상은 '깨달으면 구원받는다'는 겁니다. 이 사상이 무서운 거예요. 홀트의 딸도 구원파이지요. 딕욕이 한국에 와서 길러낸 제자가 바로 유병언과 박옥수입니다.

엄무환 : 그렇군요. 그럼 구원파의 핵심 사상은 무엇입니까.

정동섭 : 구원파의 핵심 사상은 "정통 교회는 구원이 없다.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함으로 구원받는 게 아니다. 죄사함받은 것을 깨달음으로 구원받는다." 이겁니다. 딕욕의 사상을 그대로 물려받은 거죠. 이 사상은 2000년 전에 활동했던 영지주의, 도덕 폐기론, 반율법주의, 성화 무용론과 같은 이단적 사상이지요. 구원파는 죄사함을 깨달아 구원을 받으면 죄인이 의인이 된다고 가르칩니다. 깨달음이라는 행위로 구원을 받는 거죠. 구원의 확신을 가지면 그 확신이 구원을 준다고 믿어요. 그러니까 확신이 없으면 구원을 못 받은 겁니다. 확신을 준 다음엔 성도의 견인 교리를 믿습니다. 즉 확신을 받으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천국은 간다. 이게 성도의 견인입니다. 따라서 박옥수와 유병언의 특징은 반복적인 회개가 필요 없다는 겁니다. 깨달음으로 의인이 되었으니까요.

박옥수는 그것을 기쁜 소식이라 하여 '기쁜소식선교회'를 만들었고, 유병언은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세웠어요. 두 사람은 똑같이 구원파이지만 1960년대 초에 갈라섰습니다. 요인은 유병언은 국수주의자로서 '한국인에게만 복음을 전하자'는 것이고, 박옥수는 외국인에게도 전파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김성준을 브라질 선교사로 파송했지요. 그래서 갈라섰지만 둘 다 구원관은 같습니다.

▲ ㈜세모 전 회장이자 구원파 교주인 유병언 씨. (사진 제공 <교회와신앙>)

엄무환 : 구원파의 이 사상이 이번 사고와 분명히 어떤 연관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사상이 유병언 씨를 통해 구원파 신도들에게 주입되었을 것이고 유병언 씨 자신도 이 사상에 의해 행동했을 테니까요.

정동섭 : 아주 정확하게 지적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유병언의 실체를 알려면 먼저 구원파를 통해 나타난 열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말씀하셨잖습니까. 나무를 보고 열매를 아는 게 아니라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안다, 그리고 거짓 선지자를 삼가라고 하신 말씀 말입니다. '오대양 사건'으로 40명 가까운 사람이 죽은 열매, 한강 유람선 '세모 사건'으로 15명이 실종된 사건, 이번 '세월호 사고'로 300명 가까운 사람을 수장시킨 열매, 이런 열매들을 보면 구원파가 어떤 집단이며 유병언 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구원파는 한마디로 이단·사이비 종교요 사교 집단입니다. 그렇다면 구원파 교주인 유병언 씨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겠습니까.

엄무환 : 그렇네요. 지금 구원파를 이단·사이비 종교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정동섭 : 종교심리학적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이단·사이비 종교는 세 가지로 이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거짓 선생 또는 거짓 선지자라는 지도자가 있고 둘째, 그 지도자의 그릇된 성경 해석이 있으며 셋째, 그것을 따르는 무리들, 즉 추종자가 있다는 그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거짓 지도자의 잘못된 교리가 세 가지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입니다. 첫 번째 열매는 추종자들에게 거짓된 구원의 확신을 주는 것이고, 두 번째 열매는 가정을 파괴시키는 것이며, 세 번째 열매는 교회를 분열시키는 것입니다. 세계관은 반드시 삶의 열매로 나타나는데 신약성경 디도서 1장 11절에 보면 "이런 자들이 더러운 이득을 취하려고 마땅치 않은 것을 가르쳐 가정을 온통 엎드러 치는도다"라고 말씀하고 있어요. 그 말씀 그대로 열매가 나타나는 거죠. 마땅치 않은 그릇된 가르침과 교리, 그 교리 가운데엔 첫째, 우리만 구원받아서 들림받는다는 사상이 있어요. 그러니까 자연히 선민의식, 배타적인 구원관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죠. 둘째, 정통 교회와 다른 것으로 기도와 회개, 예배를 부정해요. 이게 아주 중요한 대목인데, 성경을 억지로 해석해서 마땅치 않은 거짓 교리를 가지고 교인들을 세뇌시키죠.

