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사고로 검찰의 수사망에 오른 유병언 전 세모 그룹 회장은 목사이기도 하다. 1981년부터 '구원파'로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소속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구원파는 기존의 정통 교회에는 구원이 없다는 전제 아래 구원받은 사람은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가르친다. 예장통합, 예장합동, 기성 등 주요 교단은 구원파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유 씨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오대양 집단 자살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쳐)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한창이다. 주요 방송과 신문은 유병언 전 세모 그룹 회장과 가족, 계열사 관련 기사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세월호의 선박 회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소유주를 유 씨와 그의 일가족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청해진해운의 대주주는 (주)천해지다. 천해지는 아이원아이홀딩스의 13개 계열사 중 하나인데, 유 씨의 두 아들은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대주주이다.

유 씨는 전 세모 그룹 회장으로 언론에 보도되지만, 목사이기도 하다. 1981년부터 '구원파'로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소속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구원파는 기존의 정통 교회에는 구원이 없다고 보고, 구원받은 사람은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가르친다. 깨닫는 순간 의인이 됐다면서 회개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이다. 예장통합과 예장고신, 기성 등 주요 교단은 일찍이 구원파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예장합동도 지난 2008년 이단으로 규정했다. 현재 구원파는 유병언·박옥수·이요한을 중심으로 세 분파로 나뉜 상태다.

초기 구원파에 몸담았던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정동섭 총재는 지난해 <교회와신앙>에 '유병언·이요한·박옥수 구원파는 왜 이단인가?'라는 글을 기고하고 구원파를 조명했다. 정 총재가 쓴 글에 따르면 유 씨는 극동방송(김장환 이사장)에서도 일했다. 미국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부국장에 임명된 그는 자신의 장인어른인 고 권신찬 목사를 1969년 방송부장으로 임명했다. 예장통합 소속이었던 권 목사는 구원파의 뿌리로 알려져 있다. 권 목사는 약 5년 동안 아침 프로그램에서 예배·헌금, 장로·집사 제도 등의 율법을 지키려는 행위 자체를 '종교'로 규정하고, 종교에서 해방되는 게 구원이라고 설교했다. 주요 교단은 권 목사의 이단 사상에 항의했고, 1974년 유 씨와 권 목사를 포함해 직원 12명은 극동방송에서 쫓겨난다. 이 가운데에는 정 총재도 포함돼 있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유 씨 일가와 관계자가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산 가치는 2400억에 달한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등 해외에도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자연스럽게 재산 형성 과정에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정동섭 총재는 유 씨가 교인의 헌금과 노동 착취로 자금을 끌어모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 총재는 4월 22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유 씨가 부도 회사를 인수해 사업가로 변신했다고 했다. 교인들이 낸 헌금으로 주식을 샀다고도 했다. 이후 유 씨는 완구 사업을 시작으로 컴퓨터, 조선, 유람선 사업 등을 하며 세를 확장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에는 무역의 날 행사에서 상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는 사업과 신앙을 결부하기도 했다. <현대종교> 보도 자료에 따르면 유 씨는 "기업이 곧 교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사업을 펼쳤다. 신앙과 사업을 연계하면서 헌금을 사업 자금으로 활용했다. 이 일로 이요한계와 마찰을 겪으며 분열하기도 했다. 자금이 모자랄 경우엔 헌금과 사채로 충당했다. 유 씨는 교인들에게 11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상습 사기 혐의로 1992년 징역 4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1987년 세상을 들썩이게 한 '오대양' 사건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오대양 사건은 교주 박순자 씨 등 32명이 170억 원의 사채를 갚지 못하고 집단으로 자살한 사건을 말한다. 검찰은 사채 동원에 유 씨가 관계된 것으로 보고 수사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세월호 선주 비리 의혹과 관련해 4월 23일 유 씨 일가를 비롯해 기독교복음침례회 총회 등 10곳을 압수 수색했다. 국세청도 유 씨 일가의 해외 재산 도피와 역외 탈세 의혹에 혐의를 잡고, 아이원아이홀딩스 등 4개 회사를 4월 22일 압수 수색했다. 

['기쁜소식선교회' 관련 반론]

본지는 지난 4월 23일 자 홈페이지 교계면 '세월호 침몰로 떠오른 구원파 유병언 일가' 제하의 기사에서 "유 씨는 전 세모 그룹 회장으로 언론에 보도되지만, 목사이기도 하다. 1981년부터 '구원파'로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소속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구원파에 박옥수 목사도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인 박옥수 목사와 기쁜소식선교회 측은 "기쁜소식선교회는 구원파가 아니며,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나 유병언 측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일부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했지만 단 한 번의 해명의 기회도 없이 이단으로 규정되었습니다"라고 밝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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