엄무환 : 구원파와 유병언 씨,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신과도 같은 관계인데, 조금 전에도 구원파의 핵심 교리에 대해 말씀해 주셨지만 어떻게 이 잘못된 교리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잃게 하는 무서운 열매를 맺게 한 것입니까.

정동섭 : 아주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구원파의 핵심 교리를 다시 정리하자면 '영혼이 구원받았으므로 몸으로 무슨 행동을 하든지 간에 그것은 구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영혼이 구원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이 교리에 의해 나타난 열매들이 앞에서 언급한 오대양 사건, 한강 유람선 사건, 그리고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등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결과들이 안 일어나는 게 오히려 비정상일 겁니다. 그러니 이게 얼마나 위험한 사상입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몸이 사기를 치고 살인을 해도 구원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죄를 이미 사함받았기 때문이라는 거지요. 그러니까 어떻게 되겠어요. 죄책감이 없지요. 이런 사상으로 물들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정교 유착을 해도 죄책감이 하나도 없어요. 탈세를 해도 죄가 아니고 인허가 비리, 뇌물을 주고 허가권을 따내어도 죄책감이 없고 횡령을 해도 죄책감이 없어요. 왜 그렇겠습니까. 자기들은 이미 구원받은 의인들이며 따라서 의인이 하는 거니까 죄책감이 있을 수 없는 거죠. 이 얼마나 무서운 사상입니까. 바로 이게 유병언의 진짜 모습입니다.

엄무환 : 그렇다면 유병언 씨와 같은 구원파 계열의 박옥수 씨도 그렇겠군요.

정동섭 : 그렇습니다. 박옥수도 회개 무용론을 믿는 사람이에요. 또별이라는 가짜 만병통치약을 항암제, 에이즈 치료제라고 속여서 판매를 해도 죄의식이 없어요. 왜냐하면 의인이 하는 거니까.

엄무환 : 교수님의 얘기를 듣다 보니 유병언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하네요.

정동섭 : 유병언이가 세상 법정에서 오대양 사건 이후에 '종교를 빙자한 상습 사기범'으로 4년을 복역하고 출소했습니다. 그러므로 유병언이가 누구냐. '종교를 빙자한 상습 사기범이다.'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에 유병언을 조사한 검찰이 뭐라고 했느냐 하면 조사하는데 이름 하나만 유병언이라고 대고 나머지는 모두 부인했다는 겁니다. '아닙니다. 모릅니다' 하면서 다 부인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당시 언론에서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보도했어요. 이게 유병언의 진짜 실체예요. 왜 이렇겠습니까. 구원파 핵심 사상의 영향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자기는 의인이라는 것, 그래서 무슨 잘못을 해도 죄책감도 없고 회개할 필요도 못 느끼게 하는 사상 말입니다.

▲ ㈜세모 전 회장이자 구원파 교주인 유병언 씨. (사진 제공 <교회와신앙>)

엄무환 : 사상이라는 게 정말 무섭군요. 그런데 유병언 씨가 사진 예술가라고 소개되고 있어요.

정동섭 : 맞습니다. 유병언 씨가 이런 잘못된 사상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적으론 재능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지만 첫째, 그림 솜씨가 뛰어나고요. 그래서 공간 지능이 발달된 사람이에요. 최근에는 '아해'라는 아호로 사진 예술가 활동을 했어요. 예술 감각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몇 가지 기술 특허권도 갖고 있습니다. 종이 비누를 발명했다고 하더군요. 2007년에는 독일에서 발명왕 상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버려진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 등 자선사업가로 부각하기 했습니다. 권투 프로모토로 행세하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유병언이가 고등학교 시절에 권투, 태권도 등을 했거든요.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생인 전경환 씨와 함께 운동을 했다고 해요. 호신술 유단자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유병언이 사기성이 있는 거짓 선지자라는 겁니다. 재능이 있는 것과 이단·사이비는 구별되어야겠지요.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면 뭐합니까. 인격이 사기성이 있는데 …. 이단을 8년 경험하고 나서 심리학을 연구하고 분석을 해 보니까 이 사람은 다른 이단 교주, 예를 들면 신천지의 이만희나 통일교의 문선명 교주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성격장애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엄무환 : 성격장애인이요?

정동섭 : 예 그렇습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유병언은 이상행동을 하는 성격장애인과 똑같은 특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특징을 살펴보면 첫 번째, 굉장히 자기중심적이라는 겁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이를 전문용어로 자기애성 성격장애라고 합니다. 딴 사람에겐 관심이 없어요. 딴 사람의 처지를 알려고 하지도 않아요. 한마디로 자기를 숭배의 대상으로 삼는 거죠. 두 번째,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인입니다. 양심이 마비되었다, 책임감이 없다는 겁니다. 이번 사건이 터졌는데도 나서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잖아요. 세 번째, 과대망상, 피해망상 증세가 있는 편집성 성격장애자입니다. 다른 사람의 동기를 의심하고 불신해요. 아마 지금 언론과 정부가 정통교회와 합력해서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무환 : 교수님께서 유병언 씨를 성격장애인이라고 판단하신 데에는 그만한 어떤 근거가 있을 것 같습니다만.

정동섭 : 그렇습니다. 제가 대학교 2학년인 1968년부터 1976년까지 유병언의 통역비서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유병언과 부딪히면서 겪은 경험을 근거로 말하는 겁니다. 세 가지 성격장애에 대해서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입증해 볼까요. 첫 번째 사례로, 독일에 파송된 한국인 간호사 중에서 구원파에 포교된 간호사들 40여명이 1976년경에 유병언 목사를 초청했습니다. 그 간호사들은 상당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번 돈 몇 천 마르크를 가불해서 헌금했어요. 유 목사가 오셨다고 용돈으로 쓰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유병언이가 이 돈을 일주일 만에 다 써 버렸습니다. 그것도 고가품을 구입하는 데 썼습니다. 그래서 유병언에 빠져 있는 간호사들이 시험에 들었어요. 저도 그러했고요. 하지만 하루가 지나서 간호사 대표가 말하기를 이것은 유 목사가 개인을 위해서 쓴 게 아니라 교회를 위해서 쓴 것이라고 하니까 해결 봤다고 하더라고요. 두 번째 사례로, 유병언 목사와 함께 스위스, 이태리를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명승지에 잠시 들러 사진을 찍을 때마다 유병언은 항상 자신만 찍게 했어요. 자신이 교주라는 거지요. 절대로 같이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 사례로, 유병언 목사를 현대판 사도 바울이라고 믿고 따랐는데 독일과 이스라엘에서 한국의 대표적 목사로 소개하여 독일기독인실업회와 이스라엘 감람산 유대인 교회에 강사로 세웠어요. 그런데 주어진 시간이 약 10분 정도밖에 안되었습니다. 극히 제한된 시간에 통역을 두 사람 세워 가지고 간증하고 강의를 하게 했는데 유병언 목사가 두서없이 횡설수설하다가 시간을 오버한 거예요. 그래서 강단에서 강제로 쫓겨났습니다. 두 번씩이나 말입니다. 국제적인 망신이지요. 사전에 시간을 지켜 달라고 했지만 안하무인으로 떠드니까 주최 측에서 그냥 밀어냈습니다. 다음 순서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유병언 목사가 쫓겨나서 사석에서 하는 말이 "한국인의 자존심이 있지 내가 독일 놈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겁니다. 지금도 그 말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제가 옆에서 듣기엔 '이건 정상이 아니다. 현대판 사도 바울이라고 믿고 따랐는데….' 유병언 목사가 한 말이 무슨 의미겠습니까. 나는 너무 중요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그 말 아니겠습니까. 제가 통역하다가 내려와서 '이상하다, 사도 바울이 왜 이런 모양일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거예요.

제일 충격적인 것은 귀국길에 홍콩에 밤 11시에 도착했을 때 적당한 모텔에서 자고 내일 도쿄를 거쳐서 한국에 가자고 하니까 유병언 목사가 하는 말, "내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북한 공작원이 나를 뒤쫓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최고급 호텔에서 안전하게 자고 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안전하게 제일 좋은 호텔에서 자고 왔습니다. 그 당시엔 의구심은 들었지만 잘 몰랐어요. 하지만 이건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어디 북한 공작원이 쫓겠습니까. 이런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 볼 때 유병언은 과대망상, 피해망상 증세가 있는 거짓 선지자가 분명합니다. 그런데 거짓 선지자의 특징을 보면 베드로후서에 나오는 "탐심을 인하여 너희의 이로 삼으니"라는 말씀처럼 경건을 돈벌이의 재료로 삼는다는 경우에 해당된다 하겠습니다. 즉 종교를 빙자해서 돈벌이를 한다는 겁니다. 이게 이단·사이비 집단 교주들의 공통적인 특징입니다.

엄무환 : 이번에 유병언 씨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는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유병언 씨의 실체를 더욱 분명하게 입증해 주는 계기가 될 것 같은데요.

정동섭 : 저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검찰 조사로 다 밝혀지겠지만 하나님의 자녀, 빛의 자녀라면 할 수 없는 거짓말, 뇌물, 탈세, 부도덕한 이런 비리를 통해서 재물을 축적했다고 이미 언론에서 보도했지 않습니까. 보도 내용을 보면서 제게 든 생각은 '기름과 진리는 반드시 수면 위로 뜬다'는 말처럼 드디어 구원파의 행태, 구원파의 사업 등 유병언을 둘러싼 진실이 이번 기회에 다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엄무환 :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유병언 씨의 손에서 빠져 나오게 되었습니까.

정동섭 : 예, 정말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습니다. 1976년 제가 영국 대사관 직원으로 근무할 때 한 달간 영국을 순회 방문하는 특혜가 주어졌어요. 그래서 런던, 웨일즈 스코틀랜드 세 군데를 순회했는데 그때 영국의 정통교회를 경험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와 구원파가 비교가 되면서 '내가 사이비 종교에 속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구원파는 기도를 안 해요. 그런데 거기선 기도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귀국한 후에 구원파 지도자들에게 기도와 예배, 교제의 필요성을 제안했지요. 그런데 그것이 교주의 가르침에 위배가 된 거죠. 그때부터 살해 위협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밤낮없이 전화로 협박을 하고 대사관에 찾아와서 협박하고….

회유도 했다가 협박도 했다가 나중에 확신을 굽히지 않으니까, 외국에서 본 것을 안 봤다고 할 순 없잖습니까. 그러니까 세 명의 구원파 지도자가 저를 서울 시내 모 다방으로 불러내어서 하는 말이 "순교할 각오 되어 있느냐. 죽여 버리겠다"고 하는 겁니다. 협박에 직면하니까 이러다가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살아남기 위해서 다방에서 뛰어나왔지요. 그것이 유병언의 손에서 빠져나오게 된 계기였습니다. 이게 팩트요 진실입니다. 그런데 구원파에선 엉뚱한 얘기를 지어내서 퍼뜨렸나봅니다. 야단을 쳤더니 나갔다고 말입니다. 전 순수하게 제가 본 그대로 말했어요. 제일 핵심적인 게 기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사업이 망한다, 그러니까 부도나는 것 막기 위해서 기도하자 그렇게 말했는데 살해위협을 받게 된 것이지요.

엄무환 : 교수님께선 구원파에서 나오신 이후에도 숱하게 살해 위협과 법적 소송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구원파가 어떤 집단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정동섭 : 그렇습니다. 구원파가 어떤 집단인지 유병언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게 한 짓만 봐도 충분히 알 수가 있을 겁니다. 구원파에서 나온 이후 유병언의 사주로 제게 한 짓을 보면 이건 완전히 사교 집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화로 살해 위협을 받은 것은 기본이구요, 자동차 테러도 여러 번 당했어요. 그리고 15번의 법적 싸움을 했구요. 물론 제가 다 이겼습니다. 미국에서 유학하고 귀국하여 어느 교회에선가 돌아가신 탁명환 소장님과 함께 이단 특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구원파가 이단이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유병언이가 저를 고소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전구치소에 14일간 구속된 적도 있어요. 그때 우리 침신대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서 데모를 하고 난리를 쳤지요. 대법원까지 6년간의 소송을 벌였는데 어떤 판결이 나왔는지 아세요. 이단 교주는 비판해도 괜찮다는 판결이 나왔어요. "이단 교주를 비판하는 것은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고 가정과 기존 교회를 이단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공공의 이익을 위해 비판하는 것이 확실함으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무죄를 선고한다."

이 판결은 한국교회 사상 최초의 판결일 겁니다. 상당히 중요한 판결인 거죠. 그리고 제가 책을 여러 권 썼어요. 그중에 하나가 <구원파를 왜 이단이라 하는가>라는 책인데 16쇄나 찍을 정도로 많이 보급됐습니다. 그 책에 보면 구원파가 어떤 집단인지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구원파에서 이 책이 팔리지 못하도록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어요. 그리고 저희 집을 가압류해서 하마터면 집이 날아갈 뻔 했지요. 사실 이런 인터뷰 기사가 나가면 유병언 쪽에서 저를 또 위협하려 들지도 몰라요.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제 주위 사람들에게 "내 신변에 무슨 사고가 일어난다면 그건 구원파 유병언 측에서 한 짓이라고 보면 맞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 정동섭 교수의 <구원파를 왜 이단이라 하는가>(죠이선교회), <부부 연합의 축복>(요단출판사)

엄무환 : 그렇게 목숨의 위협까지 받으시면서 또 숱한 소송을 벌이시면서까지 구원파 유병언 씨의 실체를 알리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동섭 : 제2의 정동섭이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죠. 그리고 지금도 구원파 유병언에 속아 평생 종노릇하는 구원파 신도들이 진실을 깨닫고 돌아오길 바래서죠. 특히 지금과 같은 경우 하나님께서 입을 열라 하시는 것 같은데 이럴 때 아무리 목숨의 위협을 받는다 할지라도 진실을 알려야 하고 입을 닫아선 안 되지 않겠습니까.

엄무환 : 그런데 한국교회 내 이단 옹호 세력들과 일부 교계 언론들이 이런 정 교수님에 대해 비판적 공격을 가함으로 교수님께서 구원파로 인한 고생 못지않게 마음고생을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정동섭 : 사실 구원파에 의한 공격보다 제 마음을 더 아프게 한 것이 바로 한국교회 내 이단 옹호 세력들에 의한 비판입니다. 제가 구원파에서 정통 교회로 돌아와 30년째 상담심리학자로서, 가정 사역자로서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는데, 이단 옹호 세력들이 구원파 교주 유병언 씨의 사주를 받아 저를 이단·사이비로 몰아붙이고, 한동대 외래교수를 사칭한다고 하고, 저는 지금도 한동대에서 가르치는 교수입니다, 저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인터넷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제 자신은 하나님께서 저를 알고 계신다는 믿음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만 독자들께서 제가 쓴 <구원파를 왜 이단이라 하는가>라는 책과 <부부 연합의 축복>이라는 책을 꼭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구원파의 실체와 성경적 부부관계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이단 옹호 세력들이 저에 대해 비판한 얘기들이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것과 아울러 제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엄무환 :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유병언 씨의 실체가 드러나고 각종 비리가 속속들이 파헤쳐질 것 같습니다. 이럴 때 교수님의 증언과 설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은데 어떤 면에선 하나님께서 이때를 위해 교수님을 준비하신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교수님의 그간의 고생을 많이 위로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정동섭 : 그러게요. 하나님께서 저를 써 주신다면 개인적으로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요. 그리고 한국교회 성도님들이 정동섭이가 누군지 올바로 이해해 주신다면 그것이 제게 가장 큰 위로가 되겠습니다.

엄무환 : 정말 그렇게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시지요.

정동섭 : 언론에서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유병언 일가의 탈세, 횡령, 인허가 비리, 불법 재산도피 등에 관한 의혹을 검찰에서 철저하게 파헤쳐 이번 기회에 유병언 일가가 불의하게 축적한 재산을 환수하여 피해자들 유족들에게 보상하는 데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이단·사이비 거짓 종교 지도자에게 세뇌당해 거짓된 구원의 확신 속에서 일생을 허비하고 있는 구원파 교인들이 이번 기회에 정신을 차리고 구원파에서 나와 온전한 신앙을 가지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엄무환 : 교수님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분들이 유병언 씨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동섭 : 그렇게 된다면 저로서도 큰 보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엄무환 / <교회와신앙> 기자·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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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소식선교회' 관련 반론]

본지는 지난 4월 24일 자 홈페이지 교계면 '청해진 해운 유병언 교주는 종교 빙자 상습 사기범' 제하 정동섭 교수 인터뷰에서 박옥수 목사는 세월호 침몰에 연루된 기독교복음침례회 유병언 전 세모 그룹 회장과 뿌리가 같은 구원파로 죄의식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박옥수 목사와 기쁜소식선교회는 "우리는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나 유병언 전 회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오대양 사건도 기쁜소식선교회와는 무관한 사건"이라고 밝혀 왔습니다. 위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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